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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연극이 살아남는 법

정책기자 이주영 2020.09.15

연극은 비대면이 될 수 없는데,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고민을 토로하던 한 연출가. 그는 매일 불안한 마음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습니다. “상반기 소득이 거의 없다. 하반기 공연도 준비 중이지만 불안불안하다. 과연 코로나 사태는 멈출 것인가?”

특히 올해 2020년은 ‘연극의 해’이기도 합니다. 보통 때라면 온오프라인에서 홍보가 이어졌겠지만, 상반기를 넘어 벌써 9월이 되었습니다. 유튜브의 한 강연자는 “연극을 보러 가기 위해서는 그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갈 수 있을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변화하는 시대, 연극은 과연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소극장 14개와 공연예술단체가 모여 있는 대구시 대명동 대명공연거리
소극장 14개와 공연예술단체가 모여 있는 대구시 대명동 대명공연거리.


저는 ‘연극의 해’를 맞아 대구 대명동 소극장이 모여 있는 대명공연거리의 연극을 한 편 보러가기로 합니다. 연극 기자단을 한 적이 있어서 평상시에도 연극인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조금은 알고 있었습니다. 

공연을 한 편 끝내고 나면 빚이 더 늘어나는 일도 있고,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 매번 지원금보다 더 많은 예산을 쏟아 부어 적자가 늘어나는 극단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연극을 떠나지 못하고 평생을 이어온 이 분들이야말로 진짜 예술인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 정신이 없으면 연극을 평생 업으로 하며 살 수가 없는 것입니다.

(제17회 호러와 함께하는 2020 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가 8월부터 10월까지 공연 중이다.
2020 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가 8월부터 10월까지 열리고 있다.


대구에서는 매년 국제호러페스티벌이 열렸으나 올해는 ‘힐링공연예술제’로 바꾸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명공연거리 소극장에서 공연작들을 올리고 있고, 8월부터 10월말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소극장길’에서 하는 연극 ‘혜영에게’가 지난 9월 11일 개막했습니다. 이날은 지난 8월 23일부터 문을 닫았던 대구시 전시관과 박물관이 20일 만에 다시 문을 연 날이기도 합니다. 공연계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문을 닫았다 열었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소극장 입장 전 체온을 재고 설문을 작성하는 관객들
소극장 입장 전 체온을 재고 방명록을 작성하는 관객들.

 

예약 관객들은 입장 시 발열체크, 방명록 작성뿐 아니라, 상세 질문지까지 기록해야 해서 입장 시간은 전보다 더 많이 걸렸습니다. 좌석은 거리두기로 평소의 30퍼센트 정도밖에 판매하지 않았습니다. 

소극장 공연장의 경우 극장마다 24~40명 정도밖에 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소극장은 대기실이 좁기에 입장 시간을 전보다 빨리 해서 거리두기를 실천했습니다.  

거리두기로 놓인 소극장의 좌석들
거리두기로 놓인 소극장의 좌석들.

  

맨 앞좌석과 맨 뒷좌석을 비우고, 한 칸씩 지그재그로 띄어앉기를 했습니다. 다닥다닥 붙어있던 의자도 한 칸씩 띄웠습니다. 의자에는 거리두기 스티커가 붙어 있었고, 좌석도 번호대로 앉아야 합니다. 소극장은 예전엔 자유석이었습니다. 

연극은 관객과 소통하면서 하는 참여연극이 많은데 이번에는 팻말의 문자를 이용하거나 잠시 객석으로 들어올 땐 배우도 마스크를 꼈습니다. 배우들과의 포토타임도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본 연극은 많은 준비를 했다는 게 느껴질 정도로 좋았습니다. 

앞좌석 전체를 비우고 배우와 관객과의 거리두기를 했던 <혜영에게> 연극 공연
앞좌석 전체를 비우고 배우와 관객과의 거리두기를 했던 ‘혜영에게’ 공연.

  

동화같은 한 편의 연극을 보았고, 관객은 첫날 가득 찼습니다. 둘째 날부터는 예약이 없다면서도 ‘소극장길’ 이동수 대표는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너무 관객들이 많이 와도 안되기 때문에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이랍니다. 그의 카카오톡 프로필 문구는 ‘지친다’였습니다.

대명공연거리의 또 다른 소극장 ‘예전아트홀’로 가봤습니다. 이미정 극단 예전 대표에게 올해 연극 공연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여쭤봤습니다. 연극은 공연되는 1주일, 2주일이 전부가 아니라고 합니다. 그 공연을 올리기 위해서는 한두 달 이상을 연습해야 합니다. 

샤막을 치고 공연한 2020년 8월 힐링공연예술제 작품, 극단 예전의 <극장괴담4>. 이난희, 이미정 배우. 사진 극단 예전제공
샤막을 치고 공연한 힐링공연예술제 작품 속 극단 예전의 ‘극장괴담4’ 이난희, 이미정 배우.(사진=극단 예전 제공)

   

이번 힐링공연제에서는 작품 선정부터 배우들의 동선이 겹치지 않게 옴니버스식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각 배우들이 한 명씩 연기하고, 마지막 무대는 영상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배우들에게 미리 대본을 나눠주고 개인 연습 시간을 늘였습니다. 현장에서 만나 연습할 때는 사적 대화를 하지 않도록 주의했다고 합니다. 누구 하나 문제가 생기면 연극을 무대에 올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극단 예전은 이번 8월 공연에서 샤막을 치는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무대와 관객 사이의 비말을 막기 위해 얇은 천을 친 것입니다. 샤막스크린이라고도 하는 이 작업은 낯설기도 하고, 잘 보일까 궁금하기도 했는데 시야를 많이 가리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연극도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행복북구문화재단 유튜브 생방송 캡처, <돌아와요, 미자씨>의 권성윤 배우.
행복북구문화재단 유튜브 생방송 공연 ‘돌아와요, 미자씨’의 권성윤 배우.


9월 12일 토요일에는 대구시 북구 어울아트센터 오봉홀에서 공연하고, 유튜브 생방송으로 진행된 ‘돌아와요, 미자씨’라는 연극을 보았습니다. 녹화 영상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연극을 보면서 채팅창에서 댓글도 달 수 있었습니다.

아직 시작 단계의 실험극이라 1회에서는 소리가 작다든지 하는 기술적 결함이 있었지만 2회 공연에서는 소리 문제가 잘 해결되었습니다. 현장에서는 거리두기로 관객을 많이 들이지 못하지만, 유튜브에서는 140명 이상이 관람했습니다. 

실제 연기를 했던 권성윤 배우와 전화 인터뷰를 해봤습니다. "연극은 관객의 힘인데 아무도 없는 객석 앞에서 연기하는 게 힘들었고, 관객참여형 연극이었는데 소통하지 못해 좀 아쉬웠습니다. 마이크가 느슨해지거나 해서 소리 전달이 약했던 것도 첫 무대에서는 알 수가 없었구요." 

아무래도 마이크를 끼고 하는 연극은 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현장성을 중요시하는 연극은 녹화 영상보다는 실시간 공연이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복북구문화재단 유튜브에서 공연은 계속 이어집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주영 aesop7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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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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