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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속도 5030, 생명 지켜주는 속도

정책기자 김혜인 2020.11.23

운전면허학원에서 처음 운전대를 잡았을 때, 시속 20km를 달리는 차 안에서 너무 빠르다며 학원 강사에게 소리를 질렀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는 소리지만 그 때에 나는 시속 20km 차가 KTX 같았다. 그랬던 내가, 시속 60km도 느리다고 불평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은 SK텔레콤 T맵과 함께 11월 30일까지 ‘안전속도 5030’ 캠페인을 실시한다. 교통사고 발생 시 보행자의 부상이나 사망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반도로는 시속 50km, 주택가 도로는 시속 30km로 속도를 제한하는 정책으로 작년 4월에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이제 내년 4월 17일부터 전국 도시지역 내 일반도로의 제한속도가 기존 60km에서 50km로 낮춰진다. 

지난 2017년, 우리나라는 OECD 35개국 중 네번째로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높았다.
지난 2017년, 우리나라는 OECD 35개국 중 네 번째로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높았다.(출처=도로교통공단 ‘2019년판 OECD 회원국 교통사고 비교)


이렇게 관계부처들이 ‘안전속도 5030’ 정책을 시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017년, OECD 회원국 35개국의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발표됐다. 35개국 중 우리나라는 미국, 칠레, 터키에 이어 네 번째로 사망자수가 높았다. 2010년 11.3명, 2015년 9.1명에 비해 낮아진 수치지만 OECD 회원국의 평균인 5.1명보다 약 1.6배 많은 8.1명을 기록해 우리에게 적잖은 충격을 줬다. 

이렇다 보니 2009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는 시속 50km를 권장했고 2016년엔 OECD에서 제한속도를 시속 50km로 줄이라는 권고가 나왔다. 이에 정부는 안전속도에 관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2016년 하반기부터 관련 연구를 준비했다. 

제한속도 하향에 따른 다른 나라 사고 변화 사례(출처=안전속도 5030백서)
제한속도 하향에 따른 다른 나라 사고 변화 사례.(출처=안전속도 5030백서)


먼저 제한속도를 시속 10km 낮췄을 때 나타나는 효과에 대해 다른 나라의 사례를 조사했다. 1990년 덴마크가 시속 60km를 50km로 낮추자 사망사고가 24% 감소했고 부상사고는 9% 감소했다. 1994년 독일도 시속 60km를 50km로 낮추자 교통사고가 20%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주의 경우, 정책을 시작하기 전인 1997년 10월 일부 지역에서 먼저 제한속도를 시속 50km로 낮추고 기존 시속 60km를 유지한 구간과 교통사고 발생률을 비교했는데 아주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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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50km VS 60km 교통사고 발생률 비교.(출처=안전속도 5030백서)


유사한 도로의 환경과 조건을 가진 두 개의 도로 중 시속 50km로 줄인 도로의 총 사고율이 23%로 줄었고 경미한 사고, 보행자 사고, 자전거 사고 등 모든 항목의 사고율이 적게는 19%에서 많게는 46%까지 감소했다. 

이런 다른 나라 사례에 힘입어 우리나라도 2018년 6월 27일부터 종로(세종대로 사거리~흥인지문 교차로) 구간을 ‘안전속도 5030’ 시범지역으로 지정해 감축 효과를 살펴봤다. 

종로구 교통사고 분석 결과(출처=2019년 도시지역도로 안전속도 5030확산 Help Desk 운영성과)
종로구 교통사고 분석 결과.(출처=[2019년] 도시지역도로 안전속도 5030 확산 헬프 데스크 운영성과)


분석 결과, 2017년에 비해 2018년 교통사고율이 15.8% 줄었고 교통사고 부상자수도 22.7% 감소한 것으로 나와 ‘안전속도 5030’으로 교통사고 감소에 대한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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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속도 5030 시행 전/후 평균 주행속도 변화.(출처=안전속도5030백서)


속도가 줄어들면서 도로가 혼잡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오전 8시와 11시의 경우, 평균 주행속도가 각 1.4km/h,  0.63km/h 정도로만 차이가 나 교통 정체에 거의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교통량이 많은 오후 2시와 6시엔 평균 주행속도가 소폭 증가해 교통 정체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4월 17일부턴 전국의 일반도로는 시속 50km, 주택가 등 이면 도로는 시속 30km 로 제한된다.
내년 4월 17일부턴 전국의 일반도로는 시속 50km, 주택가 등 이면도로는 시속 30km 로 제한된다.


차 속도 10km 차이가 무척 크다는 걸 최근에 체감하기도 했다. 우리 동네도 ‘안전속도 5030’ 캠페인 시범지역이라 평소보다 속도를 줄여서 운행하고 있었다. 순간 보행자가 뛰어나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확실히 50km일 때와 60km일 때의 제동거리에 차이가 있었다. 다행히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다시 한 번 제한속도를 잊지 말아야겠다는 걸 느꼈다. 

어린이보호구역 뿐만이 아니라 주택가나 골목길 등 전국의 이면도로는 시속30km로 제한된다.
어린이보호구역뿐만 아니라 주택가나 골목길 등 전국의 이면도로는 시속30km로 제한된다.


이번 캠페인 기간 동안 T맵에 가입된 운전자들 중 제한속도 준수율이 높은 상위 1000명에게 주유권 3만 원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참에 안전 속도감도 몸으로 익히면서 주유권도 받아 가면 좋지 않을까? 

위반 딱지 때문에 안전속도를 지키는 게 아니라 나와 내 가족의 안전을 위해 꼭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일반도로 50km, 주택가 도로 30km.        



김혜인
정책기자단|김혜인
kimhi10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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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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