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설날이 되면 우리 가족은 서울로 올라간다. 국가유공자이신 할아버지가 안치되어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에 가기 위해서다. 작년에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탓에 찾아뵙지 못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올 설날 역시 할아버지를 뵐 수 없다.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설날을 앞두고 우리 가족은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했다. “어떻게든 올 설에는 찾아뵈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시는 아버지와 어머니, “너무 위험하니 마음으로만 참배를 드려야 한다”고 설득하는 언니와 나로 나뉘어 설왕설래했다. 회의의 결론은 ‘못 간다’였다. 서로 톡을 날리던 도중에 날아든 한 통의 안전안내문자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설 연휴 기간(2월 11~14일, 4일간) 전국 국립묘지 운영을 중지하고 온라인 참배 서비스로 대체 운영합니다.’
설 연휴 기간 국립묘지 참배 중단을 알리는 안전안내문자. |
국가보훈처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설 연휴 기간 국립묘지 시설 운영을 중단하고 비대면 참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지난 2월 1일 발표했다. 국립서울·대전현충원, 영천·임실·이천·산청·괴산호국원, 민주묘지(3·15, 4·19, 5·18), 대구 신암선열공원 등 11곳이다. 설 연휴 기간 해당 국립묘지의 출입이 통제되고 제례실, 참배객 대기실, 휴게실, 식당 등 실내 편의시설과 순환버스 운행도 중단된다.
설 연휴 기간 참배 중단을 알리는 현충원 누리집 공고문. |
설 연휴 기간에는 국립묘지 방문이 금지되지만, 기간 전후로는 삼우제, 49재, 기일자 등 필요한 경우 사전예약제 참배가 가능하다. 실내 납골당인 ‘충혼당’은 10일까지 국립서울현충원 누리집(www.snmb.mil.kr)에서 사전예약할 수 있다.
설 연휴 전후로 사전예약이 가능한 충혼당(납골당). |
대신 ‘온라인 참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국립묘지 의전단이 헌화와 참배하는 사진을 찍어 전송해 주는 ‘헌화·참배 사진 전송 서비스’는 2월 1~10일까지 전화로 신청한 유족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우리 가족은 ‘사이버 추모관’을 이용했다. 사이버 추모관에서는 헌화와 분향, 차례상과 추모글을 남길 수 있었다. ‘할아버지, 올 가을에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안전해지면 꼭 찾아뵐게요!’ 비록 온라인 참배이지만 그래도 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릴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할아버지를 다시 만나뵐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현충원 누리집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참배 서비스. |
한편, 국립서울현충원은 설 연휴를 제외한 2월 26일까지는 실외 묘역을 개방하고 실내 충혼당과 위패봉안관 출입의 경우, 1일 최대 수용 인원의 30%인 2700명 이내로 인원을 제한하며 한 가족 당 4명까지 방문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혜수 kimhyesu042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