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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샌드박스 2년차, 내 삶이 달라졌다!

정책기자 박하나 2021.02.22

점심시간 짬을 내서 은행에 오랜 시간 대기하다 막상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지 않아 당황했던 경험이 여러 번 있었다. 급하게 편의점에서 주류를 살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제는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신분 확인이 가능해져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지난해 7월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로 이동통신 3사가 만든 PASS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가 운영되면서부터다.

이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외출이 힘든 지난해에는 앱 하나로 여러 은행의 대출 조건을 손쉽게 비교할 수 있어 발품 파는 일도 덜었다. 또한 모바일 전자고지를 통해 지방세와 과태료도 잊지 않고 챙길 수 있었다. 이 모든 일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가능한 일들이었다.

모바일운전면허 확인 서비스
강남운전면허시험장에서 모델들이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전국 27개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실물 신분증 없이 서비스 화면을 제시하면 면허증 재발급과 국제운전면허증 발급시 실물 신분증 없이 민원 처리가 가능하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규제 샌드박스 2년차를 맞아 그동안 우리 삶이 어떻게 편리하게 변화됐는지 주요 실증사례들과 성과를 살펴봤다. 규제 샌드박스는 아이들이 모래 놀이터(sandbox)에서 자유롭게 실험을 하듯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이 기존의 규제에 막혀 불가능했던 신기술을 활용한 사업의 실증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이다. 기업이 해당 사업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면 정부는 기존 규제 법령을 개정해 낡은 규제를 없애고 정식 허가를 부여한다.

외국의 규제 샌드박스는 ‘실증특례’ 방식으로 주로 금융 분야 중심으로만 운영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기업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즉시 시장에 출시할 수 있는 ‘임시허가’, 규제 유무를 부처가 확인하는 ‘신속확인’도 추가해 운영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2019년 1월 도입한 규제 샌드박스는 정보통신융합, 산업융합, 혁신금융, 규제자유특구 4개 분야로 시작해 스마트도시, 연구개발특구까지 적용 분야를 확대했다. 지난 2년간 410건의 실증특례와 임시허가가 승인됐으며, 도심 지역의 수소충전소 설치를 비롯해 도심 공유숙박 허용, 택시 동승 중개 서비스 등으로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했다. 분야별로는 금융혁신 분야가 137건으로 가장 많았고 산업융합 분야 102건, ICT융합 분야 90건, 규제자유특구 65건, 스마트도시 16건이다.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상담 서비스를 통해 진료받고 있는 모습. (사진=국무조정실 사례집)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상담 서비스를 통해 진료받고 있는 모습.(사진=국무조정실 사례집)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는 32개 기관에서 179종, 3200만 건(공인전자문서센터 기준)의 우편 고지서를 모바일로 대체 발송해 95.5억 원 규모의 우편 비용을 절감하는 데 기여했다.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는 코로나19로 외출이 힘든 상황에서 빛을 발한 정책 중 하나다.

서울에 사는 김 모(60대) 씨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신청 안내문을 문자 메시지로 받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어 편리했다”며 “앞으로 정부의 다양한 정책을 모바일 통지로 받게 된다면 대국민 소통 활성화 측면에서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으로 인해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해외에 체류 중인 한국인들은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웠다. 정부는 재외국민의 의료 접근성 제고와 코로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에 대해 2년간의 임시허가를 승인했다. 2020년 9월 서비스가 개시된 후 세계 어디서든 온라인 플랫폼으로 비대면 의료 서비스를 받게 됐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이용한 해외 근로자 이 모 씨는 “외국인 신분으로 해외 현지 병원에 가려면 언어와 교통 문제로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래서 몸이 아프면 불안함이 컸지만 한국 의료진과 소통할 수 있어 우선 심리적으로 많이 안정됐다. 의료진의 친절하고 세심한 진료로 건강 문제와 관련한 궁금증도 해소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만도에서 개발한 순찰 로봇이 ICT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승인을 받으면서 배곧생명공원 운행할 수 있게 됐다. (사진=국무조정실 사례집)
㈜만도에서 개발한 순찰 로봇이 ICT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승인을 받으면서 배곧생명공원을 운행할 수 있게 됐다.(사진=국무조정실 사례집)


혁신금융 분야 중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꼽히는 On-Off 해외여행보험은 금융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한 이후 최초로 출시한 혁신금융 서비스다.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가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만 가입하면 필요할 때마다 신속하게 스위치를 켜고 끄듯이 보험을 개시하고 종료할 수 있는 보험이다. 

On-Off 해외여행보험을 이용한 박 모(20대) 씨는 “여행 기간만 다를 뿐 동일한 내용으로 가입하는데 왜 매번 복잡한 절차를 반복해야 할까 생각했었는데, On-Off 해외여행보험은 고객의 마음을 헤아린 것처럼 한 번만 가입하면 언제든 쉽게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규제 샌드박스 실증을 통한 사업화 가능성이 입증되는 사례가 나오면서 기업의 투자와 고용 증대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 규제 샌드박스 관련 사업에 총 1조4000억 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특히 금융혁신과 규제자유특구 분야의 고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핀테크 발전과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국무조정실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 등 규제 샌드박스 5개 부처는 합동으로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규제 샌드박스 2주년 성과보고회?규제 샌드박스, 기회의 문을 열다’를 열고 지난 2년간의 샌드박스 성과를 공유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규제 샌드박스 2주년 성과보고회 모습.(사진=문화체육관광부)


한편, 정부는 그동안 3차례에 걸쳐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보완하고 1421억 원의 실증특례비를 지원하는 등 기업들을 뒷받침해 왔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규제 샌드박스에 대한 기업들의 인지도가 지속적으로 상승중이며, 만족도가 90%를 넘는 등 신사업 규제 혁신의 아이콘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4차 산업 등 신산업 발달을 쫓아가지 못하는 기존의 법과 제도 때문에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가 빛을 보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올해는 어떤 규제 샌드박스 사례가 우리 삶을 편리하게 변화시킬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hanaya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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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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