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새해를 맞이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이 찾아왔다. 해가 바뀌면 누군가는 1월 1일을 새로운 시작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설날 연휴의 끝을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하지만, 나같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시작은 단연 3월이라 할 수 있다. 개학 혹은 개강과 함께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선 학생이라면 누구나 ‘이번 학기는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지!’ 같은 의욕 넘치는 다짐을 해봤을 것이다. 학업과 관련한 모든 활동에 있어서 반드시 잘 해내고 싶다는 염원이 깃든 셈이다.

그러한 다짐을 지켜내기 위해서 놓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과제’다. 지나온 학창 시절을 회상했을 때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이 과제와 관련한 기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학생들에게 과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본분이다. 과제를 하다 보면 한글이나 파워포인트 등의 컴퓨터 프로그램들을 사용해 과제의 본질적인 내용보다 미적인 부분에 더 신경이 쓰인 경험 또한 있을 것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속담처럼, 같은 내용이더라도 더 예쁘게 만들어진 과제가 더 좋은 점수를 받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과제의 질을 향상시키는 미적인 부분 중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글꼴’이다. 나 또한 과제를 다 완성하고도 글꼴이 마음에 걸려 밤을 지새웠던 날이 수두룩하다. 기본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글꼴 외의 다른 글꼴을 사용하다 보면 ‘불법 다운로드’, ‘저작권 침해’의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글꼴에도 저작권이 있다.(출처=한국저작권위원회 보도자료 ‘폰트 저작권 제대로 알고 이용하세요’)

저작권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저작권이란 복잡하고 어려운 개념이다. 특히 일상에서 흔히 접하고 사용하는 영상, 글, 사진 등은 원작자의 표기가 보다 명확히 드러나는데 반해 글꼴은 원작자의 노출이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글꼴에 관한 저작권 문제의 혼란이 더욱 거셀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는 폰트 저작권의 인식 제고를 위한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글꼴 프로그램’은 엄연히 저작권법상의 보호를 받는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물로, 이용에 있어서 허가를 받거나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는 것이 올바르다. 그래서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글꼴 파일을 이용하는 경우엔 저작권 침해 행위로써 민·형사상의 책임을 질 수 있다. 저작권 침해 적용 사례의 복잡함을 무기 삼아, 실제 침해 행위가 아님에도 고소를 하겠다며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더러 발생한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위와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국민들에게 ‘안심 글꼴파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와 한국문화정보원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해당 서비스는 지난해 3월, 71종의 글꼴파일 제공을 시작으로 두 번의 추가 파일 업로드를 거쳐 현재는 140여 종의 글꼴을 제공 중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새로운 글꼴을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지자체·공공기관, 민간기업에서 개발한 이 글꼴들은 이용자로 하여금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자에게 미리 허가받은 것으로, 영리 목적의 무단 복제와 배포를 제외하면 상업적인 용도로까지 저작권 침해 걱정 없이 마음놓고 이용이 가능하다.

문화체육관광부 누리집에서 안심글꼴을 찾아볼 수 있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 누리집)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문화체육관광부 누리집(https://www.mcst.go.kr/)에 접속 후, 주요정책->정책홍보->홍보물 카테고리를 따라 들어가면, 메인화면에서 ‘안심 글꼴파일 서비스’ 배너를 확인할 수 있다. 배너를 클릭하면 글꼴 파일들을 곧바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화면이 나타난다. 아래 글꼴 목록 중 마음에 드는 글꼴을 골라 선택적으로 다운로드할 수도 있고, 140여 종의 모든 안심글꼴을 한 번에 다운로드하고 싶다면 ‘안심글꼴 한번에 내려받기’를 클릭하면 된다.

안심글꼴 146종을 한 번에 다운로드하고 적용하는 과정.

나는 제공되는 글꼴들을 한 번에 다운로드해 보았다. ‘안심글꼴 한번에 내려받기’를 클릭하고 다운로드하면, ‘안심글꼴(146종)’이라는 압축 폴더가 생긴다. 압축을 풀어준 후에는 ‘안심글꼴_폰트폴더에파일붙여넣기’ 속의 글꼴 파일들을 운영체제에 맞는 파일들로 골라 복사한다. 그렇게 복사한 파일들을 내 PC->로컬 디스크(C:)->Windows->Fonts 경로를 따라 들어가 붙여넣기 해주면, 한글이나 파워포인트, 워드 등의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안심글꼴 사용이 가능해진다.

한글 프로그램의 글꼴 목록에서도 쉽게 ‘안심글꼴’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작년 10월부터는 한컴오피스 프로그램 자체에 ‘안심글꼴’을 반영, 글꼴 선택 목록의 ‘공공누리’ 마크를 클릭하면 다른 사이트의 접속을 거치지 않고 더 편리하게 안심글꼴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그렇게 다운로드한 글꼴을 직접 사용해 보기도 했다. 안전하면서 예쁜 글꼴을 찾아내지 못해 조금은 불만족스러운 마음으로 제출했던 지난 과제물에 새로운 글꼴 중 하나를 적용했다. 늘 기본으로 제공되는 글꼴들만 사용하다가 새 글꼴을 써보니, 같은 내용의 과제인데도 불구하고 한층 더 개성 넘치고 세련된 느낌이 가미되어 신기했다.

채 가시지 않은 추위 속에 파릇파릇한 생명들이 움트는 3월, 그와 동시에 새 학기를 맞이하는 학생들의 파릇파릇한 마음가짐이 움트는 시기이기도 하다. 학업에 열중해야 한다면 포기할 수 없는 여러 과제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공하는 ‘안심글꼴’로 보다 안전하고 특별하게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조은정 qufqlcej2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