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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실업! 저 취직할 수 있을까요?

코로나19 여성 고용위기 회복 대책

2021.03.18 정책기자 신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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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이웃인 15년 차 에어로빅 강사 박다원(가명, 44, 여) 씨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1년 가까이 실업 상태였다. 다원 씨의 일터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센터다. 센터 문은 굳게 닫혔고 더는 수강생을 만날 수 없었다. 다행히 공공기관 강사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금과 프리랜서에 대한 국가재난지원금을 받아 생활할 수 있었다며 그나마 자신은 운이 좋은 편이라고 했다. 사설 헬스장 강사의 경우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연간 수입이 아예 없는 경우도 주변에 많다고 한다.

동네 책모임 친구인 생태 강사 임민아(가명, 44, 여) 씨는 지역 환경단체의 강사 양성 프로그램을 수료하고 코로나19 직전, 1년 정도 활동한 새내기 생태 강사다. 숲에서 아이들과 직접 만나 자연물을 관찰하고 놀이를 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감염병은 야속하게도 민아 씨가 그토록 좋아하는 숲과 아이들을 만날 수 없게 했다. 한창 경력을 닦을 기간에 일할 수 없다는 것은 임금을 받지 못하는 이상의 상실이라고 한다.

논술학원 시간제 역사 강사인 나 역시 일자리를 잃었다. 학교도 제대로 못 가는 상황에서 수학, 영어가 아닌 역사 학원을 계속 다니는 초등학생은 드물었다. 나 역시 8년 가까운 경력단절 끝에 일을 막 시작한 참이었다. 당황스러운 실업이다.

여성 고용위기 회복 대책
코로나19 여성 고용위기 회복 대책 주요 내용.(출처=여성가족부)


이달 초 정부가 ‘코로나19 여성 고용위기 회복 대책’을 발표했다. 중·장년 여성의 고용 지표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나빠졌다고 하는데, 나를 비롯해 앞서 만나 본 이웃의 이야기만 들어봐도 진단은 틀리지 않았다.

정부에 따르면 중·장년 여성은 대면 서비스업 종사자가 많고 노동 환경 또한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이후 잦은 휴교로 자녀들을 돌보기 위해 일을 포기한 여성도 상당수로 파악됐다. 나와 내 이웃의 처지가 같다. 정부가 고용 피해가 집중된 중·장년 여성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니 귀가 솔깃해졌다.

여성 고용위기 회복 대책
코로나19 여성 고용위기 회복 대책 주요 내용.(출처=여성가족부)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가 지정한 수원 영통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새일센터)를 찾아 정부 정책을 직접 체감해 보기로 했다. 여느 공공기관처럼 QR코드로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하고 발열체크를 했다. 구인 광고나 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보는 이용자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처음 방문한 나 같은 사람은 우선 센터의 직업 상담사를 만나게 된다. 오미경 상담사는 우선 워크넷(고용노동부 인증 일자리 정보 통합관리 사이트)에 등록할 구직 신청서를 쓰도록 권했고 신분증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영통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이용자가 프로그램 전단지를 살피고 있다.
영통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이용자가 프로그램 전단지를 살피고 있다.

첫 방문이라 준비를 덜 하다 보니 서류 작성부터 쉽지 않았다. 예전 직장에서 근무한 기간이 헷갈리고 희망 취업 조건 등이 애매했다. 이메일에서 예전에 모 직장으로 보냈던 이력서를 찾아 빈칸을 메웠다. 새일센터를 찾을 때 이력서를 미리 챙겨 가면 나 같은 곤란은 피할 수 있다. 

함께 상담한 분은 중소기업 사무직으로 일하다 그만두고 문화센터에서 시간제로 일한다. 코로나19로 센터 운영이 중단돼 근무 시간과 임금이 대폭 줄었다. 고용노동부의 ‘국민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아 바리스타 자격 과정을 듣고 있다고 한다. 

영통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이용자가 구인 정보를 살피고 있다.
영통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이용자가 구인 정보를 살피고 있다.


오미경 상담사는 자신의 이야기부터 꺼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여행사에서 10년 넘게 일하다 보니 전직이 쉽지 않았는데, 직업 상담사로 일하는 친구를 보고 자신도 자격증을 따고 직업을 바꿀 수 있었다고 한다. 취업에서 가장 큰 장벽은 역시 나이였고, 상담을 받는 우리 역시 40대이기에 권할 수 있는 직업이 솔직히 많지 않은 상황이라 안타깝다고 했다.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국비지원교육으로 ‘직업큐레이터’와 ‘호텔객실관리사’, ‘e-비즈니스 마케팅 전문인력’ 등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알려줬다. 교육 기간이 대부분 3월 말부터 시작되기에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지자체 새일센터마다 운영하는 국비지원프로그램이 다르다고 한다.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찾아보면 좋겠다. 

영통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방문하면 직업 상담사를 통해 센터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영통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방문하면 직업 상담사를 통해 센터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나처럼 전직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집단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라 한다.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으로 고용보험 가입자와 사업자등록증 소지자는 참여할 수 없다. 상담은 5일 동안 매일 4시간씩 이뤄지며, 자기를 이해하는 단계부터 직업심리검사와 나의 특성을 재발견하는 내용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대에 처음 진로를 정하고 일을 시작할 때처럼 결국 중년의 나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면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란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 다음 달 집단상담에 참여하겠다고 얘기하고 새일센터를 나섰다.

워크넷에 등록하기 위해 구직 신청서를 작성한다. 이력 정보를 미리 준비해 가지 않으면 작성에 곤란을 겪는다.
워크넷에 등록하기 위해 구직 신청서를 작성한다. 이력 정보를 미리 준비해 가지 않으면 작성에 곤란을 겪는다.


코로나19로 고용 타격을 받은 여성의 일자리 회복을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은 반갑다. 디지털, 돌봄, 방역에서 78만 개의 새로운 여성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포부 또한 눈길을 끈다. 정책이 발표되고 실현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찾아간 새일센터에서 정책이 실질적으로 발현되는 모습을 찾기엔 아직은 이르지 않았나 싶다. 

다만 지금까지 여성 일자리, 특히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에 대한 정보를 통합, 관리, 지원하는 새일센터의 역할에 대해 자세히 알게된 것이 의미 있었다. 앞으로 집단상담에 참여해 보고 구직 활동을 이어가는 동안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여성 고용 정책이 어떻게 실현될지는 좀 더 피부로 가까이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나의 이웃 에어로빅 강사 다원 씨는 얼마 전부터 사설 스포츠센터로 직장을 옮겨 다시 수업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연습실에서 땀을 흘리니 수 년간 운동으로 다진 자신도 숨이 차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움츠렸던 많은 사람이 호흡을 고르고 준비운동을 하려면 무엇보다 생계가 위협받지 않아야 한다. 정부의 여성 고용 정책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신연정 yjfpea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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