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장기화가 우리 사회에 가져다 준 파급효과로 디지털 전환이 있다. 원격수업, 재택근무, 온라인 주문 등 우리네 일상이 비대면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물론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이점도 많다. 하지만 디지털 격차가 커지기도 하고 한편으론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를 말한다면 나 또한 예외가 아니다. 스마트폰이 컴퓨터와 다를 바 없으니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해왔던 수많은 일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하고 있다. 그러니 아이에게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라는 말을 건네기 어렵다.
나도 스마트폰 과의존일까? |
마침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한국지능정보화사회진흥원(이하 NIA)이 ‘2020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예상했던 대로 지난해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 중 과의존 위험군(고위험군+잠재적 위험군)의 비율이 23.3%로 전년(20.0%) 대비 3.3%p 증가했다는 내용이었다.
스마트폰 과의존을 문제로 인식하는 만큼 거기에 따른 해결책도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던 차 과기정통부와 NIA가 전국 17개 시·도에서 운영 중인 ‘스마트쉼센터’(www.iapc.or.kr 1599-0075) 교육·상담에 관심이 갔다. 마침 서울스마트쉼센터(이하 센터)가 집 가까이에 있었다.
광화문광장 인근에 있는 서울스마트쉼센터는 지하에 있다. |
광화문광장에 인접한 센터에 방문해서 조성미 책임상담사와 한우서 수석상담사를 만나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언을 구하기로 했다. 본인뿐만 아니라 자녀의 스마트폰 과의존이 걱정이라면 새겨들을 만하다.
센터는 지난 2002년 4월 11일, 국내 최초 인터넷과의존예방상담센터로 개소한 이후 2015년 지금의 스마트쉼센터로 이름을 바꾸었다. 현재 지역별로 18개의 센터가 구축되어 있다. 센터에 근무하는 상담사는 심리 상담, 콘텐츠 개발, 교육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 중이다.
과의존 진단을 설명하는 조성미 책임상담사. |
스마트폰 과의존을 알기 위해선 먼저 진단 도구를 활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오랜 기간 연구를 통해서 척도를 개발했다. 센터 누리집 메인 우측에 ‘과의존 진단’이 있다. 대상, 성별, 나이, 거주 지역을 입력한 뒤 주어진 10개의 문항에 답하면 즉시 스마트폰 과의존 진단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결과에 따라서 일반 사용자군, 잠재적 위험군, 고위험 사용자군으로 나뉜다. 잠재적 위험군이라면 상담이, 고위험 사용자군이라면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자녀의 스마트폰 과의존이 고민이라는 부모의 전화가 많아졌다.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다고 해서 스마트폰 과의존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왜 그럴까?
스마트폰이 출시된 이후 모바일 환경이 일반화되면서 모바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청소년의 경우 모바일로 교육 콘텐츠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고위험군은 하루에 5시간 이상 과의존을 유발하는 콘텐츠를 보는 게 문제다.
센터 내 마련된 상담실에 아크릴 가림막이 있다. |
과의존과 중독의 차이는 무엇일까? 중독으로 가면 그 상황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없다. 지금 청소년 세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과학기술이 급변하는 시대에 인터넷, 스마트폰 사용은 필수적이다. 그렇기에 중독 대신 지금의 디지털 상황을 표현하는 단어로 과의존이 대두되었다.
센터에 상담을 의뢰하는 부모는 자녀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우려를 표한다. 하지만 지금의 청소년들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디지털 세대다. 그들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 무조건 “보면 안 돼!”라고 한다면 자녀는 부모의 눈을 피해서 스마트폰을 본다. 이럴 땐 부모가 자녀에게 다가가서 어떤 콘텐츠를 보고 있는지를 같이 살펴본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스마트폰 과의존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금 대다수 청소년은 게임이나 웹툰을 통해 교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대체할 만한 취미가 없거나 대인관계가 없다면 스마트폰 과의존에 빠져들기 쉽다.
센터 내 예술활동실이 있다. |
그렇다면 부모는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을 바라보는 부모의 의견이 달라 때로 부부 간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강압적, 폭력적 조치를 취하면 자녀와의 관계가 단절되어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찾아보거나 스마트폰이 아닌 취미를 함께 하는 것도 방법이다.
센터에 상담을 요청하기 전 유념해야 할 사항이 있다.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의 주체는 개인이다. 하지만 개인이 해결하기 힘들면 센터에 도움을 요청한다. 청소년의 경우 부모의 의사에 따라서 센터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정작 청소년 본인은 과의존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진단 도구인 ‘스마트폰 과의존 척도’를 활용해서 본인의 과의존 상태를 인지해야 한다.
또한 부모 입장에서 자녀의 상담 이력이 공유 혹은 공개되는 것을 우려해서 상담을 꺼리기도 한다. 하지만 상담에 있어선 비밀 유지가 원칙이며, 개인정보보호법이 있어서 개인의 정보를 임의로 노출할 수 없다.
센터 내 비대면 상담 및 교육을 위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
센터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찾아가는 가정방문 상담도 진행했다. 지금은 화상 상담으로 대체하고 있다. 만약 가정을 방문해야 할 때면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조성미 책임상담사는 “센터의 문턱이 높지 않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상담이 원활하지 않을 뿐이다. 본인이 원하는 때에 즉시 상담을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 대기 기간이 길더라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분들은 망설이지 말고 상담을 신청하길 바란다. 그리고 상담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스마트쉼센터 누리집에 있는 여러 유용한 자료를 찾아보는 등 스스로 문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시도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전국에 산재한 18개 센터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누리집에서 검색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우서 수석상담사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
한우서 수석상담사는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도 있다. 누리집에서 자료실-> 콘텐츠·교육자료에 가면 동영상 등의 자료가 많다”라면서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여러 대안 활동으로 자녀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사회안전망 강화(한국판 뉴딜)를 위해 추진 중인 ‘디지털 배움터’ 사업을 확대하고 기초·생활교육 비중을 70% 이상 편성하는 등 정보 격차 완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또한 스마트폰 과의존을 예방하기 위해 ▲ 전국 17개 시·도에서 운영 중인 ‘스마트쉼센터’를 통한 교육·상담 제공 ▲ 대상별 맞춤형 예방 콘텐츠 개발·보급 ▲ 디지털 배움터와 연계한 찾아가는 과의존 교육·상담 실시 등 과의존 예방 정책을 확대·강화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정보 격차 해소와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정책의 실효성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최근 발의된 ‘(가칭)디지털포용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지원하는 등 국민 누구나 소외와 차별 없이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고르게 누릴 수 있는 디지털 포용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법·제도적 기반을 정비하는 노력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스마트쉼센터의 문은 열려 있다. |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스마트폰 이용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때 스마트쉼센터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 과의존이 문제라면 고민하지 말고 스마트쉼센터에서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은 어떨까?
스마트쉼센터
전화번호 : 1599-0075
누리집 : www.iap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