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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군 복무 정책기자가 본 달라진 군대 생활

2021.05.10 정책기자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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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군대에 보내고 걱정하던 시대는 오래전 얘기다. 병영 내 휴대전화 사용과 대폭 인상된 월급 등 7080세대 부모들은 격세지감을 느끼면서도 안심하고 자식을 군에 맡긴다.

나는 1985년에 장교로 군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사병들이 ‘닭장’이라 표현했던 내무반에서 30여 명씩 생활했다. 사병들은 1평도 채 안 되는 공간에서 지냈다. 관물대에 군복과 치약, 수건만 겨우 놓고 말이다. ‘라떼는 말이야’ 세대는 ‘군대 가면 고생’이라는 말을 당연시 여겼다.

달라진 군대생활
30인 1실이던 내무반이 8인 1실로 바뀌고 있다.(출처=국방부 블로그)


세상이 변하듯 군대도 변한다. 내무반 혹은 막사라 불리던 공간은 2005년 ‘생활관’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내무반 용어가 일본 군대 잔재기 때문이다. 30인 1실이던 내무반이 8인 1실로 점차 바뀌고 있다. 그리고 침상에서 침대로 바뀌고 있다. 개인 군복과 생활용품을 보관하기 위한 옷장형 철제 관물대도 지급한다. 한꺼번에 다 바꾸지 못하는 것은 예산 때문이다. 국방예산이 50조 원을 넘어도 장병 복지로 쓰이는 돈은 한정돼 있다.

병영이 바뀌면서 병사들 개인 생활도 바뀌었다. 최근의 변화를 몇 가지만 보자. 먼저 병영 내 휴대전화 사용이다. 이건 34년간 군대 생활을 한 나도 생각지 못한 일이다. 2019년 4월부터 시범 적용하던 일과 후 병사 휴대전화 사용이 지난해 7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됐다. 병사들이 군대에 갈 때 가장 큰 어려움을 느끼던 것 중의 하나가 고립감이었다. 휴대전화 사용으로 최전방 격오지에 근무해도 부모, 친구, 애인과 화상 통화로 고립감이 없다.

달라진 군대생활
어버이날을 앞두고 한 병사가 부모님과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출처=육군 블로그)


내가 소위 계급장을 달고 가장 먼저 배치받은 곳은 강원도 인제군 원통리 ○○부대였다. 얼마나 오지였으면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네’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장교인 나도 GOP에 근무하면서 심한 고립감을 느꼈었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 근무하는 장병들은 달라진 병영문화 속에서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지낸다. 그래서 ‘이제 와서 원통하다’라는 말로 바뀔 정도다.

강원도 철원군 ○○부대는 오지 부대 중의 하나다. 이곳에 후배 장교가 근무하고 있다. 후배 장교는 “군 내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로 외출·외박은 물론 휴가까지 통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병사들은 휴대전화 사용을 통해 가족이나 친구, 애인과 연락하며 고립감 해소는 물론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했습니다. 휴대전화가 병사들의 심리적 안정감에 크게 기여한 것이죠. 물론 휴대전화로 인한 보안 문제 등도 있지만, 순기능이 많아 역기능 최소화를 위해 강력한 보안 통제 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달라진 군대생활
요즘 병사들은 월급을 장병내일준비적금으로 저축한다. 육군 병사들이 장병내일준비적금 통장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출처=육군 블로그)


병 월급도 대폭 인상됐다. 병사 월급 인상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내건 공약이다. 그럼 지금 병사 월급은 얼마일까? 2021년 현재 이병은 45만9100원, 일병은 49만6900원, 상병은 54만9200원, 병장은 60만8500원이다. 1985년 소위 계급장을 달고 내가 받은 첫 월급이 14만8000원이었다. 물론 36년 전이지만, 지금의 이병 월급도 안 된다. 

이렇게 많은 봉급은 어디에 쓸까? 옛날에는 PX라 불리는 매점에서 빵과 과자 사 먹는 데 주로 썼다. 월급이 적어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쓰기도 했다. 지금은 병영 내 급식이 잘 나와 PX 갈 일이 별로 없다. 월급은 장병내일준비적금으로 저축을 한다. 장병내일준비적금은 기본금리 연 5.0%에 정부가 군 복무로 고생하는 사병을 위해 우대금리 1%포인트를 더해 최대 연 6%(세전)까지 받을 수 있는 고금리 적금이다.

장병내일준비적금 가입자에 대해 ① 국가 재원으로 지급하는 우대금리 1% 추가 지원과 ② 가입 대상을 대체복무요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병역법 개정안이 지난 3월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이에 따라 계약 기간에 따라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 연 4.0%, 12개월 이상 18개월 미만 연 4.5%, 18개월 이상 24개월 미만 연 5.0%의 금리가 제공된다.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 입장에서는 병사 봉급도 올랐는데, 이런 고금리 예금이 있다는 것은 반가운 정책이 아닐 수 없다.

달라진 군대생활
올해 장병 1인당 1일 급식비는 작년보다 3.5% 증가한 8790원으로 올랐다. 내년에는 1만500원으로 오른다.(출처=육군 블로그)


급식은 어떻게 변했을까? ‘짬밥’이라고 불리던 병사 급식이 가정식 못지않게 바뀌고 있다. 군대에서 삼겹살, 전복 삼계탕, 찹쌀 탕수육, 소양념 갈비찜이 보급된다면 믿을까? 나처럼 오래전에 제대한 사람들은 잘 모를 것이다. 나는 딸만 둘이라 군에 간 아들이 없다. 군에 간 아들이 있는 부모는 알 것이다. 요즘 병사들 정말 잘 먹고 있다는 것을. 하다못해 후식으로 블루베리, 샤인머스캣까지 나오고 있다.

올해 장병 1인당 1일 급식비는 작년보다 3.5% 증가한 8790원으로 올랐다. 그래서 메뉴도 새롭게 늘었다. 눈에 띄는 것은 장병들에게 사제 햄버거가 보급된다는 것이다. 한 달에 6번 일명 ‘군대리아’가 나오는데 그 중 한 번은 맥도날드나 롯데리아·버거킹 등 부대 인근 업체의 햄버거 세트, 이른바 사제 군대리아를 먹는다. 또한 올해부터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채식주의자를 확인해 맞춤형 식단도 제공한다. 아울러 국방부는 지난 5월 7일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고 장병 1인당 기본급식비를 내년에 1만5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군대급식
국방부 급식·피복 모니터링단 어머니가 군부대에서 식사를 받아 급식 자동측정 시스템에서 식판을 올려 스캔해 보고 있다.(출처=국방부 블로그)


한 가지 더 부연하면, 국방부에서는 어머니 급식·피복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계층의 일반 국민 16명이 부대를 방문해 급식과 피복 지원 상황을 확인한다. 올해로 8년째다. 아들을 부대에 보낸 어머니들이 대부분이다. 모니터링단은 군에 직접 가서 아들이 먹을 급식을 먹어보는 등 급식의 질을 어머니의 눈과 마음으로 확인한다. 

문재인 정부 4년 성과 중 병사 군대 생활은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변했다. 그런데 그 변화는 끝난 게 아니다. 국방부가 발표한 ‘21~25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병사 봉급은 2022년까지 병장 기준 월 67만6000원으로 인상된다. 그리고 2025년까지 병장 기준 월 96만3000원으로 병사 봉급 100만원 시대가 열린다. 이제 군대는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는 곳이 아니다. 개인에 따라 자기 계발 등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도 있다. 다 하기 나름이다.

달라진 군대생활
군대 선배로서 요즘 병영의 변화를 보면 대한민국의 발전을 보는 듯해 뿌듯함을 느낀다.(출처=육군 블로그)


대한민국의 신체 건강한 남자라면 누구나 군대에 가야 한다. 군대 생활을 힘들게 때우러 가는 시대는 지났다. 안락한 생활관에서 고립감 없이 맛있는 급식을 먹으며 지낸다. 게다가 두둑한 월급까지 받는다. 정말 격세지감을 느낀다. 다시 군대 가라고 해도 주저 없이 갈 수 있을 것 같다. 병영의 변화를 보면 대한민국의 발전을 보는 듯해 뿌듯함을 느낀다.



이재형
정책기자단|이재형
rotcblue@naver.com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는 발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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