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년이 말했습니다. 5.18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자격이 따로 있다면 그것은 아직 5.18 정신이 만개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2020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 중 한 부분이다. TV로 기념식을 시청하면서 내 마음을 오랫동안 붙잡아 놓았던 한마디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5.18민주묘지 추모탑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출처=청와대)

그리고 1년이 더 지났다.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이다.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은 우리들 마음속에 얼마나 와 닿아 있을까. 오늘 5.18에 대해 잠깐 말을 해보려 한다. 

5.18민주유공자 예우 및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안.(출처=국가보훈처)

올해 초 5.18민주유공자 예우 및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공포됐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기존의 사단법인이던 5.18부상자회, 유족회, 구속부상자회가 공법단체인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로 신설 후 해산된다는, 즉 5.18민주화운동 단체들이 공법단체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공법단체는 설립 근거, 회원 자격, 지원 규정 등이 법률에 명시되어 설립된 단체를 의미한다. 사단법인이던 단체들이 공법단체로 승격된다는 것은 피해자에 대한 보상, 진상 규명, 지원 범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위상이 달라질 뿐만 아니라 공법단체가 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이로써 5.18민주화운동은 우리의 제도권 내에 더 가까이 안착될 것으로 보인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모습.(출처=국가보훈처)

5.18민주화운동이 사회에서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기 전까지 고된 역경들이 있었다. 공식적인 장소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게 제5공화국 청문회다. 그러다 1990년 8월 6일, ‘광주민주화운동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5.18보상법)이 제정되어 2014년 7차까지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 이뤄졌다.  

2011년에는 5.18민주화운동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로써 불의에 항거했던 5.18민주화운동 시민들의 뜻과 그 정당성이 국제사회로부터 공인받게 되었다.

17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전야제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에 대한 보상, 가치, 정신 등은 이제 이를 공감하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국가에서 제정한 다양한 법률 제정으로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18민주화운동의 진상 규명에서 진척되지 못한 부분들이 민간인 학살에 대한 책임자 규명이다. 

무력으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대한민국 군대가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에게 난사를 했다는 것은 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에서 필히 밝혀져야 할 비극이다. 

5.18민주화운동은 국가권력이 불법적으로 점유되어 불안정한 상태가 되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우리가 민주시민으로서 항상 국가권력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견제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5.18전야제가 열린 17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첫 공연인 오월풍물단의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일전에, 4.19혁명 인터뷰를 위해 성균관대 사학과 오제연 교수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 때, 오제연 교수님께서 ‘4.19혁명은 당시 부정과 불의에 맞서 싸웠던 시민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결과물, 거저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5.18민주화운동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전남도청에서 흩날렸던 시민들의 민주화 정신은 우리가 역사적으로 기억하고 소중히 여겨야 할 유산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승대 psd473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