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전자정부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뉴스

콘텐츠 영역

조선왕릉 숲길을 걷다

문화재청, 구리 동구릉 등 조선왕릉 숲길 11개소 개방

2021.05.31 정책기자단 신연정
목록

마스크 사이로 짙은 나무 내음이 솔솔 들어온다. 늦봄과 초여름 사이인 지금은 참 걷기 좋은 계절이다. 코로나19로 나들이가 쉽지 않지만, 땅과 하늘이 넓게 열린 바깥, 그것도 시원한 그늘이 있는 숲길이라면 조금은 마음 편히 걸을 만하다. 

높은 산에 있는 숲에 가자니 등산은 영 자신이 없고, 동네 공원 숲길을 걷자니 좀 새로운 곳은 없나 싶을 때, 조선 왕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왕릉 숲길을 걸어보면 어떨까? 마침 문화재청이 경기도 구리 동구릉과 여주 영릉 등 11곳의 왕릉 숲길을 개방했다.

문화재청 궁능 유적본부 조선왕릉 누리집: royaltombs.cha.go.kr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조선왕릉 누리집.(https://royaltombs.cha.go.kr)


구리 동구릉 등 모두 11곳의 숲길이 개방됐다. 개방 기간은 숲길마다 다르니 문의를 해보기 바란다.(출처=문화재청)
구리 동구릉 등 모두 11곳의 숲길이 개방됐다. 개방 기간은 숲길마다 다르니 문의를 해보기 바란다.(출처=문화재청)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능은 어디에 있을까? 정답은 구리 ‘동구릉’이다. 뒤주에 갇혀 승하한 비운의 왕세자 사도세자의 능은? 정답은 경기도 화성에 있는 ‘융릉’이다. ‘융릉’ 가까이에는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의 능인 ‘건릉’이 있어 보통 ‘융건릉’이라 부른다. 영화와 소설 등을 통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왕이라 해도 막상, 그의 마지막 안식처인 능이 어딘지는 잘 알지 못한다. 

조선 왕의 품격에 맞게 왕릉이 자리한 터는 명당 중에서도 명당이며 당시에도 명품 나무였던 소나무와 참나무 등을 능 주변에 심었는데, 바로 이 숲에 문화재청이 관람객을 위한 편의시설과 안전시설을 갖춰 오늘을 사는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숲길을 조성했다. 올봄에 처음 개방하는 숲길은 파주 삼릉 ‘작은 연못 숲길’, 서울 태릉과 강릉 ‘노송 숲길’, 남양주 광릉 ‘복자기나무 숲길’ 3곳이다.

서울 태릉과 강릉 노송 숲길(출처=문화재청)
서울 태릉과 강릉 노송 숲길.(출처=문화재청)


숲길 개방 소식을 접하고 가만있을 수 없다. 나도 왕릉 숲길을 걸어보리라. 그래서 찾은 곳이 사는 곳과 가장 가까운 화성 ‘융릉’과 ‘건릉’이다. 출입구부터 마스크 착용과 반입할 수 없는 물건 등을 알리는 안내문이 눈에 띈다.

융건릉 매표소에는 마스크 쓰기를 알리고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있다.
융건릉 매표소에는 마스크 쓰기를 알리고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있다.


문화재 보존을 위해 반려동물,음식물, 돗자리 등은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문화재 보존을 위해 반려동물, 음식물, 돗자리 등은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먼저 지난해 가을 새로 개방한 ‘초장지 숲길’로 향한다. ‘초장지’는 정조가 ‘건릉’에 모셔지기 전에 처음으로 묻혔던 곳이다.

초장지 숲길은 정비를 거쳐 지난 해 가을 처음 개방 됐다.
초장지 숲길은 정비를 거쳐 지난해 가을 처음 개방됐다.


초장지는 정조가 처음 묻힌 곳으로, 2011년 무렵 봉분 구역과 부장품으로 추정되는 도자기 등이 발굴 되었다.
초장지는 정조가 처음 묻힌 곳으로, 2011년 무렵 봉분 구역과 부장품으로 추정되는 도자기 등이 발굴되었다.


참나무 숲이 아름답다. 초장지 숲길은 느린 걸음으로도 15분이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초장지 숲길 참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든다.
초장지 숲길 참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만든다.


산책로 안내에 따라 ‘융릉’과 ‘건릉’ 뒤를 감싸고 있는 숲길로 들어섰다. 가장 둘러가는 길이 대략 50분 정도 걸린다. 

융릉과 건릉 둘레길은 길게는 50분 짧게는 10분 코스를 정해 걸을 수 있다.
융릉과 건릉 둘레길은 길게는 50분, 짧게는 10분 코스를 정해 걸을 수 있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코코넛 매트가 깔려있어 어린이나 어르신 등 누구나 안전하고 쉽게 숲길을 걸을 수 있다. 오르막도 그리 높지 않고 완만해 유모차를 끌거나, 아이를 안거나, 어르신과 함께하는 가족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걷는 동안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마스크 쓰기와 한 방향 걷기, 거리두기 등 안내문도 자주 눈에 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관람객이 가급적 한 방향으로 걷도록 안내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관람객이 가급적 한 방향으로 걷도록 안내하고 있다.


거리두기는 숲길을 걸을 때도 지켜야 한다.
거리두기는 숲길을 걸을 때도 지켜야 한다.


종착지인 ‘건릉’에서 조금만 더 걸으면 ‘들꽃 마당’이 있는데, 지금은 봄 들꽃은 대부분 졌고 날아온 풀씨가 피운 여름 들꽃이 드문드문 보인다. 

건릉 가까운 평지에 조성 된 들꽃 마당
건릉 가까운 평지에 조성된 들꽃 마당.


들꽃을 제대로 못 봐 아쉬운데 융건릉 입구 쪽에 이렇게 작은 화단이 있어 아쉬움을 달랜다.

융건릉 입구에 조성 된 들꽃 화단, 보라색 '하늘매발톱'이다.
융건릉 입구에 조성된 들꽃 화단, 보라색 하늘매발톱이다.


융건릉 입구에 조성 된 들꽃 화단, '은방울꽃'이다.
융건릉 입구에 조성된 들꽃 화단, 은방울꽃이다.


숲길에서 만난 분들은 이렇게 말한다.

“아침 일찍 와서 숲길을 오롯이 즐기면 좋아요.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 마스크를 내리고 흙냄새와 나무 냄새를 맡는데 도심에서는 도저히 맡을 수 없는 향이에요. 이른 시간에는 고라니도 만난 적이 있어요.”

“좋은 날 좋은 사람과 함께 가끔 산책하는데 날씨가 화창해 더 좋네요. 바람도 산들 불고요. 산책로가 개방된 지 얼마 안 됐더라고요. 훼손된 부분도 없고 안전해서 좋은데 계속 이렇게 관리가 잘 되길 바라요.”

나는 작가 레베카 솔닛의 말로 소감을 대신한다.

‘세상을 두루 살피려면 걸어 다녀야 하듯, 마음을 두루 살피려면 걸어 다녀야 한다.’

* 6월 동구릉에서는 문화 행사도 열린다.
숲길산책 ‘쉼’: 2021년 6월 3일~6월 24일 매주 목요일 14:00~16:00, 4회
오카리나 연주와 시 낭송을 하며 매 회차 선착순 예약 20명이다.
예약은 조선왕릉 누리집: https://royaltombs.cha.go.kr 참여마당-문화행사에서 가능하다.




신연정
정책기자단|신연정
yjfpeace@naver.com
남다르기 보다 나 다운 글을 쓰려 노력합니다. 시민의 눈높이로 본 정책을 쉽고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이전다음기사

다음기사자가격리자 전담공무원에게 들어 본 자가격리의 모든 것

히단 배너 영역

추천 뉴스

2024 정부 업무보고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화
정부정책 사실은 이렇습니다

많이 본, 최신, 오늘의 영상 , 오늘의 사진

정책브리핑 게시물 운영원칙에 따라 다음과 같은 게시물은 삭제 또는 계정이 차단 될 수 있습니다.

  • 1. 타인의 메일주소,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의 개인정보 또는 해당 정보를 게재하는 경우
  • 2.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경우
  • 3.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시키는 경우
  • 4. 욕설 및 비속어의 사용 및 특정 인종, 성별, 지역 또는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용어를 게시하는 경우
  • 5. 불법복제, 바이러스, 해킹 등을 조장하는 내용인 경우
  • 6.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광고 또는 특정 개인(단체)의 홍보성 글인 경우
  • 7. 타인의 저작물(기사, 사진 등 링크)을 무단으로 게시하여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글
  • 8. 범죄와 관련있거나 범죄를 유도하는 행위 및 관련 내용을 게시한 경우
  • 9. 공인이나 특정이슈와 관련된 당사자 및 당사자의 주변인, 지인 등을 가장 또는 사칭하여 글을 게시하는 경우
  • 10. 해당 기사나 게시글의 내용과 관련없는 특정 의견, 주장, 정보 등을 게시하는 경우
  • 11. 동일한 제목, 내용의 글 또는 일부분만 변경해서 글을 반복 게재하는 경우
  • 12. 기타 관계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 13. 수사기관 등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