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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4일부터 수도권 2단계, 기타 지역 1.5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3주 연장되었다. 어쩌면 완화되지 않을까 했던 기대감이 무색하게 연장된 것은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확진자 수와 감염 재생산율 때문이다. 여전히 하루 500명대의 확진자가 나오는 위험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부터 거의 넉 달째 지속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중요한 골자라고 할 수 있는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와 유흥업소의 10시 영업제한을 두고 방역 피로감에 지친 일부 시민들의 일탈이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유흥업소발 감염 사례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으며 영업제한 시간 이후에 공원이나 한강변, 해변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 모임을 가지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이러한 방역수칙 위반 사례를 신고하더라도 정작 공무원들이 즉각 단속하기 어려운 시간대에 발생하는데다 취객들과 실랑이가 잦아 마무리하기도 어렵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24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현행 그대로 3주간 유지한다. 동거·직계가족 등을 제외한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도 이어간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코로나 이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실내에 모여 있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코로나 시국은 길어지고 거기에 따른 방역수칙 준수와 마스크 착용도 자연스러워지고 있긴 하지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땀도 나고 거추장스러운 마스크만 벗어도 소원이 없겠다는 말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제 우리 일상이 되었다. 앞으로 백신과 치료제 덕분에 이전만큼 공포스러운 존재는 아니겠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듯 인류는 이제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도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 된 거 같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코로나19 대응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현행 그대로 3주간 유지하기로 결정된 21일 서울 종각 젊음의거리 일대를 시민들이 거닐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한때 하루 수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총리까지 코로나에 걸렸던 영국은 얼마 전 수천 명이 참여한 달리기 행사와 야외 콘서트는 물론이고 2만 명이 운집한 축구경기장에서도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행사를 진행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이 50%를 넘어섬에 따라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출인 동시에 국민들을 향한 사기 진작의 메시지로 보인다.
영국의 예에서 볼 수 있듯 산발적이고 전국적인 집단감염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요즘,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고 집단면역을 달성하는 길 외에는 마스크와 멀어지고 일상생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까지 얼마나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았고 27일부터 실시되는 고령층 대상 접종 예약율은 얼마나 될까?
22일부터 7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이 재개된다. 22일 서울 노원구 노원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 모습.(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24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217명 증가한 379만2906명을 기록했다. 전체 인구 대비 7.39%이다. 이날 2차 누적 접종자는 2709명 늘어난 174만6336명을 기록해 전국민 중 3.4%가 접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집단면역 이야기를 꺼내기에 미흡한 수준이다.
하지만 예방접종 전과 대비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확연하게 줄어든 것은 역시 예방접종의 순기능이라고 본다. 온 가족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상황에서도 백신을 맞은 노인분만 안 걸린 순천의 사례와 요양병원에서의 집단감염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 역시 동일하다.
5월 27일부터는 65∼74세 어르신 약 514만 명과 만성중증호흡기질환자 약 8000명에 대한 접종이 시작된다. 60∼64세와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1∼2학년) 교사 및 돌봄인력은 내달 7일부터 접종을 받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사전 예약율은 생각보다 더디게 올라가고 있다. 60∼74세 어르신의 사전 예약률은 22일 기준 55.0%인데 이 중 70∼74세의 경우 지난 6일 사전 예약이 시작된 이후 일주일 만에 51.6%의 예약률을 기록했으나 이후 속도가 둔화되면서 전날 기준으로 65.7%에 머무르고 있다. 65∼69세의 예약률은 아직 59.2% 수준이다. 내달까지 1300만 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하려면 적어도 900만 명 이상이 접종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코로나19 예방접종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화이자 백신 43만8000회분이 추가로 공급된 19일 오후 서울 강남관광정보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75세 이상 어르신들이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받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지난주에 환갑을 넘긴 전 직장 지인과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6월 12일에 형수님과 같이 접종을 받기로 예약했다며 마음이 조금 놓인다고 했다. 혹시 부작용이 겁나지는 않느냐 여쭤봤더니 부작용이 좀 과장되게 보도되는 것 같다며 본인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백신은 꼭 맞아야 한다고 나에게도 권했다. 해당되는 기간에 빨리 맞으라고.
원칙적으로는 하반기에나 차례가 돌아올 예방접종을 차분히 기다리려고 했는데 며칠 전에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일전에 기사에 언급된 잔여 백신 대기 명단에 이름을 일찍 올린 탓인지 5월 29일에 예방접종을 받으러 오란다. 회사 근처의 내과 병원인데 뜻하지 않게 전화를 받고 나니 마음이 좀 더 홀가분해지면서 평소 바깥 활동이 많은 터라 조금 더 안심하고 일에 전념할 수 있겠구나 싶은 마음도 들었다.
21일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사회적 거리두기의 연장 소식은 답답하지만 코로나를 이기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코로나19 예방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뿐이다. 혹시 남아돌 수 있는 잔여 백신 접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보는 건 어떨까? 27일부터 네이버나 카카오를 통해서 간편하게 확인하고 대기 명단 예약도 가능하다니 바깥 활동이 많은 직장인들은 필히 확인해 볼 일이 아닌가 싶다.
마스크 없이 대화하고 가까운 친지들이 모여 음식을 나누고 활기찬 야외 생활과 문화 생활을 할 수 있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왔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마도 예방접종을 망설이는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을 설득하고 버려질지도 모를 소중한 잔여 백신을 하루라도 빨리 챙겨 맞으며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서두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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