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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입는 날’ 하면 명절, 그것도 어릴 적 설날과 추석 때 할머니 댁 가는 길이 떠오른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마저도 점점 사라져갔다. 지금은 마지막으로 한복을 입었던 때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할로윈에 요란한 코스튬을 하고 크리스마스에는 분장을 한 산타들과 루돌프들이 거리를 돌아다니는데 정작 우리의 전통 의상인 한복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하지만 최근에 한복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는 듯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복진흥센터에서 공개한 한복 근무복 중 일부이다.(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
몇 년 전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생활 한복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고, 요즘엔 MBC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이 새 부캐 ‘유야호’로 등장해 매주 멋들어진 생활 한복을 뽐내고 있다.
얼마 전, 졸업사진을 찍을 때였다. 졸업사진으로 교복 외에 ‘컨셉 사진’을 촬영하는데, 재작년과 작년 그리고 올해도 한복을 대여해 컨셉 촬영을 한 팀이 나온 것이다. 우리 조도 그 사진들을 보고 ‘역시 한복이 예쁘다. 우리도 한복 입고 촬영할까?’라는 말들을 나누었다. 문득 고등학교 생활 단 한 번 찍는 사진에만 한복이 등장한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한복 입기 좋은 날’로 정하고 한복 입는 문화를 확산하는 데 앞장선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 |
지난해 펜팔 친구가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였다. 친구는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 중 특히 한복을 기대하며 왔다. K-팝 아이돌들이 뮤직비디오나 음악방송 무대 등에 한복을 입고 나온 것을 보고, 치마 한복에는 너무 예쁜 드레스라 칭찬하고 바지 한복을 보면서는 실제로 한국에서 보고 싶다고 줄곧 이야기하곤 했었다.
그러나 막상 그 친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코로나가 확산하고 있어 타 지역 이동이 어려웠고, 유일하게 그 풍경들을 볼 수 있는 전주한옥마을이나 경복궁 등에 방문할 수 없었다. 한복을 기대하고 왔던 친구가 한복을 제대로 볼 수 없어 눈에 띄게 아쉬워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경북 예천 대창중 학생들이 한복 교복을 입고 하교하고 있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 |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복진흥센터에서는 한복을 입는 문화를 확산하고, 한복 업계의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작년부터 한복 근무복 개발을 시작했다고 한다.
한복 근무복 시범 보급 대상은 일반 국민 또는 관광객과 만날 기회가 많은 문화예술기관으로 정했다. 이후 여행업, 숙박업 등 근무복을 통해 한국적 이미지를 알릴 수 있는 기관·단체 등과 협업해 순차적으로 보급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복 근무복 사진(http://www.hanbokcenter.kr/)들을 살펴보니 깔끔하면서도 편해 보이고 또 예뻤다. 무려 64종의 다양한 디자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복 근무복 전시회는 6월 11일(금요일)까지 문화역서울284 아르티오에서 진행된다고 하니, 우리 문화인 한복이 일상으로 성큼 다가온 모습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한복 근무복 전시회는 6월 11일 금요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진행된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 |
아울러 문화체육관광부 직원들도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한복 입기 좋은 날’로 정하고 한복 입는 문화를 확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는 교육부와 함께 2019년 2월부터 ‘한복교복 보급 사업’을 추진해, 2020년에는 강진 작천중학교, 예천 대창중학교 등 16개 학교의 학생 2300여 명이 한복 교복을 입게 됐다. 올해에도 내년에 한복 교복을 도입할 중·고등학교 25개교를 6월 11일까지 공모한다. 이런 노력들로 일상에서 좀 더 자주 한복을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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