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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만세운동 기념식에서 자유의 소중함을 느끼다

2021.06.14 정책기자단 안준표

역사 속의 6월 10일이라면 아마도 대부분 1987년의 그날을 떠올리지 않을까? 민주화 운동이 뜨거웠던 그날이 나도 익숙하다. 하지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1926년의 6월 10일을 만나게 된다. 순종 황제의 장례식 날, 서울을 뜨겁게 달궜던 6.10만세운동. 지난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첫 정부 주관 기념식이다. 

근대사에서 1926년 순종의 인산일(장례일)에 열린 학생 중심의 6.10만세운동은 1919년 3.1운동과 1929년의 광주학생항일운동의 가교 역할을 하는 3대 독립운동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작년에야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고 올해 들어 첫 기념식이 열린다고 한다. 취재 차 행사장인 서울 중구 훈련원공원으로 향했다. 

훈련원 공원 가는 길
행사장으로 향하는 길에 안내판과 경찰이 보인다.


하늘은 잔뜩 찌푸렸다. 금세라도 빗방울이 내릴 것 같은 날씨에도 현장은 행사 준비로 북적였고 군데군데 경찰들도 보였다. 발열 체크, 비표 수령을 거쳐 행사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행사는 6.10만세운동을 기리는 의미로 정확히 6시 10분에 시작되었다. 행사 장소인 훈련원공원(조선시대 병사의 무술훈련을 강습하던 곳으로 1907년 8월에 군대가 해산됨에 따라 강제로 폐지된 이후 학교, 헌법재판소, 주차장 등으로 사용되다가 1997년에 준공)도 여러 의미를 담고자 신경 쓴 주최측의 노고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발열체크와 비표 점검후 입장한다
비표는 사전에 배포하고 엄격한 방역 조치가 이뤄졌다.


이번 기념식의 주제는 ‘모두의 만세! 완전한 희망이 되다’로 정해졌는데 이는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정치와 이념을 초월하여 조국 독립을 향해 하나가 되었던 결연한 의지가 지금의 자유 대한민국으로 이어졌음을 기억하기 위한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고 한다. 

독립유공자 및 유족, 정부 주요인사와 기념사업회 회원, 학생과 시민 등 90여 명이 참석한 이 행사는 조국 독립을 위해 만세를 불렀던 선열들의 정신을 계승하여 지금의 위기를 이겨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그날을 힘차게 열자는 뜻 또한 담고 있는데 식이 시작하자마자 흩날리는 빗방울 또한 조국 독립을 염원하던 선조들의 눈물처럼 느껴졌다. 

주제영상에 이은 통곡속에서 낭독
심훈 선생의 ‘통곡 속에서’를 국민배우 최불암 선생이 낭독하고 있다.


기념식은 여는 공연-국민의례-주제 영상-선언서 낭독-기념사-잇는 영상-기념공연-기념노래 제창에 이은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기념식 행사의 주역들은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중앙고등학교 출신이라는 것인데 6.10만세운동 자체가 중앙고등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학교 안에 역사관이 있을 정도로 중앙고와 만세운동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여는 공연에서 심훈 선생의 시 ‘통곡 속에서’ 역시 중앙고 출신인 국민배우 최불암 선생이 절절하게 읽어 주었다. 

독립 의지의 계승이라는 의미의 전달이 아닐까 한다.
라종일 회장의 기념사 낭독에 이은 선언문 전달이 있었다.


이어서 6.10만세운동의 의의를 알려주는 주제 영상이 상영되고 만세운동 10년 후인 1936년 김구 선생을 비롯한 한국국민당 명의로 발표된 10주년 선언서를 라종일 기념사업회장이 낭독 후 중앙고 학생대표 2명에게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선대의 뜻을 후배들에게 잇는 뜻깊은 자리였다. 

국무총리 기념사
김부겸 국무총리의 기념사가 있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6.10만세운동의 의의와 현재를 아우르는 기념사를 했으며 이어서 중앙고 재학생들이 만세운동에 참여한 선배들을 소개하는 시간과 고귀한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담은 영상을 같이 보았다. 계속 내리는 빗속에서도 참석자 모두는 95년 전의 그날, 만세 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던 그날로 돌아가는 듯했다. 

선배들의 역사와 후배들의 다짐이 영상으로 이어졌다.
선배들의 발자취와 후배들의 다짐. 의지는 세대를 뛰어넘어 전해진다.

팝페라 그룹 에클레시아는 올해 3.1절을 맞아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을 열망하는 선열들의 함성을 주제로 발표한 곡 ‘대한독립만세’와 새롭게 만들어진 ‘6.10만세의 노래’를 불러 주었다. 선조들의 독립을 향한 열망이 장중하고 엄숙한 선율의 노래에 실려 기념식장을 가득 메웠다. 

비오는 가운데 열창해준 팝페라그룹 에클레시아
팝페라 그룹 에클레시아는 장엄한 노래로 분위기를 달궜다.


마지막으로 기념식장에 모인 모두가 독립유공자 후손, 중앙고, 중동고 출신의 청년, 학생 대표의 선창에 따라 만세삼창을 하며 기념식을 마무리 했다. 손에 손에 들린 태극기와 우렁찬 만세 소리가 어우러져 잠시지만 불과 100년도 안된 그날의 역사 속으로 다시 돌아간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만세 삼창의 열기가 뜨겁다
만세의 열기가 뜨거웠던 그날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다.


행사가 모두 마무리 된 후 기념사업회의 이승철 상임이사와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30년간 언론인으로 재직한 이 상임이사는 “6.10만세운동은 당시 사회주의, 민족주의의 이념 갈등 속에서 결실을 맺은 만세운동이지만 상대적으로 저평가 돼 뒤늦게 국가기념일로 지정이 되었다”며 “앞으로도 관련한 당시의 사료 발굴과 지속적인 연구, 그리고 100주년 기념사업을 위해 할 일이 많다”고 전했다. 

이승철님 사진입니다.
6.10만세운동 기념사업회 이승철 상임이사.


‘자유를 부르짖으면 반드시 자유가 온다는 굳은 신념 아래서 자유를 얻기 위하여 한 것이다.’

기념식장에서 제일 마음에 들어와 박혔던 한마디다. 자유를 열망하면 자유를 얻게 될 것이라 믿었다는 저 순수하고 당찬 말 한마디. 나라 잃은 민족의 설움을 견디며 미래를 위해 공부해야 했던 당시의 학생들을 생각하면 자유라는 한마디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200여 명이 현장에서 체포됐고 감옥에서 고문을 당해 사망하기도 했다. 뻔히 그렇게 될 줄 알면서도 제 한 몸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부른 당시의 학생들을 생각한다. 나는 그럴 수 있을까? 

나라 잃은 민족의 설움을 느낀다
자유를 갈망한다는 것의 의미는 얼마나 뼈저리는 것인가.


우리는 독립된 주권 국가 대한민국에서 오늘을 살아간다. 외계인이 침공하면 나라와 인종, 이념과 성별을 떠나 뭉친다는 이야기가 있다. 서로 갈등하고 있는 지구촌이 외계인이라는 위협 앞에 비로소 하나로 뭉쳐 싸우고 이겨낼 거라는 우스갯소리인데, 당시 피 끓는 학생들의 마음속에는 일제가 무엇보다 먼저 타도해야 할 세력이었을 터. 그들에게 좌우의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었으랴. 

우리가 이런 우리의 역사를 잊지 않는 한 우리에게 더 찬란한 미래가 다가오지 않을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지만 우리에겐 잊혀졌던 역사까지 다시 살아오게 만드는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 마음 든든하다는 생각을 했다. 과거를 기억하고 교훈을 되새기는 우리들이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지금보다 더 밝게 빛나 세계 속에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내리는 비를 바라 보다 마음속으로 대한민국 만세를 외쳐 보았다. 



안준표
정책기자단|안준표
ayd1225@naver.com
아파트 일과 동네 일, 살아가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좀 더 살기 좋은 세상, 아이들이 마음놓고 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읽고 쓰고 행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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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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