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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휴가가 문제니?’… 4단계 격상 속 수도권 풍경

2021.07.14 정책기자단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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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푸릇푸릇한 잔디 위에서 축구를 보려나 싶었다. 얼마 전, 월드컵 경기장에 들렸을 때, 담당자는 7월쯤이면 관중 수도 늘리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물론 “코로나19 단계에 따라 변경될 순 있지만”이란 단서를 달았지만.

축구경기장 빈 관중석이 채워질 희망을 품었었다.
축구경기장 관중석이 채워질 희망을 품었었다.


언젠가부터 확진자 수가 심상찮았다. 해외에서 마스크를 벗으며 불어나는 확산세도 예사롭지 않았다. 각종 변이도 신경 쓰였다. 그렇게 생각하자, 여기저기 사람들이 많다는 게 느껴졌다. 누군가가 “아직 코로나19 안 끝났는데”라고 소곤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싶었던 4단계, 도시가 멈췄다

원격수업에 대한 공지와 문자가 왔다.
원격수업에 대한 공지와 문자가 왔다.


주말을 앞둔 아침. 스마트폰이 울렸다. 아이 학교였다. 당분간 야간자율학습을 하지 않는다는 문자였다. 곧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는 공지도 떴다. 

뒤이어 행사와 모임 등을 취소, 연기한다는 문자와 함께, 12일부터 수도권은 코로나19 최고 단계인 4단계로 격상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슬며시 택시 창문을 열었다. 더워도 코로나19에는 환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슬며시 택시 창문을 열었다. 더워도 코로나19에는 환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약이 있어 조심스레 택시를 이용했다. 차 안 라디오에선 4단계 격상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라디오를 듣던 운전기사는 “이제 일이 좀 풀리나 싶었는데” 하더니 “어째 사람이 많아 보이긴 했다”고 푹푹 찌듯 말했다. 4단계가 되면 뭘 해야 할까. 오래 에어컨을 틀어 놓은 공간에 환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살짝 창문을 열었다. 

오는 길에 과일가게에서 복숭아를 샀다. 복숭아를 담던 가게 주인은 요양원에 있는 어머니를 못 만나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면뿐 아니라 비대면(칸막이로 막고 지정된 곳) 면회까지 금지된 건, 코로나19 이후 처음이라고도 했다. 요양원 상황은 몰랐기에 저마다 어려움이 많겠구나 싶었다.   

그러자 속속 주변 사람들 생각이 났다. 7월 말 당장 군대에 갈 아들을 둔 친구, 휴가만 바라보고 일하던 선배 언니, 이사를 앞둔 친구도 떠올랐다. 당장 임대료가 막막했던 지인, 긴 병마와 싸우는 지인은 어떤 심정일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고치인 1615명을 기록한 14일 오전 대구 달서구보건소 의료진이 선별진료소 업무에 들어가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고치인 1615명을 기록한 14일 오전 대구 달서구보건소 의료진이 선별진료소 업무에 들어가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금 휴가가 문제겠어. 취소했지.”

일에 치여 살던 언니는 강원도로 떠날 여름휴가를 내내 손꼽아 왔다. 그렇지만 깔끔하게 취소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동생에게 문자를 보냈다. ‘4단계가 끝나 상황이 좋아지면 봐.’  돌 때도 못 본 조카가 그리웠지만, 너무 빨리(?) 크지는 않기를 바라며. 

수도권은 7월 12일부터 2주간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에 돌입했다. 사실상 잠시 모든 게 멈춰진 느낌이다. 아니 멈춰야 한다. 

정부는 특별방역 점검 회의를 통해, 이 상태로 확산세가 지속되면, 8월 중순 확진자 수가 하루 2331명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 현 4단계 시행이 효과를 거두면, 2주 후부터 확진자 수가 감소, 8월 말에는 600여 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빈 교실이 쓸쓸해보였다.
빈 교실이 쓸쓸해 보였다.


“2학기에는 맘 편히 학교에 보내고 싶어. 울 애가 워낙 반 친구들을 좋아하거든.”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를 둔 친구가 아쉬워했다. 친구들과 지내는 게 재미있어 여름방학이 늦게 왔으면 하던 아이는 앞선 12일부터 컴퓨터로 친구를 보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2학기 수업이 40여 일밖에 남지 않았다. 2학기 전면 등교도 지금 상황에 달려있다. 어느 부모든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하길 바라는 마음은 같다. 뿐만일까. 삶의 위기에 놓인 사람들, 요양원이나 병원에서 서로 만나지도 못한 채 사투를 벌일 환자와 가족들이 안타까워서라도 확산세가 멈추면 좋겠다. 

혼란스럽지 않고 안심하고 보내며 안전하게 공부할 날을 꿈꾼다.
코로나19 걱정 없이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날을 꿈꾼다.


경비 아저씨에게 급히 인사하며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지친 내 표정을 읽은 듯 “피곤하시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말을 이었다.

“제가 병원에서 수치가 안 좋다기에 엊그제 검사를 받았거든요. 온종일 별생각이 다 들었는데, 좀 전에 괜찮다는 연락이 왔어요. 참, 사람 변덕스러워서. 하루 사이에 천국과 지옥을 오간 것 같다니까요. 뭐 그러고 나니, 앞으로 어려운 상황이 됐지만, 잘 견뎌낼 수 있을 거 같아요.”

다행이라는 대답을 하고 봉지 속 복숭아 하나를 꺼내 건넸다. 같은 건물이라도 당분간은 만나기 쉽지 않을 테니.

친구가 보내준 교과서. 친구 딸이 안심하고 등교를 할 수 있기를.
친구 딸이 안심하고 등교를 할 수 있기를.


무더운 날씨와 코로나19로 모두가 피로하고 지쳐 있다. 그렇기에 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 건, 꼭 피하고 싶다. 누구나 확산세가 누그러지길 바라니까. 기적을 바랄 순 없어도 방침을 지켜 좀 더 가까워질 수는 있지 않을까. 모쪼록 2학기는 우리 아이들은 물론, 처음으로 학교에서 2학기를 맞을 친구 딸이 즐겁게 등교하는 걸 보고 싶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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