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안에 새롭게 적용되고 있는 스마트 기술을 보면 꼭 필요했던 기술을 실제로 이용하게 됐다는 고마움이 크게 든다. 그만큼 도시 생활에서 불편하고 불안했던 부분을 찾아내 개선하는 임무를 스마트 기술이 해내는 것이다.
내가 이미 누리고 있는 기술들도 있지만 신문에서 낯선 용어로 접하던 다른 도시의 스마트 기술도 궁금했다. 마침 7월부터 8월말까지 진행되고 있는 한국판 뉴딜 국민체험행사 중 국토교통부의 스마트시티 온라인 투어를 통해 6개 도시에 구현된 서비스를 두루 체험하는 기회를 누렸다.
교통 분야 스마트화가 돋보인 세종시. |
한국판 뉴딜 국민체험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11개 부처가 참여해 6개 분야 29개 행사로 진행된다. 그 중 하나로 7월 19일부터 23일까지 스마트시티 누리집(https://smartcity.go.kr/)에서 열린 온라인 체험은 전국 스마트 챌린지 사업지를 둘러보는 새로움을 줬다.
먼저 세종시를 체험해 봤다. 시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교통 분야의 스마트화가 돋보였다. 버스정류장 위치에 관계없이 실시간 버스 호출이 가능한 수요응답형 모빌리티 서비스 ‘셔클’, 음성 안내와 바닥 신호등이 있는 스마트 횡단보도, 중앙공원 안의 자율주행 셔틀이 도시 안의 이동을 편리하게 해 주고 있다. 3중 유리와 태양광 발전으로 일반 아파트보다 약 65%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는 제로에너지 주택단지 ‘로렌하우스’는 공과금 절약에도 기여할 수 있어 기대가 된다.
부천시의 지하철역 미세먼지 저감장치. |
경기도 부천시는 미세먼지 정보 서비스를 지하철역만이 아니라 동네, 공업단지, 통학로에서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지하철역사 안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고 자동으로 미세먼지 저감장치를 작동해 쾌적한 대중교통 환경을 만든다. 자동차로 나서는 방문객과 나들이객은 주차 고민 없이 이동해도 좋을 것 같다. 공공과 민간주차장을 통합해 지도 화면에서 주차권 선택부터 결제까지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대전 전통시장의 드론 스테이션 기반의 무인 감시체계 서비스. |
대전은 전통시장의 노후된 설비를 안전에 집중된 스마트 기술로 높였다. 드론 스테이션을 기반으로 실시간 사고 현장을 파악하는 무인 감시체계 서비스라 빠른 대처가 가능해 보인다. 또 중앙시장은 315개 점포에 전기화재 사전감지 센서를 적용해 전기 안전 상태와 전력 소비량을 상인이 직접 확인하게 됐다. 지역의 전통을 지켜가는 공간에 첨단 안전시스템이 더해져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기술이 될 것 같다.
교통약자를 위한 배리어 프리 키오스크가 있는 부산. |
교통약자를 위한 서비스를 잘 구축해 둔 곳은 부산이다. 배리어 프리 키오스크는 현재 부산에만 있는 실내 내비게이션으로 음성 안내와 점자, 수어, 디지털트윈 기반 3D 길 안내를 해준다. 버스정류장도 스마트 버스정류장으로 진화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 추위는 막도록 쾌적하게 조성되었다. 주거면에서는 스마트 헬스, 스마트 병원, 스마트 쇼핑까지 스마트 기술의 집합체인 스마트 빌리지가 올해 말 첫 입주를 대기하고 있다.
약자의 안전을 위한 스마트 기술을 구축한 안양. |
약자를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 안양의 스마트 기술도 소개되었다.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거나 수도 사용량 실시간 센서를 통해 안전 상태를 확인하는 ‘독거노인 보호서비스’는 어르신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지금, 꼭 필요한 서비스로 여겨진다. ‘여성안심 귀가서비스’도 휴대폰과 연동되어 있다. 위험 상황이 생겼을 때 핸드폰을 흔들거나 여성안심 앱의 비상버튼을 누르면 위치 정보가 도시운영센터로 연결되고, 신속한 경찰 출동으로 연결된다고 하니 든든하다.
스마트시티 기술은 지역 시민만이 아니라 방문객을 위한 관광 서비스로도 가이드 역할을 하게 된다. 강릉의 스마트시티 기술은 골목상권을 활성화하는 스마트 관광도시와 결합했다. 휙파인패스 앱에서는 약 50개 음식점 예약 주문이 가능하고, 서울에서 강릉까지 이용할 모든 교통수단 결제가 된다. 터미널에서 숙소로 짐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 예약도 되고, 전기자동차와 자전거도 예약되니 낯선 도시라도 어려움 없이 둘러볼 수 있을 것 같다.
한국판 뉴딜 국민체험행사 스마트시티 온라인 투어. |
스마트시티 온라인 투어는 짧은 드라마 형식이라 기술이 적용되는 현장과 전문 용어를 흥미롭게 확인할 수 있었고, 시청 완료 인증 이벤트에 참여하는 상호작용의 즐거움이 있는 체험이었다. 이렇게 전국 6개 스마트시티를 방 안에서 편하게 둘러보는 것도 좋은 기회였지만,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는 데서 디지털 포용을 누린 기분이다.
특히 첨단기술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처럼 소외될 수 있는 지역에 결합된 점, 그리고 약자를 위한 서비스로 구축된 것을 보고 스마트시티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게 됐다. 편리함만이 아니라 안전과 재해 예방, 환경을 위한 디지털 뉴딜-스마트시티 확산 사업을 기대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최유정 likko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