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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년 맞은 국민의 ‘사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2021.08.24 정책기자단 조송연

불합리하거나 억울한 일이 있을 때, 국민신문고와 같은 민원 창구를 이용합니다. 하지만, 민원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복잡한 법적 문제가 얽혀있거나, 관련 법이 미비해 있는 사유 등 다양합니다. 억울하거나 분한 사연은 주로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는데, 언론에 알리지 못한 수많은 이야기들은 그렇게 묻히고 맙니다.

답답한 마음을 청와대가 들어주기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이었던 지난 2017년 8월 17일 정부는 국민의 질문에 직접 답변한다는 취지로 청와대 홈페이지를 개편했고, 8월 19일부터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받았습니다. 정책 제안부터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풀어내는 목소리까지. 조선시대 신문고의 재림을 보는 듯했습니다.

국민청원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습니다.
국민청원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습니다.(이하 사진 출처=청와대)


어느덧 4주년을 맞은 국민청원. 청와대에 따르면 국민청원 게시판엔 지난 4년 동안 하루 평균 725건의 청원 글이 올라왔습니다. 국민청원 게시판을 찾은 일평균 방문자는 33만 명에 달했고, 하루 평균 동의자 수는 14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100만 건을 넘겼던 청원 내용 중 가장 많이 등록된 분야는 정치 개혁이었고, 보건복지와 인권·성평등, 안전·환경 분야가 뒤를 이었습니다. 104만 건에 달하는 국민청원 중 정부 관계자의 답변 기준인 20만 명의 동의를 받은 글은 257건으로 집계됐는데요. 257건 중 47%를 차지하는 청원은 사건사고 피해자 보호 및 가해자 처벌과 같은 진상규명 관련 청원이 기록했습니다.

국민청원은 단순 청원에서 끝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논의를 거쳐 입법까지 이르렀다는 점이 기존 청원, 민원 제도와는 달랐습니다. 국민 공감대를 얻었던 사안은 빠르게 법률화됐고, 현재 국민청원이 낳은 법들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국민청원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었고, 국민은 국민청원을 통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국민청원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었고, 국민은 국민청원을 통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국민청원이 인상 깊었던 이유가 제도화에 있었습니다. 법의 사각지대를 보완해 제 2의 피해자가 없도록 국민청원이 그 역할을 했다고 보는데요. 실제 국민청원을 통해 제 삶이 바뀌었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수많은 국민청원의 내용 중 첫 번째는 윤창호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18년 9월, 휴가 나온 군인이 음주운전자에게 목숨을 잃었는데, 당시 음주운전 사망자를 낸 피의자가 받은 형량이 평균 1년 6개월에 그치자 지인들은 군인의 사연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음주운전 사고로 사망한 윤창호 군의 이름을 따 윤창호법이 제정됐습니다.
음주운전 사고로 사망한 윤창호 씨의 이름을 따 윤창호법이 제정됐습니다.


이후 음주운전 가해자에 대한 처벌 법률 개정안이 국민적 공감대를 이뤘고, 법원에서도 징역 6년을 선고했습니다. 저도 해당 청원에 동의한 기억이 나는데요. 이 사건으로 고(故) 윤창호 씨의 이름을 딴 윤창호법이 만들어졌습니다.

윤창호법에 따라 음주운전 사망자를 낸 피의자는 최저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지도록 했고, 사람을 다치게 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에 처하도록 한 것을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으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음주 기준의 혈중알코올농도를 0.05%에서 0.03%로 낮췄으며, 2회 적발시 3년 동안 면허를 따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 시행 넉 달 뒤인 2019년 4월 자료에 따르면, 2018년에 비해 1월에서 3월까지의 음주운전 단속 건수가 약 2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역시 35.3%나 감소해 음주운전 사고가 전체적으로 크게 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 현장(출처=대구중부경찰서)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 현장.(출처=대구중부경찰서)


가장 기억나는 국민청원은 ‘텔레그램 n번방’. 2020년 3월 텔레그램 n번방 관련 보도가 나간 직후 카카오톡 메신저에는 n번방 청원에 동의해 달라는 메신저가 가득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지인들도 매우 큰 관심사였습니다. 한 지인은 한 번도 국민청원에 동의하지 않았는데, n번방 사건에 분노하며 직접 링크를 친구들에게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n번방 사건과 관련한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 수를 합하면 744만 명에 달했고,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청원 글은 270만 명이 동의했습니다. 저 역시 n번방 관련 국민청원의 대부분을 동의했습니다.

n번방 관련 청원은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n번방 관련 청원은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았던 n번방. 국민청원에서 국민들은 분노했고, n번방 방지법과 주요 피의자 신상 공개 등 법적으로 명문화되지 않았던 디지털 성범죄를 명문화했고, 아동 대상 성범죄 처벌을 강화했습니다.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청원 도입 4주년을 맞아 직접 답변을 하기도 했습니다. 공개된 특별영상에서 그동안 운영 성과를 소개하고,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해 답변을 받지 못했던 필수업무 종사자 처우 개선과 난임 치료 지원, 자궁경부암 백신 지원 등에 대한 내용을 직접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한 청원을 직접 답했습니다.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한 청원을 직접 답했습니다.


어디 말할 곳 없어서 답답했던 국민에게 ‘소화제’, ‘사이다’ 역할을 톡톡히 했던 청와대 국민청원. 앞으로도 국민이 마음껏 말할 수 있는 소통 창구가 되길 바랍니다.



조송연
정책기자단|조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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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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