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모더나야? 화이자야?”
18~49세 연령층에 대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본격 시작됐다. 오랜만에 친구가 SNS를 통해 안부를 물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느냐는 물음에 추석 지나서 맞을 거라고 하니, 바로 이렇게 묻는다. “모더나야? 화이자야?”
뭐 “자장면이냐? 짬뽕이냐?”도 아니고 “부먹이냐? 찍먹이냐?”도 아닌, 내가 맞을 백신의 종류를 묻는데, 갑자기 헷갈린다. 백신 종류도 선택할 수 있는 건가? 그래서 되물었다. “넌 뭐 맞는지 알아?” 꼼꼼한 친구는 예약한 병원에 전화했더니 화이자란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백신의 종류가 무엇이든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의외로 백신의 가격부터 효능까지 이래저래 비교한 글이 눈에 띄었다. 아, 사람들이 이런 걸 꽤 궁금해 하는구나 싶으면서, 당장 맞을 백신에 대해 나 역시 너무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질병관리청에서 예방접종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는 문자가 왔다.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 일정을 추석 전으로 앞당길 수 있다는 안내 문자를 받았다. |
부랴부랴 예방접종 예약을 앞당겼다. 어렵지 않았다. 기존 예약을 취소하고 다시 예약했는데 일정도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더 가까운 병원에서 맞을 수 있다. 정책기자단 활동을 하며 백신에 대한 정보는 웬만큼 챙겨봤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맞으려니 궁금한 것이 많다.
주로 백신을 맞고 난 후 건강 상태에 대한 걱정이다. 손 위 언니는 보건소에 근무해서 벌써 2차까지 접종을 마쳤다. 두통이 사흘 정도 계속돼 약을 먹고 괜찮아졌다는 얘길 들었고, 병설유치원 돌봄선생님인 친구는 1차를 맞고 미열이 올라 고생을 좀 했고, 2차 때는 주사를 맞은 팔에 근육통만 있고 다행히 잘 지나갔는데 가끔 멍해질 때가 있다는 후일담을 전한다. 자주 들어가는 온라인 카페에도 최근 비슷한 염려를 하는 글이 꽤 올라온다.
온라인 커뮤니티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건강 이상에 대한 걱정을 담은 글이 많이 올라온다. |
질병관리청 누리집에는 분명 답이 있겠지 싶어 찾아봤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문답 코너에 백신을 처음 맞는 사람들이 궁금해 할만한 질문과 답이 잘 정리돼 있다. ‘백신 종류를 선택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최대한 빨리 많은 국민에게 백신 접종을 하고 접종 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며, 유럽과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백신 선택권은 인정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에 관한 문답.(출처=질병관리청 누리집) |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해서도 질문과 답변이 상세히 나와 있다. 백신의 종류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이상반응을 한눈에 알 수 있게 정리하고 있다.
백신 이상반응.(출처=질병관리청 누리집) |
그밖에 이상반응이 나타났을 때 대처법 또한 알 수 있다. 어떤 해열진통제를 먹어야 하는지, 접종 후 의사 진단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경우는 언제인지 등, 더 많은 질문과 답변은 질병관리청 누리집(https://ncv.kdca.go.kr/)을 참고하면 된다.
질병관리청은 예방접종 전 꼭 알아야 할 5가지로, 첫째 건강 상태가 좋을 때 접종하기, 둘째 예방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증상 알아두기, 셋째 이상반응에 대한 대처 방법 알아두기, 넷째 예방접종 후 무리한 활동 하지 않기, 다섯째 예방접종을 받았더라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예방수칙은 지켜야 한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예방접종 전 알아야 할 5가지를 홍보하고 있다. |
초보 운전자이던 때가 생각난다. 비 오는 날 와이퍼를 켤 줄 몰라 당황한 기억, 주유구 여는 버튼이 어디 있는지 몰라 얼굴 빨개진 기억 등. 그래서 두꺼운 자동차 매뉴얼을 꺼내놓고 줄을 치며 봤던 기억이 난다.
코로나19 백신도 사용 설명서가 필요하다. 알고 나면 염려도 덜하고 혹시 문제가 생겨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 누리집을 일일이 살펴볼 시간이 없다면, 적어도 불안을 부추기는 가짜 정보에 현혹되지는 말자. 지금으로서는 예방접종 말고는 우리 사회가 코로나19로부터 더 안전할 방법은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