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아버지 생신이다. 해마다 어떤 선물을 드리면 좋을지 결정하는 일이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지는데 올해에도 그 숙제를 푸느라 수고를 조금 했다. 봉투를 드리면 쉽게 해결될 일이지만 그래도 선물이라는 것이 받는 사람을 생각하며 고르는 정성 또한 담고 있다 생각하기에 때마다 고민을 하게 된다.

아마 이런 경험을 누구나 한두 번쯤은 해봤을 법하다. 주변 어른의 생신이나 은사님을 찾아뵐 때, 혹은 다소 격식 있는 인사 자리에 나갈 때 등등 어떤 선물을 준비하면 좋을지 생각해보게 되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비싼 것은 받는 이, 주는 이 모두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은 선물로 적당치가 않다. 이번에도 아버지 생신 몇 주 전부터 틈날 때마다 괜찮은 선물이 있는지 검색해보고 백화점이나 마트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둘러봤지만 마땅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어 초조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지난 2016년에 개최된 우수문화상품 전시회 현장.(출처=정책브리핑).

그러던 중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21년 우수문화상품을 지정해 발표했단 소식을 듣게 됐다. 선물을 찾아 이리저리 살피던 중이라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확인해보니 우수문화상품 지정은 지난 2016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제도로 우리나라의 문화적 가치가 담긴 우수상품을 공식적으로 지정하고 국내외 확산을 지원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2021년에는 지난 5월 3일부터 21일까지 공모가 진행돼 476점이 접수됐고 이를 대상으로 각 지정 분야 전문가들이 원료, 제조기술, 상품성 등 상품의 품질과 시장성을 평가하는 1차 심사와 상품의 이야기, 생산철학 등을 평가하는 2차 심사를 거쳤다고 한다. 

이를 통해 공예, 디자인상품, 한복, 문화콘텐츠, 식품, 한식 등 6개 분야 총 57점이 지정됐다고 하는데 꼼꼼한 평가 과정을 거치는가 하면 상품의 스토리텔링 등도 고려해 선정한 만큼 우수문화상품의 가치를 믿을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우수문화상품의 지정마크로 활용되고 있는 K-리본 마크.(출처=https://kribbon.kr/)

지정된 우수문화상품을 상세히 보니 공예 분야에서는 이인화의 ‘소만 커피도구’ 등 14점, 디자인상품 분야에서는 지희승스튜디오의 ‘전통책 만들기 꾸러미’ 등 6점, 한복 분야에서는 늘사랑의 ‘가을밀밭원피스’ 등 20점,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는 ㈜그래피직스의 ‘허풍선이 쇼’ 4점, 식품 분야에서는 교동씨엠의 ‘오죽헌’ 등 12점, 한식 분야에서는 삼대인천게장의 ‘알품게 알배기 간장게장 정식’ 1점 등이 있었다.

그렇다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우수문화상품은 어디서 만나볼 수 있을까? 그간 선정된 우수문화상품의 목록은 대표 누리집(http://www.kribbon.kr)과 분야별 대행 기관인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식진흥원의 누리집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고 한다.

2020년 우수문화상품으로 지정된 바 있는 신도아트의 나전칠기 사진첩.(출처=http://www.kribbon.kr)

접속해 둘러보던 중 지난 2020년에 우수문화상품으로 지정된 나전칠기 사진첩이 눈에 들어왔다. 코로나19로 마음껏 여행을 다니지 못하고 계신지라 잠시라도 기분을 내실 수 있도록 지난 사진들을 이용해 조만간 앨범 한 권 제작해드려야지 마음먹고 있었던 터였다. 

상품설명 하단에 상세 정보가 적혀있어 해당 회사 이름을 검색해보니 온라인 상점이 오픈돼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바로 구입할 수 있지는 않은 듯해 일단 판매처에 문의를 해 놓고 기다리는 중이다. 아버지의 여행 사진들을 인화해 준비해 놓고 있다가 사진첩을 받으면 정성스레 끼워 편지와 함께 선물해 드릴 계획이다. 

2021년 우수문화상품 중 공예 분야에 지정된 상품들 목록.(출처=http://www.kribbon.kr)

한편 평소 방문하는 쇼핑몰이나 마트 등에서는 만나보기 어려운 상품들인지라 우수문화상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또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특별한 매력이 느껴져 격식 있는 선물이 고민될 때 이를 참고해보면 괜찮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문화적 가치를 담은 상품을 우수문화상품으로 지정하고 이의 브랜드 마케팅을 지원하는 등 문화산업의 진흥을 위해 시행되는 우수문화상품 지정제도에 대해 알게 돼 유익한 기회였다. 

해마다 우수문화상품을 지정해 온·오프라인으로 홍보 및 유통을 지원해준다고 하니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이라면 이 제도를 눈여겨보고 잘 활용해보길 권하고 싶다. 나아가 한국적 감수성을 담은 우수한 상품들이 궁금하다면 대표 누리집(http://www.kribbon.kr)에 한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정책기자단|한아름
hanrg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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