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니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네~’

요즘 드는 생각이다.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선진국이 국가적 목표였다. 선진국(advanced countries, 先進國)은 영어나 한자 뜻을 보면, 모두 앞서 나간 국가다. 

그렇다면 어떤 나라를 선진국이라고 할까? 딱히 정해진 것은 없다. 1인당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가 높은 국가가 선진국일 가능성이 크다. 위키백과에서 선진국을 검색해보니, 2015년 총 명목 GDP 1조 달러 이상 10개 선진국은 대한민국, 독일, 미국, 스페인,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프랑스다. 다만 대한민국의 경우 여러 기관에 의해 대체로 선진국으로 분류되어 있으나 투자 가치 부문에서 선진국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9월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출처=청와대)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공식 인정한 것은 유엔이다. 지난 7월 2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우리나라를 그룹 B(선진국)로 지위 변경하는데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한국이 그룹 A(아시아·아프리카)에서 벗어난 것이다. 유엔의 도움을 받던 한국이 유엔 가입 30년 만에 선진국이 된 것은 세계가 놀라는 일이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가 한국의 글로벌 혁신지수(Global Innovation Index)를 세계 5위로 평가했다.(출처=정책브리핑)

한국을 선진국으로 인정한 것보다 더 기분 좋은 뉴스가 있다. 지난달 9월 20일(한국시간) 또 다른 유엔 산하 기구인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가 한국의 글로벌 혁신지수(Global Innovation Index)를 세계 5위로 평가했다. 2020년 세계 10위에서 다섯 계단을 뛰어 세계 5위다. 그것도 일본, 중국보다 높은 아시아 1위라니 한국인으로 자긍심을 가져도 좋다.

혁신(革新)의 사전적 의미는 잘못된 것, 부패한 것, 만족스럽지 못한 것 등을 고치는 것을 말한다. 즉, 묵은 관습, 조직, 방법 등을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방법으로 새롭게 하는 것이다. 

한국의 혁신지수 세계 5위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했기 때문이다.(출처=정책브리핑)

우리나라는 어떻게 해서 혁신지수 세계 5위가 됐을까?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한국의 혁신지수 세계 5위 평가 결과를 보고 네덜란드 철학자 스피노자의 명언이 생각났다. 

사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세계가 몸살을 앓던 때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미래를 위해 과감히 투자했다.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 무슨 투자냐고 할지 모른다. 그런데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판 뉴딜은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를 미래 지향적으로 새롭게 변화시키겠다는 약속이다.(출처=한국판 뉴딜 누리집)

그 대표적인 게 한국판 뉴딜이다. 이는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를 미래 지향적으로 새롭게 변화시키겠다는 약속이다.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휴먼 뉴딜, 지역균형 뉴딜 등이 10대 대표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든 한국판 뉴딜 추진으로 이제 이런 용어들에 익숙해졌다.

그중 디지털 뉴딜만 잠깐 언급하겠다. 디지털 뉴딜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 주변에 있다.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는 K-방역이 생각난다. 마스크 대란 때 스마트폰으로 마스크 재고가 있는 약국을 찾았고, 코로나19 잔여 백신이 있는 병원을 편리하게 찾아갈 수 있었다. 이게 다 디지털 뉴딜 덕분이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 디지털 뉴딜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출처=정책브리핑)

여기에 최근에는 메타버스·지능형 로봇이 등장하고, 교통과 방범 등 CCTV와 연계한 통합플랫폼이 구축되는 등 스마트 시티가 조성되고 있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 디지털 뉴딜로 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WIPO가 한국의 혁신을 높게 평가한 이유는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이러한 투자가 무형자산의 창출, 확산으로 활발히 이어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혁신지수에서 역대 최고인 세계 5위, 아시아 지역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출처=세계지식재산기구(WIPO) 홈페이지)

우리나라는 7개의 평가 분야 가운데 미래에 대한 투자를 평가하는 인적자본·연구 분야에서 3년 연속 세계 1위를 지켰다. 또한 국내외 지식재산권 출원 증가 등으로 혁신 활동의 성과를 측정하는 산출부문 2개 평가 분야가 지난해 10등에서 올해 5등으로 크게 올랐다. 

WIPO 국제특허출원을 보면, 지난해 한국은 전년도 대비 5.2% 증가했다. 독일을 제치고 11년 만에 국제특허출원 순위 4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게 무슨 의미냐 하면, 부존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지식재산 측면에서 큰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한국의 높은 교육열이 제대로 성과를 낸 것이 아닐까 싶다.

혁신지수 세계 5위가 된 것은 매일 혁신한 덕분이다.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내일도 모레도 일일신(日日新) 우일신(又日新) 해야 한다.(출처=정책브리핑)

1997년 우리는 IMF 외환위기로 국가 부도 사태를 맞았다. 모두가 어려웠다. 하지만 우리는 1년 만에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극복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사례다. 금 모으기 동참 등 전 국민의 노력 덕분이다. 그런데 IMF가 한국을 선진 경제국으로 분류했으니 감회가 새롭지 않은가.

‘하루를 새롭게 바꾸면(苟日新), 매일 새롭게 바꾸고(日日新), 새로운 것도 또 새롭게 바꾸어야 한다(又日新)’

혁신을 언급할 때 많이 사용하는 고전이다. 지금 한국은 매일 새롭게 바꾸고 새로운 것도 또 새롭게 바꾸고 있다. 치열한 국제 경쟁 속에서 혁신하지 않으면 퇴보하기 마련이다. 대한민국이 선진국, 그리고 혁신지수 세계 5위가 된 것은 매일 혁신한 덕분이다.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내일도 모레도 일일신(日日新) 우일신(又日新) 해야 한다.

정책기자단|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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