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볕이 따스하던 날,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문래, 날다’를 찾았다. ‘문래, 날다’는 학교 밖 청소년들의 전용공간으로 청소년들이 모여 학업 복귀나 사회 진입을 위한 활동 등을 하는 공간이다. 문래동은 잘 알려져 있듯이 전통적인 공구 상가나 공장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 그곳에서 한 건물 3층에 있는 ‘문래, 날다’를 보고 반가운 맘에 서둘러 계단을 올라갔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있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문래, 날다’. |
건물은 허름했지만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거짓말처럼 너무 화사하고 상큼한 공간이 나타났다. 오늘 ‘문래, 날다’를 찾은 것은 공간을 직접 보고, 또 여기서 어떤 활동들이 이뤄지는지, 또 ‘학교 밖 청소년 건강검진’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화사하고 깨끗한 ‘문래, 날다’의 내부 모습. |
학교 밖 청소년 건강검진 팸플릿 이미지. |
‘학교 밖 청소년 건강검진’은 말 그대로 학교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청소년들이 무료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사실 학교 안에 있는 학생들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고 있지만, 학교를 나오는 순간 그들의 건강에 대해 관심이 멀어질 수 있다. 우선, ‘학교 밖 청소년 건강검진’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소개한다.
학교 밖 청소년 건강검진 팸플릿 이미지. |
학교 밖 청소년 건강검진 대상은 말 그대로 학교에 다니지 않는 학생들 중 9~18세 청소년이다. 건강검진 신청은 가까운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를 방문하거나 우편, 전자메일로 가능하다. 신청서 서식은 꿈드림 홈페이지(www.kdream.or.kr)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신청할 때는 학교 밖 청소년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1부와 본인임을 증빙할 수 있는 서류(청소년증 등)가 필요하다. 다만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이용자나 대안교육시설 재학생은 증빙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건강검진은 연중 가능하다. 검진표와 신분증을 가지고 검진표에 기재된 가까운 검진기관에 가서 받으면 된다.
꿈드림 상담사와 인터뷰하는 모습 |
이순정 상담사(꿈드림 통합지원팀)와의 인터뷰를 통해 더 많은 얘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Q. 이렇게 좋은 취지의 사업을 많은 학생들이 알고 있나요?
A. 저희 청소년지원센터에 소속되어 있는 학생들에게는 연락을 취해 건강검진에 대해 의사를 묻고 신청서를 받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도 홍보를 하고 있고요. 대략 올해 7월 기준으로 전국 7000여명의 학생들이 건강검진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Q. 모두 다 건강검진을 받으면 좋을 텐데요. 받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까요?
A. 관심은 있어서 신청서까지는 쓰는데 실제로 받는 학생이 적습니다. 성인들도 귀찮아서 차일피일 미루기도 하잖아요. 아이들도 귀찮아 하는 경우가 많고, 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엔 시간을 맞추기가 힘드니까요.
Q. 학교 밖 청소년 검강검진에서 특이한 점이 있다면요?
A. 혈액, 구강검진 등은 기본검사이고요. 상담, 매독, 임질 등은 선택검진입니다. 여기서 의심되는 경우에는 확진검사를 통해 세밀한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Q. 무료인가요? 건강검진 후에 치료가 필요하면 어떻게 하나요?
A. 네, 여성가족부의 지원으로 전액 무료입니다. 검진 후 치료는 본인 부담이 원칙이지만, 저소득층의 청소년은 상담 후 ‘위기청소년 특별지원사업’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꿈드림 홈페이지. |
학교 밖 청소년들이 건강검진을 받는 데 가장 걸림돌은 건강검진을 신청하고 실제로는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경우다. 이럴 때는 찾아가는 건강검진 서비스를 지원하는 게 효율적이다. 찾아가는 건강검진으로 시행할 경우 90% 이상이 검진을 받을 수 있어 지원센터에서는 앞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건강검진을 받은 후의 반응도 궁금했는데 청소년이 쓴 검강검진 수기를 보면 ‘당뇨병인 줄도 모르고 지냈는데 판정을 받게 되어 병을 알게 되었고, 덕분에 먹는 것부터 관리하고 있다’는 수기가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한다고. 오늘 와서 설명을 들으니 더 많은 청소년들이 늦지 않게 건강검진을 받고 건강한 청년들로 씩씩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문래, 날다’의 공부방. |
꿈드림(청소년지원센터)은 이렇게 학교 밖 청소년 건강검진을 지원하는 것 외에도 자퇴를 고려하는 친구들에게 상담을 진행하기도 하고, 검정고시 준비를 지원하거나, 직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도 한다.
바리스타 자격증 수업을 위한 커피머신. |
오늘 인터뷰가 진행된 ‘문래, 날다’에서도 다양한 활동들을 지원하고 있는데, 특히 이곳에서는 사회 적응을 위해 바리스타, 네일아트, 컴퓨터 자격증 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가능할 경우 인턴십도 진행하고 있단다.
‘문래, 날다’의 벽면에 붙어있는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알림 정보. |
이외에도 1년에 한 번 졸업식을 진행하거나, 또 센터 이용을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1일 클래스를 운영하기도 하면서 가능한 학교 밖 청소년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찾아올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있다고 한다.
‘문래, 날다’에 청소년들이 수업시간에 작업한 소품들이 가득하다 |
학교 밖의 또 다른 학교 같은 청소년지원센터. 학교 밖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은 다양한 이유로 소외당할 수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문래, 날다’ 같은 청소년지원센터가 있어 그들의 손을 잡아주고, 건강과 진로, 적성, 꿈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하고 있다는 점이 취재를 하는 내내 뿌듯했다. 건강한 청소년이 건강한 청년이 되고, 또 그들로 인해 건강한 대한민국이 된다는 확신이 들어 든든해진 하루였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최경숙 copygo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