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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근무복, 한복 교복의 매력에 스며들다

2022.02.15 정책기자단 김윤경

원래 화려한 미(美)보다, 스며드는 매력에 더 여운이 크다지 않던가. 한복의 은은한 색감이 우아한 멋을 자아낸다. 우리나라 고유의 색인 오방색을 섞은 간색이 쓰였기 때문이다. 더해 편안함까지 갖췄다. 한복은 입을수록 몸에 맞고 아름다우면서 편한 옷이다. 

요즘 한복 근무복과 한복 교복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럴 때마다 기쁘다. 어릴 때와 달리 학생 때는 한복을 입기 어려운데, 학생 때부터 한복을 입는다니 부럽기도 하다. 

한복 근무복, 한복 교복 전시회가 열리는 문화역 서울 284.
한복 근무복, 한복 교복 전시회가 열리는 문화역서울 284.


이런 한복 근무복과 한복 교복을 직접 볼 수 있는 전시가 있다. 2월 9일부터 24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에서는 ‘한복 근무복, 한복 교복 전시회’를 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은 일상 속 한복 문화 확산과 한복 업계 판로 개척을 위해 한복 근무복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종사자와 패션 전문가 의견을 반영, 2020년에는 문화예술업, 2021년에는 관광숙박업을 주제로 150여 가지 한복 근무복 디자인이 탄생했다. 또한 2021년 국립한글박물관, 국립부산국악원, 세종학당재단, 주 터키 한국문화원 등 여러 곳에서 한복 근무복을 도입했다. 

한복 근무복 전시는 예전 양식당 대그릴에서 열리고 있었다.
한복 근무복 전시는 예전 대식당 그릴에서 열리고 있었다.


전시회로 가볼까. 문화역서울 284 2층. 빨간 융단이 시선을 끈다. 오래전 대식당 그릴이 있었던 곳에는 한복 근무복을 전시했다. 근무 형태에 맞게 안내직원복과 문화해설사복, 주방근무복 등으로 구분해 놨다. 가운데 상에서는 도록을 볼 수 있고, 다양한 옷들이 걸려 있어 걸쳐볼 수 있게 돼 있다. 또 사전예약을 통해 기관 등의 상담도 하고 있다. 

한복 근무복 2.
호텔 접수처 안내 직원들을 위한 한복 근무복.


보통 근무복은 제복이라 세련되지만, 딱딱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한복 근무복은 세련되면서도 정겹다. 처음 봐도 친근한 느낌은 이미 우리가 민족 고유의 떡살무늬나 단청 문양 등을 보고 자라서가 아닐까. 

편해보이는 흰색 셔츠는 옷깃을 열어보니 전통문양이 보였다.
편해 보이는 흰색 셔츠는 옷깃을 열어보니 전통문양이 보였다.


셔츠 옷깃 단추를 열자, 전통문양이 보였다. 혹 입는 사람만 알 수도 있으려나. 이렇게 살포시 숨겨진 매력이야말로 허를 찌른다. 문득 흥미가 생겨 모든 옷을 차근차근 살폈다. 옷마다 감춘 듯한 한복 요소를 발견하는 즐거움이 시간을 잊게 했다.  

한복 근무복 1.
한복 근무복.


물론 편한 걸 포기할 순 없다. 특히 요즘은 자연스러운 걸 찾는 시대니 말이다. 나 역시 점점 편한 옷이 좋다. 한복 근무복 바지를 펼쳐보니, 집에서 뒹굴거려도 될 만큼 편해 보인다. 해설사 및 기념품 판매직원을 위한 근무복이다.  

한복생활복에서 보이는 우리고유의 색, 한복근무복 자개단추, 옷깃이 느껴지는 조끼, 포인트를 준 치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한복 생활복에서 보이는 우리 고유의 색, 한복 근무복 자개단추, 옷깃이 느껴지는 조끼, 포인트를 준 치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복도에는 한복 교복이 줄지어 있다. 한복 교복 전시실은 교실과 체육관으로 꾸며 한복 교복과 생활복을 전시했다. 마치 깔깔거리는 학생들 소리가 들리는 듯 명랑한 분위기다. 얼핏 보면 누가 한복 교복이라고 생각할까. 그렇지만 자세히 보니, 소매 끝, 옷깃, 무늬, 모자 끝 등에 우리 고유의 문양과 색이 보였다. 

한복교복.
한복 교복.


‘한복 교복이 불편하다고? 우리가 선택했는데.’ 홍보 영상에서는 기존의 틀을 버리라는 듯 외친다. 실제 그렇다. 한복 교복은 오래 앉아 있어도 편하고 따뜻하단다. 특히 생활복 점퍼의 경우 친환경 원단을 사용해 환경까지 고려했단다. 학생들이 좋아할 이유가 있다. 이 작품들은 학생들 설문 결과와 공모 작품을 반영했다. 전국적으로 한복교복사업은 2020년 15개, 21년 19개 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복근무복 4.
기념품 가게의 판매원, 관광지 문화해설사 등을 위한 한복 근무복.


“한복 근무복과 한복 교복의 가장 큰 취지는 한복적 요소를 어떻게 녹여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황선태 한복 디자이너(한복문)가 자세하게 들려줬다. 

한복 생활복.
한복 생활복.


“한복과 서양복이 공존하는 근무복이나 교복은 생활 속 편리함도 있어야 하고 한복의 디테일도 정확해야 해서 깃 라인이나 동정 라인을 서양에 없는 우리 라인을 따서 작업했죠.” 티셔츠만 봐도 살짝 다르다. 내 옆에서 보던 학부모는 “한복 교복이 답답할 줄 알았는데, 그냥 교복보다 편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황선태 한복디자이너가 보여준 교복바지. 운동하기 편하다. (왼쪽), 한복교복 원피스는 학생들 의견, 공모전과 국민 심사를 거쳐 선정했다. (오른쪽)
황선태 한복 디자이너가 보여준 교복 바지. 운동하기 편하다.(왼쪽) 한복 교복 원피스는 학생들 의견, 공모전과 국민 심사를 거쳐 선정했다.(오른쪽)


“우리나라 남자 바지 기본을 따라 만든 작품인데요.” 그가 보여준 한복 교복 바지 또한 무척 편해 보였다. 실제 체육고 학생들이 입었다는데 운동하면서 180도로 다리를 벌릴 수 있다며 무척 선호했다고. 몸을 움직이는데 불편함이 없고 벙벙하지도 않다. 직접 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서양 옷과 달리 한복은 깃이나 쇄골 부분이 겹쳐져 있거든요. 또 서양의 맞주름이나 양면주름 대신 우리나라 치마 기본은 외주름으로 하나하나 잡힌 주름이라 훨씬 부드럽고 인위적이지 않지요.” 서양복과 한복의 차이를 묻자, 그는 일일이 보여주며 차이를 알려줬다. 알면 더 끌린다. 

한복 원피스교복. 날씬함까지 고려한 디자인이지만, 단추와 지퍼로 입기에 편리해보였다.
한복 원피스 교복. 날씬함까지 고려한 디자인이지만, 단추와 지퍼로 입기에 편리해 보였다.


문득 한복 디자이너로서 어떤 면에 신경을 썼을지 궁금했다. 전통과 실용, 패션까지 합쳐야 하는 디자이너의 고심이 보이는 거 같았다. 

“우리가 서양복에 익숙해 한복처럼 여미는 옷이 좀 낯설어 보이는데요. 가급적 낯설지 않게 평면 패턴에서 약간 입체를 주는 등, 현대적인 방식과 함께 한복적 요소를 녹였어요. 실제 입으신 분들이 나중에는 훨씬 더 편하다고 하세요. 교복이 활용도와 편리성을 고려했다면, 근무복은 원단이나 패턴 등에 더 패션적 감각을 살렸어요.” 

단순히 외관이 한복 비슷한 옷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섬세한 차이가 꽤 크다. 서양복 디자이너가 한국적 요소를 구성한 옷과 한복 디자이너가 서양적 요소를 구성하는 건 기본적으로 굉장히 다르다고 한다. 

한복근무복인 상의. 우아한 멋이 은은하게 느껴진다.
한복 근무복 상의. 튀지 않고 우아한 멋이 은은하게 느껴진다. 


입으면 알게 된다. 현대적인 감각처럼 보이나, 오랜 전통에서 내려오던 문화가 숨 쉬고 있다는 걸. 켜켜이 쌓아온 전통이라는 건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입는 한복은 그 긴 세월의 흔적을 품고 있다. 우리 할머니가 즐겼던 옷이고, 그 위부터 쭉 입어 내려온 옷이다. 또 우리 이야기를 담은 채 다음 세대로 계속 흘러갈 것이다. 

한복 근무복 3. 주방복이라 모자에도 한복양식이 들어있다.
식음료를 준비하는 요리사와 종업원을 위한 한복 근무복. 모자에도 한복 양식이 들어있다.


변화무쌍함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우리 한복을 우리가 좀 더 사랑하고 온전히 느낀다면, 그 얼은 흩어지지 않고 전해질 수 있다. 황 디자이너가 했던 마지막 말이 계속 스쳤다. “누가 뭐래도 우리가 우리 옷을 아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한복 근무복·한복 교복 전시
일시 : 2022. 2. 9(수) ~ 2. 24(목) 10:00~19:00 (매주 월 휴관/전시 마감 30분 전 입장 마감)
장소 : 문화역서울 284 2층 전관 (서울특별시 중구 통일로 1)
디자인 상담 : 2.18(금) 10:00~19:00 (사전예약 필요)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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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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