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오랜 벗이다. 생활의 지혜를 알려주기도, 삶의 방향을 설계할 때 나침반이 되어주기도 한다. 잔잔한 마음의 안식처 역할을 했다가 때론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선물해주기도 한다.
학창시절의 나에게 책은 너무 어렵고, 먼 존재였다. 부모님이 책을 읽으라 할 때 마지못해 과학 만화책을 펼쳤던 기억이 난다. 그랬던 내가 시간이 지나고 삶의 경험치가 조금씩 쌓여가면서 책의 중요성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책에 관심을 두고 독서량을 늘려갔던 처음 시기를 누군가 물어본다면 아마 대학교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대전에서 기숙사 생활을 했던 나는 하루의 수업이 모두 끝나면 어김없이 도서관에 가방을 두고 책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책을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점차 독서를 한다는 행위 자체에 흥미를 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렇게 읽었던 순간들이 사라지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내 다이어리에 자발적으로 하루의 독서 상황을 기록했다.
앞으로 계속 책을 읽어나갈 동력을 마련한다는데 의의를 두고 꽤 오랜 시간 이 작업을 반복했던 것 같다. 현재 내가 2022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에 선발되어 이렇게 기사를 쓸 수 있는 것은 당시 소중한 기록들과 독서량이 모여 만들어진 결과가 아닐까 조심스레 유추해본다.
현재 온라인으로 독서 마라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출처=문화체육관광부) |
앞에서 내 경험을 기술한 이유는 내가 했던 책 일지 기록 방식과 비슷한 즐거운 캠페인이 현재 대한민국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대한민국 독서대전 독서 마라톤이다.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2014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주관으로 매년 지자체를 새롭게 선정하여 개최되는 전국 최대 규모 독서문화 축제이다. 2020년은 제주도가 선정되었고, 2021년은 부산 북구에서 본행사가 개최되었다.
올해는 강원도 원주시가 본격적으로 독서대전을 주도한다. 다양한 캠페인과 활동들이 마련되어 있는 가운데, 이번 기사는 독서 마라톤에 대해 중점적으로 소개해보려 한다.
독서 마라톤은 독서와 마라톤을 접목시켜 책 1페이지를 마라톤 1m로 환산하여 독서량으로 완주하는 경기이다. 진행 기간은 2월 22일부터 가을이 끝나는 10월 31일까지이다. 독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 일정 거리를 완주하면 다음 구간으로 넘어갈 수 있다. 처음 단계는 씨앗이고 식물이 자라나는 순서대로 새싹, 나무, 숲 구간이 있으며 42,195m를 모두 완주하면 원주시에 자리하고 있는 치악산 정상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마라톤이 모두 끝나는 11월에는 그 결과에 따라 완주증도 발급된다. 연령대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재밌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이번 독서 마라톤의 큰 매력 포인트이다.
독서 구간별로 이름들이 정해져 있다. |
독서 마라톤에 참가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대한민국 독서대전 공식 홈페이지(https://korearf.kpipa.or.kr)에 접속하여 회원가입을 한 후, 참가 신청 버튼을 누르면 된다. 신청을 한 후부터는 자신만의 독서 마라톤 일지를 기록하며 한 걸음씩 발을 내딛기만 하면 된다.
책 읽기의 이로움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하지만 바쁜 현대사회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당장 눈 앞에 해야 할 일이 많아 책을 펼치기 망설였거나 꾸준히 독서를 하도록 잡아주는 요인이 없어 책 읽기에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마라톤이라고 하면 지레 겁부터 먹을 수 있지만, 이번 독서 마라톤에서는 걱정을 완전히 내려놓아도 좋다. 독서 마라톤은 매일 일지 작성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내가 직접 참여하면서 느낀 건 일지 작성이 전혀 어렵지 않고 가볍게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최소 글자 수 30자만 넘으면 되고, 그저 본인이 읽은 책과 쪽수 그리고 간단한 감상평만 적으면 하루의 최대 분량인 500쪽 내에서 얼마든지 코스를 달릴 수 있다.
독서일지를 작성하면, 조금씩 앞으로 나가게 된다! |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때론 무기력함이 느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누구나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독서 마라톤을 통해 책 읽기로 위로도 얻고 성취감을 느끼며 독서의 참맛을 느껴보길 소망한다.
만약 독서 마라톤을 하며 책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면, 주변 사람들에게도 함께 달릴 것을 권하는 것도 좋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각자의 독서 트랙을 달리며 올 한 해 의미있는 추억을 쌓아보자.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최영은 bethel02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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