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은 ‘과학의 달’이다. 정부가 4월 21일을 ‘과학의 날’로 지정하여 과학과 관련된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하고 있고, 그 다음날인 4월 22일은 ‘정보통신의 날’이기도 하다. 특히, 과학의 날은 1973년에 제정돼 올해 55주년을 맞이했다. 그간 우리나라는 정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주도 아래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이룩해 왔다.
국립과천과학관 전경. |
가장 최근의 일을 상기해 보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랐고 누리호의 2차 발사도 두 달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에는 온전한 성공으로 기록되기를 바란다.
달 탐사선 명칭 후보.(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도자료) |
달 탐사선 명칭 후보.(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도자료) |
아울러, 올해 8월에는 우리나라 첫 달 탐사선이 발사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기념하여 달 탐사선 이름(명칭)을 대국민 공모했는데, 무려 6만여 건이 넘는 이름이 접수됐다고 한다. ‘다가온, 다누리, 다래온, 다산, 달마루치, 달마주, 달수리, 미리온, 별마루, 최순달’ 총 10개의 후보 중 5월 초에 명칭이 최종 확정된다. 우리가 앞으로 부르게 될 탐사선 이름이 무척 기대된다.
바이러스 기획전 입장! 홍보물이 알록달록하다. |
매년 4월이 되면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곳이 있다. 바로 ‘국립과천과학관’이다. 마침 인터넷을 둘러보던 중, 과학관에서 ‘바이러스의 고백, Go-Back’이라는 브랜드 기획전을 개최한다는 소식에 바로 눈길이 갔다. 우선, 작명부터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바이러스가 펼쳐놓는 고백, 바이러스가 전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직접 기획전시실을 방문해보기로 했다.
전시관 입구. |
전시실은 그야말로 노력의 결정체였다. 우리가 여러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전시로 생각하고 갔는데 예상 외였다.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조형물과 기기, 콘텐츠들이 총동원됐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바이러스’라고 하면 어른들도 그렇고 아이들이 어렵게 느낄 수 있는데, 최대한 쉽게 전달하고자 온갖 노력을 다 쏟아부었다는 느낌이 절로 들었다.
전시는 총 4개의 존으로 구성돼 있었다. 1존은 바이러스와 인류의 공존에 대한 내용으로 다채롭게 구성돼 있었다. 바이러스는 지구 생태계의 진화와 인류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바이러스와 인간은 상호 영향을 주며 함께 진화해 왔다.
다면적이면서도 입체적인 전시가 인상적이었다. |
2존은 바이러스가 보내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기술 문명의 발전으로 세계가 밀접하게 연결되며 바이러스와 인간의 대충돌이 일어났다. 바이러스는 ‘감염병’의 모습으로 반복적으로 우리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신비한 바이러스의 세계. |
3존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이야기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우리의 삶은 크게 달라졌고, 지구 생태계의 위험성과 문명의 폭주에 대해 곱씹어보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물론, 코로나19는 점차 약화하고 있다. 4월 18일부터 2년 넘게 이어져 오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부분 해제된다. 사실상 마스크 착용을 제외하고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2급으로 하향 조정되며, 5월 말부터는 확진자 의무 격리가 권고로 변경된다. 갑자기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우리가 그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상을 이제야 찾게 되었다는 사실에 기쁘기도 하다.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전시물이 많았다. |
인기 폭발이었던 코너. |
마지막으로, 4존에서는 바이러스와의 공존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인간 활동으로 좁혀져 버린 이 거리를 되돌리거나 재조정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더 심각한 바이러스 X가 올 수도 있다. 바이러스와 인간의 안정적인 관계는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적당한 거리’를 두고 가능하다고 한다. 각종 감염병은 인간 중심의 삶이 연결의 균형을 무너뜨려 발생한 사건이기도 하다.
VIRUS 모형 안에 바이러스 관련 서적들이 비치돼 있었다. |
백신, 치료제를 비롯한 바이오 산업의 발전,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인간 중심의 관점이기도 하다. 박쥐를 생각해 보자.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박쥐는 자연계의 강력한 살충제다. 엄청난 양의 해충을 잡아먹고 꽃가루받이 역할도 한다. 실은 지난 100년간 중국 윈난성 남부는 기후변화로 인해 박쥐들이 살기 좋은 환경으로 변화했다고 한다. 기후변화는 우리가 자초한 것이다.
코로나19는 ‘인포데믹(정보 전염병)’을 양산해내기도 했다. |
또한, 바이러스와 같이 살았던 동물들이 살 곳이 사라지면서 사람들과 접촉하는 일이 많아졌고 이렇게 옮겨지고 발현되는 경우가 생기게 되었다. 이 부분도 잘 살펴보면 발전이라는 직진을 계속하여 주변을 돌아보지 못한 결과일 것이다.
직접 움직이며 체험해야 제맛! |
인간 건강과 동물 건강, 환경 건강은 조화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 이 개념을 ‘원 헬스’라고 한다. 하나라도 무너지면 이 체계는 붕괴되며 각종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게 될 것이다. 특히, 기후위기가 심화되면 빙하에 갇혀있던 수많은 고대 바이러스들이 깨어나고 이동, 진화를 거듭하여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로 다가올 수 있다.
자, 이제 인간과 자연, 바이러스는 왜 균형이 필요하고 우리 간의 거리도 적절히 유지되어야 하는지 그 실마리를 조금은 알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쭉 둘러보기 바란다.(출처=국립중앙과학관 누리집) |
다른 전시들도 정말 흥미로웠다. |
정말 유익하고 유의미한 전시였다. 뭔가 큰 깨달음을 얻은 느낌이다. 기획전 외에 다른 상설전시들도 다채롭게 구성돼 있다.
● 전시명 : 2022 브랜드 기획전 바이러스의 고백, ‘Go-Back’
● 전시기간 : 4.15~8.28
● 전시장소 : 국립과천과학관 기획전시실
● 입장료
입장료.(출처=국립과천과학관 누리집) |
● 누리집 주소 : https://www.sciencecenter.go.kr/scip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