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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100주년, 우리만의 어린이 선언문

2022.05.03 정책기자단 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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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인성교육 동화를 함께 읽다 보니,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경계’가 있다고 쓰여 있었다. 그래서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이것을 지켜줘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나는 ‘나’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나의 권리를 침해할 때는 확실하게 거절할 수 있고, 자신 역시 다른 이의 이런 메시지를 잘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글은 나를 골똘히 생각하게 만들었다. 당연히 알고 있는 것이었지만 대상이 ‘아이, 어린이’였기 때문이다. 사랑하고 아껴준다고 하면서도 나는 정말로 그들의 인권을 존중해 주고 하나의 사람으로 대우해 주고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였다. 

어린이날을 사흘 앞둔 2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빌딩 외벽에 '어린이 말씀'을 담은 초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어린이날을 사흘 앞둔 2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빌딩 외벽에 ‘어린이 말씀’을 담은 초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내가 아이의 인권을 침해하는 가장 흔한 사례는 아마 ‘훈육’이라고 하는, ‘혼낼 때’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넓은 범위에서 보면 각 잡고 말하는 때는 물론이고 나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를테면 레이저 눈빛 발사 같은 모든 것이 해당할 것이다. 

사실 내 마음속에는 아직도 어린아이가 산다. 상처받은 이 아이를 인정하기까지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부모가 되어보니 그것을 깨달았고 자식에게는 내가 받고 싶었던 사랑을 온전히 주겠노라고 다짐했으면서도 불쑥불쑥 싫었던 모습 그대로 행동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런 뒤에는 미안한 마음에 더 다정하게 군다거나, 생일이나 어린이날처럼 특별한 때에 몰아서 즐거움을 주려는 보상행동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그들도 안다. 자신들을 정당하게 가르치려 하는지, 오늘은 엄마의 마음에 들지 않아 부당하게 잔소리를 들어야 한 것인지.

2일 오전 어린이날 100주년을 앞두고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 꿈새김판이 교체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일 오전 어린이날 100주년을 앞두고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 꿈새김판이 교체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그래도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변하면 된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자녀들을 존중해 줄 수 있을까. 더불어 내가 만나는 모든 약한 이들에 대한 나의 태도를 말이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어린이날, 나는 1923년 5월 1일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발표된 ‘어린이날 선언문’을 찾아보았다.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치어다 보아 주시오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보드랍게 하여 주시오
어린이를 책망하실 때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자세 타일러 주시오 

우리집 어린이들은 어떤 어린이가 되고 싶을까? 일기에 ‘오늘 공부도 하나도 안하고 놀기만 해서 잘한 일이 없다’라고 쓰던 녀석이 진짜 하고 싶은 건 무엇일까? 엄마의 갑작스런 질문에 어린이날 선물만 궁리하던 눈이 데굴데굴 굴러다닌다. 하지만 직접 쓰고, 꾸미고 나니 점점 더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열심히 표현해 주었다. 이런 이벤트로 하루아침에 바뀔 수야 없겠지만, 편안하게 이야기를 해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싶었다.

서로의 어린이 선언을 보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서로의 어린이 선언을 보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참고로 한국방정환재단에서는 매년 어린이 선언과 관련된 공모전이 진행되고 있어 참여는 물론 온라인 전람회를 통해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다.

아이들은 참 마음이 넓고 따뜻하다는 것도 새삼 느꼈다. 무엇이든 될 수 있듯 어른들이 주는 대로 담는 존재. 잠든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코끝이 찡해지는 것은 아마도 작고 연약한 생명에 대한 경외심 때문이 아닐까

얘들아, 너희는 그저 살아 숨 쉬고 있는 것 자체가 고마운 존재들이란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가지영 sm36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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