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오늘은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왔어~” 초등학교 3학년인 첫째가 말한다. “그래? 책 빌릴 줄 알아?”, “응, 당연히 빌릴 줄 알지!”
얼마 전 도서대출증을 만든다고 들었는데, 벌써 책을 빌렸나 보다. 한글도 몰라서 쩔쩔맸던 게 엊그제 같은데 하하, 대견하다. 그런데 아이는 기껏 빌려온 책을 보는 둥 마는 둥 한다. “왜 책을 안 읽어? 재밌을 것 같아서 빌려온 거 아니야?”라고 했더니 재밌을 것 같아서 빌렸는데, 자기한테는 너무 어려운 책이란다.
아이의 학교도서관. |
사실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는 도서관 사서선생님이 없다. 그래서 도서관 운영은 학부모 자원봉사자들에 의해서 운영이 되고 있다. 나도 학부모 자원봉사자로 도서관에서 봉사를 했었다. 아이들이 주로 찾는 책은 만화책이다. 그래서 늘 만화책은 대출 중이거나 경쟁이 치열하다. 아이들이 재밌게 읽을 만한 동화책이나 수필집, 시집은 인기가 없다.
책으로 열리는 매일, 책열매 누리집. |
그럴 때마다 누군가가 아이들 수준에 맞춰서 책을 추천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마침 ‘책열매’라는 누리집(https://ireading.kr/index.do)을 발견했다. 책열매는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누리집이었는데 아이의 수준에 맞는 책을 추천해주고 아이가 모르는 낱말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사이트였다.
책열매 누리집에서는 아이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준다. |
책열매 누리집에 대해서 설명해보자면, 학생의 독서 활동 이력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여 학생 맞춤형 도서를 추천해주는 웹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인공지능 추천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초등학교 3~6학년 학생들의 책 읽기를 지원하기 위해 개발한 웹서비스로 학생 개별의 독서 성향에 맞추어 도서를 실시간으로 추천해줌으로써 학생이 독서에 대한 재미를 느끼고 의미를 찾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초등학교 3학년이 읽을 만한 과학책을 추천해줬다. |
우선 누리집에 학년과 학교 정보를 기입하고 회원가입 후에 아이가 관심 있는 분야인 ‘과학’을 입력해 보았다. 그랬더니 아이 수준에 맞는 과학책이 바로 화면에 뜬다. ‘우와~ 정말 좋구나. 이젠 내가 직접 읽어보지 않아도 아이 수준에 맞는 책을 찾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도서관 자원봉사를 하는 학부모님들께도 알려야겠다 생각했다.
부정적이라는 단어의 뜻을 검색해보았다. |
이밖에도 책열매 누리집에서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 중 하나가 ‘낱말 검색’ 서비스다. 어휘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해 모르는 단어를 검색해 볼 수 있고, 낱말을 저장해 둘 수도 있고, 낱말퀴즈를 풀면서 어휘를 늘릴 수도 있다.
며칠 전 아이와 함께 책을 읽다가 ‘부정적’이라는 단어가 나왔었는데 아이가 “아빠, 부정적이라는 게 뭐야?” 묻는 것이다. 아, 나는 정말 당연하게 생각하는 단어들도 아이 입장에서는 어려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낱말 검색 서비스로 바로 해결했다. 책열매를 통해 검색한 책과 낱말, 독서 이력 등은 모두 아이의 독서 기록으로 남는다. 또 이러한 독서 기록들을 가지고 아이 수준에 맞는 적절한 책을 추천해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유튜브 화면 캡쳐.(https://youtu.be/UzTdFjqO43o) |
‘책열매’ 누리집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준비되어 있다. 아이의 독서 활동과 낱말 학습 이력을 선생님에게 제공하기도 하고, 학급 서재 기능을 활용하면 책에 대해서 친구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공유할 수 있어 혼자 읽을 때보다 더 재미있게 책을 접할 수 있다. 수업시간에 책열매를 활용하면 다양한 독서수업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우리 반 독서 SNS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유튜브 화면 캡쳐.(https://youtu.be/UzTdFjqO43o) |
살아보니 어릴 때 잡은 독서습관은 평생을 가는 것 같다. 독서를 통한 깨달음의 경험을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는 것은 평생 배움을 위한 단단한 초석을 만드는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학부모가 같을 것이다. 무더위로 지친 요즘 시원하게 에어컨을 틀고 아이와 함께 ‘책열매’에서 추천해주는 책을 한 번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