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2일부터 도로교통법이 강화됐습니다. 횡단보도가 있는 교차로에서 우회전 시, 사람이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또는 건너려 할 때도 반드시 멈춰야 합니다. 아울러 신호기가 없는 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에서는 일단 멈추고 난 다음에 출발해야 하는데요. 한 달 동안 계도 후 8월 12일부터 단속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아울러 ‘보행자 우선도로’도 전국 21곳에 지정이 됐는데요. 보행자 우선도로는 골목길이나 이면도로처럼 차도와 보도가 분리되지 않은 도로에서 보행자의 안전과 편의를 보장하기 위해 보행자가 통행에 우선하도록 지정된 도로를 말합니다. 보행안전법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근거해 시행됐습니다.
보행자 우선도로에는 시속 20km/h로 속도가 제한됩니다. |
그렇다면 어떤 부분에서 변화가 있을까요? 보행자 우선도로에서 보행자는 도로 중앙 등 도로의 전 부분에서 보행할 수 있습니다. 단, 고의로 차량의 진행을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운전자에겐 20km/h 속도 제한 등 보행자 보호 의무가 부여됩니다. 어린이보호구역이 30km/h인데, 어린이보호구역보다 더 강력한 속도 제한이 적용됩니다.
처벌 조항도 신설됐습니다. 운전자가 보행자 우선도로에서 보행자 보호 의무를 불이행하였을 경우 승용차 기준 4만 원의 범칙금과 10점의 벌점을 받게 됩니다.
현재는 대구 5곳, 대전 3곳, 부산 13곳 등 시범 사업지 21곳을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했습니다.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선진국에서는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보행자 우선도로. 직접 대전 3곳의 보행자 우선도로를 살펴봤습니다.
서구 도마동 25-7번지 인근 보행자 우선도로. |
먼저 대전 서구 도마동 25-7번지 인근입니다. 이곳은 297m가 보행자 우선도로로 지정됐습니다. 도마동 일대는 주거지역인데요. 보행자 우선도로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보행자 우선도로를 알리는 글씨와 함께 곳곳에 어린이보호구역 등에 적용되는 암적색 포장, 과속방지턱 등을 설치하면서 자연스럽게 차량의 속도를 줄이려고 했습니다.
암적색 포장, 과속방지턱 등을 설치했습니다. |
두 번째로 살펴본 곳은 서구 도산로 369번길 일원입니다. 이곳은 이번에 지정된 21곳의 보행자 우선도로 중 가장 긴 곳으로, 1142m에 달합니다. 1142m가 모두 보행자 우선도로인데, 그럴 이유가 있습니다.
이곳은 바로 상업지역인데요. 대전의 중심이자 백화점 뒷골목으로, 식당과 술집 등이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저 있습니다. 따라서 배달 오토바이와 차량, 보행자가 뒤섞였던 곳으로 교통사고 등도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식당과 술집이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져 있는 곳. 상업지역에도 보행자 우선도로가 적용됐습니다. |
이곳은 보도블록으로 포장하지는 않았지만, 곳곳에 보행자 우선도로임을 알리는 글씨가 크게 적혀 있어, 보행자도 운전자도 쉽게 보행자 우선도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서구 도산로 369번길 일원에서 장사하는 한 상인은 “배달 오토바이가 달리면서 아찔한 순간이 몇 번 있었다”며 “보행자 우선도로라는 글씨가 잘 보이니까, 조심하지 않을까 본다”고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찾은 지역은 서구 월평중로 13번길 일원. 564m가 보행자 우선도로인데, 앞서 살펴본 두 지역의 혼합이라고 보면 쉽습니다. 주거지역과 일부 상업지역이 함께 있는데요. 넓은 도로에서 바로 들어오면 보행자 우선도로가 시작됩니다.
주거지역과 상권의 혼합지역. |
역시 서구 도산로 369번길 일원처럼 보행자 우선도로임을 알리는 글씨가 크게 적혀있었습니다. 이곳도 보도블록을 활용해 보행자 우선도로를 눈에 띄게 했는데요. 다만, 색은 아스팔트와 똑같은 색이라 육안으로는 쉽게 구분되지 않았습니다.
속도를 내고 무섭게 경적을 울리는 차들, 빠르게 달리는 오토바이. 브레이크를 밟을 줄 모르는 전동킥보드와 자전거까지. 그동안 보행자는 이면도로에서 힘들게 걸어왔습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교통사고 사망자의 40%는 보행자라고 하죠.
보행자 우선도로는 차보다 사람이 먼저입니다. |
이제 보행자 우선도로에서 운전자는 보행자와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보행자를 보면 서행하거나 일시정지해야 합니다. 차보다 ‘사람’이 먼저인 보행자 우선도로. 서로 조금씩 배려한다면 안전한 교통문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