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역과 남춘천역 사이를 가로지르는 경춘선 철도 하부 교량 아래에는 독특한 형태의 컨테이너 단지가 자리하고 있다. 길게 늘어선 하얀 컨테이너들이 다채로운 경관과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곳은 ‘근화동396 청년창업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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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화동396 청년창업공간’의 외부 전경.(출처=근화동396 청년창업지원센터) |
내게는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일어나는 즐거운 사건이 있다. ‘근화동396 청년창업공간’에서 열리는 플리마켓이 바로 그것이다. 해당 날짜에는 최대한 시간을 내어 행사 보조 스태프로 플리마켓에 참여하고 있다. 감각적인 공간과 한껏 들뜨는 분위기, 열정적인 지역의 작가들과 좋은 품질의 제품들까지. 나는 이 모든 것들이 한데 모여있는 광경을 정말 좋아한다.
누군가에게는 아르바이트에 불과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적지 않은 책임감과 애정이 따르는 일이다. 근화동396 청년창업지원센터 직원들이 플리마켓을 비롯한 여러 사업들에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는지 알기에 자연히 마음을 쏟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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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촬영한 근화동396 청년창업공간의 전경.(출처=근화동396 청년창업지원센터) |
근화동396 청년창업공간은 전국 유일의 창작 기반 청년창업 모델로 핸드메이드나 일러스트 등 창작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의 청년 창업자들이 입주해 있는 곳이다. 입주작가들은 창업공간에서 최대 2년 동안 머무르며 창업 지원금, 판로 마련 및 마케팅 관련 교육·지원, 창업 역량 강화를 위한 전반적인 컨설팅 등을 받는다.
입주 자격은 춘천을 주소지로 두고 있는 19세 이상 39세 이하의 청년이어야 하고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예비 창업자’이거나 사업자등록증이 생긴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사업 초기의 창업자’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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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396’이 열리고 있는 근화동396 청년창업공간의 모습. |
근화동396 청년창업공간에서는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크게는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플리마켓이 그 중 하나이다.
‘마켓396’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플리마켓에는 청년창업공간 입주작가들을 비롯해 지역 내 핸드메이드 창작자들까지도 셀러로 참여한다. 판매되는 핸드메이드 제품은 공예품, 일러스트, 액세서리, 리빙, 패브릭, 제과 등 다양하다. 제품 하나하나에 작가들의 자부심이 묻어져 나온다.
셀러들은 제품 판매와 판로 마련, 판매 기술 향상 등의 기회를 얻고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 외에도 체험 프로그램이나 포토존, 푸드트럭 등 다양한 요소들을 즐기며 플리마켓을 일상 속 하나의 이벤트로 향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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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으로 푸드트럭이 길게 늘어서 있다. 푸드트럭에서 구매한 음식은 중앙의 테이블에서 섭취할 수 있다. |
근화동396 청년창업공간에서 진행하는 또 다른 사업들로는 교육 사업과 공간 사업이 있다. 제품을 판매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판로 마련인데, 창업공간에서는 스마트스토어 교육, 홍보 교육, 세무 교육 등을 통해 이를 돕고 있다. 입주작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춘천 시민들도 교육 이수가 가능하다.
공간 사업은 단순히 말하면 대관 공간 운영이다. 입주작가들이 대관 공간에서 핸드메이드 클래스를 진행하거나 포토스튜디오에서 판매 물건을 촬영하는 것, 396랩실에서 3D 프린터 등을 이용해 시제품을 만들어보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렇듯 근화동396 청년창업공간에서는 지역의 청년 창업가들을 위한 많은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업들의 최종 정착지는 어디일까? 김윤환 근화동396 청년창업지원센터 공간운영팀 팀장은 “당연히 ‘성장’이다. 창업은 자신과의 싸움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하는 분야이다. 입주작가들이 단기간에 급격히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요구하지도 않는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창업공간 내에서 점진적인 성장을 이루어 이곳을 떠나게 된 이후에도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를 바란다. 이것이 센터가 말하는 성장이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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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내려앉은 근화동396 청년창업공간의 내부 전경. 위로는 경춘선의 교량이 보인다.(출처=근화동396 청년창업지원센터) |
같은 청년으로서 청년들이 꿈을 키워갈 수 있는 이 둥지가 반갑고 고맙게만 느껴진다. 알을 깨고 나아가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겠지만 근화동396 청년창업공간 내에서 충분한 성장을 이루기를 바란다. 언젠가는 힘차게 날갯짓 할 그날을 기다리면서.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동혜연 dhy74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