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유통기한 보고 골라.”
“이게 날짜가 더 길어. 근데 소비기한이라고 적혀 있는데?”
마트에 갔을 때였다. 내 옆에서 한 부부가 간편식 떡볶이를 고르고 있었다.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이 어떻게 다르냐고 묻는 남편에게 아내는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나란히 진열된 간편식 떡볶이지만 한쪽은 소비기한, 다른 한쪽은 유통기한으로 혼재돼있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3.01/18/20230113_184532.jpg)
“소비기한은 먹어도 안전한(건강상 이상 없는) 기간이고, 유통기한은 판매가 가능한 기간이라더라고요.”
그냥 있기 뭐해 간단하게 설명했다. 내 말을 들은 부부는 “아, 적응되면 더 편리할 수 있겠네요”라며 떡볶이를 카트에 넣었다.
![새로 구매한 죽에는 소비기한이 적혀 있었다 (왼쪽), 집에 있던 같은 회사 죽에는 예전 유통기한이 적혀 있었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3.01/18/76.jpg)
올 1월 1일부터 소비기한 표시제가 시행됐다. 1월 초 대형마트에 소비기한 표시제를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돌아와 새로 구매한 죽 포장에 소비기한이라고 적혀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집에 남아있는 죽과 표기가 달라 신기했다.
![마트에 붙은 소비기한 표시제.](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3.01/18/87.jpg)
![포장일, 유통기한, 소비기한이 혼재돼 있어 잘 살펴봐야 한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3.01/18/cats.jpg)
소비기한 표시제는 1년 동안 계도기간을 두어 표기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 그런 지금이야말로 차이를 명확히 알아두어야 할 때 같다. 무엇보다 우리 먹거리 아닌가.
마트를 돌아다녀 보니 제품에 유통기한, 소비기한, 포장일 등 다양하게 표기돼 있었다. 또 ‘0월 0일까지’라고 적혀 있는 것도 보인다. 그럴 땐 소비기한인지 유통기한인지 봐야 해 좀 번거롭기도 하다.
![종종 마시는 음료도 소비기한으로 적혀 있었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3.01/18/20230113_183442.jpg)
냉장 코너를 찾았다. 우유를 비롯한 일부 유제품은 유통 환경 개선 작업이 필요해 2031년 1월 1일부터 소비기한을 표시할 예정이다. 늦게 시행해선지 우유에는 유효기한으로 표시돼 있었다. 냉동식품도 대부분 유효기한으로 돼 있었다.
![내가 간 마트의 간편식은 대부분 소비기한으로 돼 있었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3.01/18/20230113_190101.jpg)
자주 찾는 간편식 코너에도 가봤다. 이곳에는 생각보다 소비기한이라고 적힌 제품이 꽤 많았다. 자주 마시는 음료도 소비기한이라고 적혀 있었다.
![마트 내 베이커리 코너에 빵은 소비기한으로 표기돼 있었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3.01/18/20230113_182931.jpg)
또 마트 내 베이커리에서 파는 빵에도 소비기한으로 표기돼 있고 두부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두부 역시 표기 방식이 달랐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3.01/18/20230113_185807.jpg)
헷갈렸던 건, 나란히 진열된 떡볶이나 두부 기한 표기가 다른 경우였다. 비슷한 맛 떡볶이와 용도만 다른 두부였는데 하나는 소비기한, 다른 건 유통기한으로 표기돼 있었다.
보통 유통기한은 소비자들이 구매 후 보관하는 기간을 고려해 소비기한의 약 60~70% 정도로 책정한다. 그래서 유통기한이 지난다 해도 식품은 멀쩡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소비기한으로 바뀌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과자는 유통기한(45일)에 비해 소비기한(81일)이 2배 가량 길고, 두부 유통기한은 17일이나 소비기한은 23일로 날짜상 꽤 차이가 난다.
![다행히 소비기한이라도 할인을 하고 있었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3.01/18/20230113_190025.jpg)
기한을 살펴보고 있으니 문득 궁금해졌다. 유통기한은 제품이 변질된 게 아니어서 날짜가 촉박해지면 할인을 한다. 그렇다면 소비기한은 할인이 사라지게 될까. 황급히 살펴보니, 소비기한으로 표기된 간편식은 할인을 하고 있었다.
![날짜만 적힌 걸 보면 소비기한인지, 유통기한인지 확인해야 한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3.01/18/20230113_184100.jpg)
그동안 많은 사람이 유통기한 날짜만 보고 음식을 버렸었다. 이제 소비기한으로 표기하면 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든다. 그만큼 가계 경제에도 보탬이 되고 탄소배출 저감효과도 기대된다. 현재 국내에서 버려지는 식품 폐기물은 연간 548만 톤으로 그 처리 비용만 매년 1조960억 원 정도 들어간다고 한다. 소비기한 표시제가 시행되면 소비자는 연간 8860억 원, 산업체는 연간 260억 원 정도가 절약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단다.
강조하지만, 이젠 날짜 때문에 망설일 필요가 없다. 명확하게 표기된 날짜까지 잘 보관해 섭취하면 된다. 물론 소비자들이 세심히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식품의 변질을 방지하기 위해 보관에 더 신경을 쓰고 소비기한이 다하면 반드시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우동에도 소비기한으로 표기돼 있었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3.01/18/20230113_183845.jpg)
개인적으로 소비기한이 정착하면, 우리집에서도 음식을 가지고 옥신각신하는 일이 없어지지 않을까. ‘아직 멀쩡하다니까. 예전엔 없어서 못 먹었어’라는 어르신과 ‘날짜 지난 건 찝찝해요’라던 아이들의 의견 차이를 줄여줄 듯 보인다.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살펴보는 사람들.](https://www.korea.kr/newsWeb/resources/attaches/2023.01/18/20230113_182814.jpg)
명절이 다가온다. 설에는 많은 음식을 구매하게 된다. 이때 무엇보다 소비기한인지 눈여겨보면 좋겠다. 더 나아가 소비기한 표시제 계도기간인 올 한 해는 날짜 표기를 좀 더 세심하게 살펴봐야겠다. 특히 잊지 말아야 할 건, 소비기한이 지난 음식은 절대 먹지 않고, 식품 보관을 잘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P.S 나도 이참에 음식 쓰레기를 많이 아껴야겠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