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 후 핫플레이스로 변신한 청와대에 종종 갈 일이 있다. 청와대를 가려면 경복궁역에서 하차해 걸어가야 하는데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방문할 때는 짧지 않은 거리가 고민이 된다.
청와대를 방문할 때 걷는 게 불편한 국민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작년 12월 22일부터 청와대 주변으로 자율주행버스가 운행을 시작했다.

상암동 DMC 주변과 청계천 일대를 운행하는 자율주행차 이야기는 들었지만, 전국 최초로 시내버스와 같은 크기의 대형버스가 자율주행으로 운행을 시작해 지난 1월 청와대 방문 시에 타볼 수 있었다.
약 2.6㎞의 경복궁 담장을 따라 청와대를 한 바퀴 도는 순환 노선을 운행하는 자율주행버스의 공식 명칭은 ‘청와대 자율주행버스’로 노선 번호는 청와대 A01이다.

청계천 주변을 운행하는 자율주행차는 ‘TAP앱’을 깔고 예약해야 탑승이 가능해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고령자들은 이용에 제한을 받아 불편했다.
청와대 자율주행버스는 만 6세 이상 누구나 앱 설치 없이 교통카드만 태그하고 탑승이 가능하다. 현재는 무료로 운행돼 태그를 해도 요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하차할 때도 태그만 한 후 내리면 된다. 단순히 승하차 인원을 파악하는 용도인데 평일 탑승객이 250명 내외라고 한다.

경복궁과 청와대 주변을 순환하는 자율주행버스는 청와대 관람객이 가장 많이 내리는 경복궁역 4번 출구 옆 효자로 입구가 첫 정거장이다. 이어서 국립고궁박물관(영추문), 청와대, 춘추문, 국립민속박물관 등 5개의 정류소에서 승하차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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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정류소인 청와대와 4번째 정류소인 춘추문 정류소에는 일반 버스 정류소처럼 ‘버스 정보 안내 단말기(BIT)’에 자율주행버스의 도착 시간이 안내되는 등 대중교통 안내 시스템과 연동되고 있어 편리하다.
자율주행버스 운행 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점심시간인 12시~13시 및 토·공휴일은 운행하지 않는다. 배차 간격은 15분이며, 9시~10시까지는 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첫 번째 정류소에 ‘점심시간 운행 중지’가 안내되어 있지 않아 승객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는 점이 아쉬웠다. 그래도 정류소에 승차를 안내하는 안내요원이 배치되어 버스 정보와 함께 고령 승객의 승하차를 돕고 있다.

청와대 자율주행버스의 승차 정원은 19석으로 탑승객 모두 안전벨트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아직은 시험 단계의 시스템을 장착한 상태라 자칫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운전석에 운전자가 앉아서 주행을 돕는다. 버스 내 전광판에 자율주행 ON, OFF 사인이 수시로 바뀌며 들어온다. 자율주행 ON이 들어온 상태에서는 운전자가 양손을 들어 춤을 추듯이 흔들며 자율주행임을 알려주는 이벤트성 동작도 선보인다.

자율주행버스 시스템의 이상 유무를 관찰하기 위해 오퍼레이터가 앞자리에 타고 있다. 아직은 시스템이 100% 완벽한 게 아니라 자율주행 느낌이 좀 덜하다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총 5개 정류소 중 1번 정류소인 ‘경복궁역(효자로입구)’을 제외한 4개 정류소는 남산예장주차장을 순환하는 ‘도심순환 01번 버스’와 동일해 경복궁, 청와대, 북촌, 인사동과 남산 지역과의 연계 관광이 용이하다.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이 와 청와대를 관람하려는 인파가 몰릴 때 자율주행버스가 큰 역할을 할 걸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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