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을 준비하던 중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려댄다. 확인해 보니 정부와 지자체에서 보낸 안전안내문자가 한가득이다. 전국적인 강추위, 강설과 한파로 안전 운전 및 생활안전에 관한 당부를 촉구하는 문자였다.
집을 나서자마자 얼굴을 때리는 찬 공기에 한파라는 말이 확 실감났다. 평소라면 휴대폰을 보며 걷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겠지만, 바깥 활동이 대폭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마주치는 사람들도 두꺼운 패딩에 몸을 웅크린 채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었다.
급격한 한파로 누구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저소득층이다. 무엇보다 난방비가 걱정이다. 매년 겨울철 한파가 찾아오면 난방비를 아끼고자 난방을 최소화하는 것은 기본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따라 급격하게 오른 연료비는 난방비의 인상을 불러왔다. 당장 자타공인 절약의 왕이라는 엄마도 지난달 관리비가 10만 원가량 더 나왔다며 가장 큰 폭으로 오른 항목인 난방비에 관해 이야기를 꺼낼 정도다.
이에 정부는 취약계층의 겨울나기를 지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당장 지난 10월 말, 기존 생계급여와 의료급여를 받는 기초생활수급자에게만 지급되던 에너지바우처의 대상을 한시적으로 수급자 전체로 확대했고, 한부모가정과 같은 차상위계층 역시 한시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게 조처했었다.
그리고 지난 1월 26일에는 전국적으로 찾아온 한파에 취약계층의 난방비가 증가할 것을 고려해 이번 동절기 에너지바우처 지원 금액을 현재 15만2000원에서 30만4000원으로 2배 늘리고, 가스요금의 할인액도 현재 9000원~3만6000원에서 1만8000원~7만2000원으로 2배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부모가정으로 올해 한시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게 된 나 역시 정부의 지원을 톡톡히 받고 있다. 한도를 거의 다 소진해 난방비 부담이 될 즈음 정부가 지원 확대를 발표하니 조금만 더 절약하면 난방비 걱정을 덜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생겼다.
한부모가정 지인 역시 정부의 에너지바우처 지원에 감사함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정부가 두터운 복지를 이야기한 만큼 한시적 지원이 아니라 필요한 대상에게 꾸준히 지원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안양에 거주하는 한 지인은 비록 저소득층은 아니지만 급격하게 오른 난방비를 체감하니 취약계층에게 더 두터운 지원을 하는게 옳은 방향인 것 같다고 이야기하며 “급격한 단가 인상으로 많은 국민이 어려워하는 만큼 보다 근본적인 대비책과 해결책을 고민해 모든 국민이 조금이라도 난방비 걱정을 덜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대응을 이야기했다.
아울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난방이 되지 않는 곳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의 경우 등유를 구입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 금액을 확대하고, 연탄을 사용하는 가정을 위한 지원 역시 확대된 에너지바우처 지원 수준으로 상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청에서 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지인은 “추운 날씨에 외출도 꺼려지겠지만,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이웃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가까운 주민센터에 알려줬으면 좋겠다”라고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부탁하기도 했다.
한파가 잠시 누그러들긴 했으나 기상 상황에 따라 강풍이 불면 체감온도가 확 내려갈 수 있고, 또다시 강한 추위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만큼 올겨울을 더욱 따뜻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에너지바우처 신청 : 2월 28일까지 행정복지센터 혹은 복지로(https://www.bokjiro.go.kr/), (문의) 에너지바우처 콜센터(1600-3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