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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협동조합형 아파트 단지에 가보니

2023.02.08 정책기자단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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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옆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 정도로 이웃과 가깝게 지냈다. 지금은 이런 모습 찾기 쉽지 않다. 그런데 아파트 주민끼리 이웃처럼 가깝게 지내며 새로운 형태의 주거 문화를 만든 단지가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의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이하 위스테이별내사협)이다.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아파트다.

주택법 시행규칙에 따라 아파트 단지마다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의)가 있다. 위스테이별내사협은 입대의 외에도 사회적협동조합이 있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지역 주민들의 권익, 복리 증진과 관련된 사업을 수행하거나 사회 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비영리 목적으로 설립된다. 위스테이별내사협 단지는 행복한 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입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협동조합을 만든 것이다.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아파트 단지
남양주시 위스테이별내 단지는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아파트다.

위스테이별내사협은 총 491세대로 주민은 약 1500명이다. 지하 2층부터 지상 22층의 7개 동으로 입주민 가구가 모두 조합원이다.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2022년 9월부터 이달의 협동조합을 선정하는데, 위스테이별내사협이 ‘이달(2023년 1월)의 협동조합’으로 선정됐다.

내가 사는 아파트와 어떤 점이 다를까? 한번 보고 싶었다. 그래서 기재부 협조를 받아 위스테이별내사협을 방문했다. 2020년 입주한 단지라 그런지 아주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단지 내 동네카페에서 이상우 상임이사에게 아파트 소개를 받은 후 단지를 둘러봤다.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아파트 단지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있다.

이상우 이사는 입주 전부터 입주민이 원하는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점을 강조했다.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는 시공사가 만들어주는 편의시설을 그대로 이용한다. 위스테이별내는 2017년 조합 설립 이후 설계에 없던 모래놀이터 마련 등 입주 전까지 3년 동안 입주민이 주도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을 설계했다. 내가 사는 아파트를 내 집처럼 쓰기 편하게 만든 것이다.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아파트 단지
단지 정 중앙에 잔디광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축제 등이 펼쳐진다.

7개 동이 둥그렇게 자리한 정 중앙에 넓은 잔디광장이 있다. 아파트가 서로 마주 보는 형태다. 잔디광장이 보이는 곳에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 있다. 소통 공간인 동네카페, 입주민이 선정한 책으로 채워진 동네책방, 목공 작업과 개인 방송, 전문 연주가 가능한 동네창작소, 다양한 운동기구가 갖춰진 동네체육관, 건강한 먹거리를 키우는 동네텃밭 등이 있다. 시설마다 앞에 동네를 붙여 지역공동체를 강조했다.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아파트 단지
동네카페 등은 입주 전부터 주민이 직접 설계에 참여해서 만들었다.

이런 시설들은 법정 공간보다 2.5배 넓게 설계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입주 전부터 주민이 설계에 직접 참여한 결과다. 요즘 신축 아파트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시설이다. 하지만 위스테이별내 단지는 주민이 원해서 만든 시설이고, 주민 직접 스스로 운영하는 점이 다르다.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아파트 단지
동네카페 등 모든 편의시설은 주민이 직접 운영한다.

동네카페는 도심의 유명 카페와 다르지 않다. 주민이 와서 커피도 마시며 담소를 나눈다. 단지 안에 있는 카페 자리를 임대로 줄 수도 있지만, 주민이 직접 운영한다. 그래서 커피값도 저렴하다. 카페에서 일하는 주민은 일자리를 얻어서 좋다.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을 직접 운영함으로써 생긴 일자리만 해도 40개가 넘는다.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아파트 단지
카페 옆에 돌봄센터, 키움방 등이 있어서 엄마들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

카페 옆에 다함께 돌봄센터와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키움방이 있다. 그리고 공유부엌과 동네책방도 있다. 아이들은 돌봄센터와 놀이방, 책방 등에서 지낸다. 바로 옆에서 아이들이 공부하거나 노니 엄마들은 안심이다. 엄마들은 공유부엌에서 아이들이 먹을 간식을 함께 준비할 수 있다. 돌봄과 교육, 주민 간 소통을 위해 커뮤니티 시설 동선을 아주 잘 만들었다.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아파트 단지
단지 안에 어린이, 성인용 작은도서관이 따로 있다.

요즘은 어느 곳에 살더라도 공공도서관이 많다. 위스테이별내는 단지 안에 작은도서관이 있다. 1층은 어린이, 2층은 성인용이다. 어린이 도서관에 들어가 보니 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책을 보며 놀고 있다. 도서관에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 등이 아무렇게나 걸려 있다. 내가 그린 그림을 마음대로 걸 수 있는 것도 단지 내 도서관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아파트 단지
단지 안 동네체육관에 헬스기구가 많아 마음껏 운동할 수 있다.

단지 내 헬스장에 가보니 최신 운동기구들이 가득 찼다. 따로 돈을 내고 운동할 필요가 없다. 퇴근 후 저녁에 단지 내에서 땀 흘리며 운동할 수 있다. 운동기구만 있는 게 아니다. 헬스장 옆에 당구장, 게임기도 있다. 당구장은 14세 이상만 이용한다고 한다.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아파트 단지
텃밭에서 가꾼 채소 등을 나누며 이웃 간의 정을 다진다.

단지 외곽 공터에 텃밭이 있다. 아파트 단지에 텃밭이 있는 것은 흔치 않다. 한 텃밭을 두 가구가 이용한다. 지금은 겨울이라 텃밭에 아무 것도 심어져 있지 않지만, 배추를 수확한 흔적이 남아 있다. 여기서 기른 배추로 김장을 해서 나눠 먹으며 이웃 간의 정을 다진다. 텃밭 인기가 많아 상추 등을 심어 먹을 수 있는 작은 상자도 준비했다.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아파트 단지
단지 앞 상가 점포 4개소를 별도의 협동조합으로 설립해서 운영한다.

위스테이별내 단지가 다른 점이 또 있다. 일반 아파트 단지 앞 상가는 자영업자가 세탁소, 편의점, 부동산 등을 운영한다. 위스테이별내사협은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협동조합 상가가 있다. 아파트 상가 점포 4개소를 별도의 협동조합으로 설립해서 운영한다.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아파트 단지
단지 내 협동조합 상가는 주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로컬푸드와 유기농 친환경 먹거리, 사회적경제기업 상품을 유통하는 ‘협동상회협동조합’, 분식과 식자재를 가공·조리하는 ‘가치하다협동조합’, 방과후교실을 운영하는 ‘3로27 사회적협동조합’,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60플러스행복협동조합’ 등을 운영 중이다.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아파트 단지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60플러스행복협동조합’에 어르신이 근무하고 있다.

이런 협동조합 상가는 주민이 직접 운영해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다. 이상우 상임이사 말을 들어보니, 현재 42개 일자리가 만들어졌는데, 100개 일자리 창출이 목표라고 한다. 특히 60세가 넘은 시니어 일자리 창출이 눈에 띈다. 나도 이 아파트 살면 시니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아파트 단지
단지 내 성인용 작은도서관은 언제든지 와서 책을 볼 수 있다.

위스테이별내 단지는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단지다. 2020년 6~8월에 입주해 8년 동안 거주를 보장받고, 2년마다 재계약한다. 조합은 재무 구조에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보증금과 임대료 인상률을 5% 이내(2022년 계약 갱신 시 1% 인상)로 하고 있다.

이상우 상임이사는 “집은 사는(buying) 것이 아니라 사는(living) 곳입니다. 저희 아파트 입주민들은 한 번 들어오면 오래 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입주 대기자가 아주 많습니다. 누구나 살고 싶은 아파트 단지를 만드는 것은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주민과 함께 꾸준히 노력해야 할 일입니다”라고 말한다. 이런 단지라면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 들겠다.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아파트 단지
단지 내 공유부엌이 있어 아파트 주민 간 친목 도모에 큰 역할을 한다.

나도 아파트에서 산 지 20년이 넘었다. 위스테이별내 단지를 가보니 솔직히 부러웠다. 살고 싶은 아파트는 고가의 아파트가 아니다. 옛날 우리네 부모님이 살던 동네처럼 이웃 간 정을 나누고 함께 어울려 사는 곳이 살고 싶은 아파트가 아닐까 싶다. 이런 아파트가 우리나라 최초의 협동조합형 아파트 위스테이별내 단지다.



이재형
정책기자단|이재형
rotc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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