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탄생은 한 가정의 큰 축복일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부모에게 주는 행복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자 값진 경험이다. 하지만 이 보물이 마냥 예쁘게만 자라는 것은 아니다.
갓 태어난 아이는 2시간마다 수유를 해야 하며(새벽에도 말이다) 이유 없이 울고 까닭 없이 보채고 짜증을 내며 성장통 이앓이 등 새벽에도 수시로 울어 이웃의 눈치를 보게도 한다. 이렇듯 부모는 아이와 행복한 시간뿐만 아니라 힘든 시간도 함께 보내야 한다.
매일 짙어지는 다크서클, 아파지는 허리와 팔, 잃어버린 자유. 따뜻한 봄바람은 집 안에 있는 나와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 같았다. 육아 동지 남편도 회사가 바빠 아이가 잠들면 들어오기 일쑤였고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아도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곤 했다. 이런저런 해결책을 찾던 중 ‘아이돌봄서비스’라는 제도를 알게 되었다.
아이돌봄서비스는 양육 공백이 발생한 가정의 만 12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아이 돌보미가 찾아가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여 가족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 및 아이의 안전과 행복을 보장하며, 돌보미 고용을 통해 지역 고용 창출에도 도움을 주는 제도이다.
정부에서 관리한다는 믿음, 도우미의 교육 정도, 편리성 등을 고려하여 사설 베이비시터 업체가 아닌, 정부의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아이돌봄서비스 애플리케이션 혹은 웹사이트(https://www.idolbom.go.kr/front/main/main.do)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회원가입 후 정기 신청서를 작성하고 도우미가 지원하거나 담당 지자체에서 배정될 때까지 대기가 필요하다. 지역별로 대기 시간은 상이하나 평균 2~3개월 정도라고 한다. 도우미가 지원한 후 면접 일정을 잡고 채용을 확정하면 돌보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침부터 밥을 먹지 않는 아이와 씨름하던 중 도우미가 첫 방문을 했다. 위생을 위해 손을 깨끗하게 씻고 마스크를 쓰고 앞치마를 입는 모습에서 든든한 육아 지원군의 느낌을 받았다. 전문교육을 받고 자신의 아이도 키운 도우미는 초보 엄마인 나를 위로해주고 아이에겐 재미있는 놀이 선생님이 되었다. 낯을 한창 가릴 시기인 아이도 돌보미 선생님이 오는 시간이 즐겁다는 것을 알고 먼저 마중을 나가기도 하고 항상 웃으며 반긴다.
매일 오전 10시 아이 돌보미 선생님이 오면 도서관에 가서 독서를 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거나 하천을 걸으며 운동도 한다. 이렇게 내가 충전되어 있으니 아이에게도 더욱 애정을 쏟을 수 있게 되었고 질 높은 육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가 매달려 반찬을 만들 시간이 없어 종종 사먹곤 했지만 돌보미 선생님이 와 계시는 동안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영양가 높은 반찬도 만들 수 있었다.
요즘 선생님께 “저는 선생님 없이는 못 살 것 같아요”라고 말하곤 한다. 돌보미 선생님도 아이를 다 키우고 다시 귀여운 아이를 키우는 재미를 느껴볼 수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가장 큰 변화는 가정에 찾아온 행복이었다. 매일 늦는 남편에게 짜증을 내는 대신, 운동을 하고 자기개발을 위한 공부를 하고, 쉬기도 하면서 나를 가꾸어 나갈 수 있었다. 남편도 늦은 퇴근 후에 해야 했던 집안일에서 해방되어 매우 기뻐하고 있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돌봄서비스는 우리 가족의 행복을 되찾아줬다.
현재 아이돌봄서비스 홈페이지에서는 이용 후기에 대한 수기 공모전도 진행하고 있으니 이용을 하고 있는 가정에서는 후기를, 이용을 고민하는 가정에서는 이용자들이 작성한 후기를 읽어보며 아이돌봄서비스를 적극 활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오유경 odiky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