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와 주말마다 전국 과학관 다니는 재미에 푹 빠졌다. 지난 4월, 아이와 과학의 달 행사를 대면으로 즐길 수 있게 되면서다. 사실 아이에게는 비밀이지만 과포자(과학포기자)인 나는 일상에서 적용되는 과학법칙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과학관을 다니면서 동심으로 돌아가 어린이 시선으로 배우는 과학교실은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에 놀라기도 하고, 국립부산과학관 야외 과학놀이터에서는 과학의 무한한 가능성을 체험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과학 기호만 열심히 암기하던 나의 학창시절과는 달리 요즘에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체험관이 많아 아이들이 온몸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5월, 우리에겐 가정의 달이 기다리고 있다. 4년만에 열리는 101회 어린이날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대면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길고 긴 터널을 지나 마스크를 벗고 아이들과 뛰어놀 수 있다는 생각에 나와 주위 학부모들은 며칠 전부터 부푼 기대감을 갖고 있다.
우선 어린이날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과 메타버스 어린이박물관에서는 라인프렌즈와 함께 ‘어린이, 보물’ 행사가 5월 한 달 간 진행된다. 10m 높이의 초대형 야외 조형물인 ‘브라운 반가사유상’이 박물관 열린마당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비 소식이 있어 어린이날 현장을 찾지 못하더라도 좌절하지 않아도 된다. 브라운 반가사유상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어린이박물관’에서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페토에서는 사용자들이 특별박스를 열어 브라운에게 반가사유상의 형상을 갖춰주는 퀘스트도 마련됐다.
상설전시관에서는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가 등장하는 소장품 20건을 새롭게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풍속화의 대가 김홍도가 조선시대 서민들의 일상 속 어린이의 모습을 그린 ‘단원풍속도첩’(보물)이 전시된다. 특히 어린이박물관 입구에는 귀여운 외모를 지닌 라인프렌즈 미니니 캐릭터가 등장하는 ‘미니니 십장생도’ 입체 포토월이 5월 한 달 간 설치된다고 하니 특별한 추억을 담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가하면, 천안독립기념관에서는 어린이날을 맞아 공군 특수 비행팀인 블랙이글스의 에어쇼가 겨레의 집 상공에서 오후 12시부터 펼쳐진다. 에어쇼는 흔하게 볼 수 있는 공연이 아니기 때문에 꼭 추천하고 싶다.
야외광장에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들이 광복 후 귀국할 때 탑승했던 비행기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어린이날에 가족들과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방문해보면 좋을 것 같다. 특히 당일 현장 접수로 참여할 수 있는 C-47 수송비행기 탑승 체험은 큰 인기를 끌 것 같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광주에 위치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는 5월 5일부터 7일까지 어린이, 가족문화축제 ‘HOW FUN 9(하우 펀 9)’을 만날 수 있다. 아시아문화광장에서는 세계 각양각색의 건축도시를 비롯해 우리가 만드는 어린이 인권도시, 한 땀 한 땀 도시 건물 엮어보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마련돼 있다.
특히 세계 도시 문화여행 코너에서는 내 맘대로 공중도시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중앙아시아 대평원의 유르트도 순간이동을 통해 다녀올 수 있다고 하니 기대되는 대목이다.
끝으로 국립부산과학관에서도 5월 한 달 간 가족의 달 행사가 펼쳐진다. 어린이날에는 재활용품을 활용한 ‘드림카 메이킹’ 체험을 시작으로 어른과 어린이 모두가 좋아하는 미니카 구조와 기능을 이해하고 조립해보는 미니카 레이싱도 준비돼 있다. 누리호 발사로 인해 로켓에 관심이 많은 가족단위 관람객이라면 ‘날아라 우주로’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면 좋을 것 같다. 에어로켓을 직접 만들어보며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를 이해해볼 수 있어 과학에 관심 없는 어린이들도 호기심을 끌기 충분할 것 같다.
5월 13일에는 3층 어린이과학도서관에서 ‘도서관에서 떠나는 과학탐험’도 운영된다. 책장 속 잊고 있던 그림책을 재활용하고 나만의 팝업북을 만드는 등 환경의 소중함은 물론 일상에서 자원 순환하는 방법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사전 신청은 5월 9일 오전 10시부터 12일 오후 3시까지 진행되며, 관심 있는 분들은 국립부산과학관 누리집(https://www.sciport.or.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올해 가정의 달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게 준비돼 있어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써 더욱 기대가 된다. 101회 어린이날을 맞아 모든 어린이들이 밝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도록 주변의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따뜻한 손길과 시선을 보내는 5월이 됐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hanaya2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