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4살, 9살 아이를 키우며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는 속에서도 돌봄 서비스, 다자녀 혜택 등이 삶의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나처럼 육아를 병행하며 일하는 워킹맘들은 지난 1년의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들어봤다.
올해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가장 큰 화두는 ‘부모급여’였다. 정부는 아이를 출산한 가정의 양육 부담을 낮추기 위해 올해 부모급여를 도입했다. 1월 25일부터 만 0세에서 1세 아이를 둔 가정에 부모급여를 지급했는데, 올해 만 0세인 아이에게 월 70만 원, 만 1세는 35만 원이 지급됐다. 지난해까지 만 1세 이하에게 주던 30만 원의 영아수당이 부모급여로 보다 확대된 것이다.
며칠 전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갔는데, 신생아가 없어 아이 울음소리 듣기가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 말이 슬프기도 했지만 공감이 되기도 했다. 아이를 낳고 키워보니 기쁨의 순간도 많지만 막상 현실에 부딪히면 한숨부터 나올 때가 있기 때문이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분유값을 시작으로 병원비, 기저귀까지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든다.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서 일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내 주위에도 코로나19로 남편이 실직한 상황에서 아이를 출산한 지인이 있다. 노산임에도 경제적 가장으로서 출산 1주일 전까지 일을 하기도 했다. 출산을 위해 휴직 신청을 하면 월급이 확 줄어들기에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에게 부모급여는 구세주 같은 존재가 되어줬다. 오랜 진통 끝에 출산하면서도 부모급여 도입으로 축복받는 한 해를 시작한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이처럼 부모급여 도입으로 국가가 나서 아이 출산을 반기고, 육아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 앞장서는 것 같았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마음 한 편이 따뜻해지는 복지란 생각이 들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돌봄교실에 매번 떨어져 발을 동동 구르던 워킹맘들에게는 반가운 돌봄정책도 시작됐다. 바로 국가가 아이를 책임지겠다고 시작한 ‘늘봄학교’다. 초등학교 전일 돌봄제도인 늘봄학교는 지난 3월부터 오전 7시에서 오후 8시까지 최대 13시간 돌봄을 제공하는 것이다.
나 또한 아침에 일찍 출근하거나 타 지역으로 출장을 갈 때면 아이를 평소 데려다 주는 시간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출발해야 할 때가 있다. 아침 7시 30분에서 8시 사이쯤인데, 그 시간에는 교실에 아이들이 없어 난감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늘봄학교는 정원이 정해져 있어 경쟁률이 높은 오후 방과 후 학교나 돌봄교실과는 달리 누구나 원하는 때 돌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년생을 키우는 지인 중에는 이른 아침 출근으로 아침마다 혼자 교실에 낮아 있는 아이 생각에 가끔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도 많았다. 4월부터 늘봄학교를 통해 아침 7시 50분부터 돌봄교실을 이용하게 되면서 근심거리가 사라졌다.
현재 늘봄학교는 인천, 경기, 대전, 전남, 경북 5개 교육청, 전국 214개 초등학교에서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전국 모든 곳으로 확대된다. 지금까지는 주로 오후 돌봄 위주로 운영됐다면 늘봄학교 확대로 아침과 저녁 돌봄 등 필요할 때 신청하고 이용할 수 있어 다양한 유형의 틈새 돌봄이 강화된 점이 인상 깊었다.
그런가하면, 아이돌봄서비스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돌봄 공백을 완화해줘 주변 부모들에게 따뜻한 정책으로 인기를 끌었다. 아이돌봄서비스는 3개월 이상의 영아부터 만 12세 이하의 어린이까지 시간제, 종일제 등을 선택해 이용하는 돌봄제도이다.
지난해 7월부터는 연간 840시간에서 960시간까지 정부 지원이 확대돼 일하는 엄마들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돌봄을 필요로 하는 부모들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마음 놓고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아이돌봄서비스는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2023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워원회 회의에서 저출산 해결 핵심과제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세 자녀를 키우며 직장까지 다니는 지인 중에는 아이돌봄서비스를 활용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윤석열정부 취임 1년을 돌아보니, 국가적 과제인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첫만남이용권, 부모급여, 늘봄학교 등 현실에서 필요한 복지정책이 강화된 점이 눈에 띄었다. 앞으로 미래의 부모들이 출산과 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현실적인 복지정책이 확산되길 기대해본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hanaya2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