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매도 용도로 인감증명서를 뗄 일이 있었습니다. 자동차 딜러분께서는 인감증명서 또는 본인서명사실확인서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인감증명서는 많이 들어봤는데, 본인서명사실확인서는 낯설어 재차 물었습니다. 

“본인서명사실확인서요???”
“네~ 인감증명서 대신 ‘본인서명사실확인서’로 가능하세요. 인감도장 없이 주민센터로 가면 바로 뗄 수 있으니 편리해요.”  

명색이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인데 본인서명사실확인서조차 모르고, 사용한 적도 없으니 살짝 겸연쩍었습니다. 대한민국의 행정 서비스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뒤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즉시 주민센터로 향했습니다. 검색창에 본인서명사실확인서 관련된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본인서명사실확인서가 시행된 것은 2012년 12월 1일로 10년이나 훌쩍 넘었다는 겁니다. 10년 사이 증명서 뗄 일이 한 두 번 있었음에도 부동산과 자동차 거래 시 주로 통용되는 인감증명서만 사용했던 것입니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증명서라 그런지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인감증명서는 오히려 위변조의 위험성, 부정 발급, 분실 시 재등록, 증명 발급 시 도장을 꼭 지참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도 많은 제도지만 많은 국민들이 관행적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인감증명서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본인서명사실확인서’라는 제도가 도입됐음에도 말입니다.  

이 확인서는 인감증명서를 대신해 부동산의 소유권 이전, 근저당과 전세권 설정, 자동차의 매도 등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서류에 인감도장을 찍고 인감증명서를 제출하는 대신에, 본인이 직접 쓴 서명만으로도 본인 증명이 가능합니다. 

서류 발급 절차는 아주 간단했습니다. 저의 신분증을 제출 뒤, 지문 인식을 했습니다. 직원분께서는 제출 용도를 여쭤보셨고, 이후 이름 석 자를 정자로 사인 패드에 작성했습니다. 제가 작성한 서명이 증명서에 그대로 인쇄돼 표기됐습니다. 또한 인감증명서는 위임받은 대리인 발급이 가능하지만, 이 확인서는 본인만 발급받을 수 있고, 주소지가 아닌 전국 어디서나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본인서명사실확인서는 즉각적인 피드백을 중요시하는 MZ세대에게 딱 맞는 행정제도라 여겨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생인 친척 동생은 이미 이 제도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이미 교육을 받았고, 이후 인감도장도 만들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X세대인 저부터 시작해 그 이후로는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인감파’이셨겠죠? 이제 시대 트렌드에 맞게 ‘서명파’로 들어가야 합니다. 불편함은 줄이고 효력은 동일하며 편리하고 안전하기까지 한 본인서명사실확인서를 안 뗄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게다가 인터넷 민원24에서도 발급 가능한 ‘전자본인서명확인서’도 있는데, 주민센터 1회 방문으로 등록하면 언제든 출력 가능합니다. 단, 아직 행정기관 제출만 가능하다고 하니, 이후 행정 서비스의 변화와 발전도 기대해 보면 좋을 듯합니다.     

대한민국 곳곳에서는 오늘도 수많은 거래와 계약이 이뤄집니다. 거래와 계약은 꼼꼼하고 신중하게 진행하시고, 증명서는 간단하고 안전하게 ‘본인서명사실확인서’로 이용하세요.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영미 pym111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