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 초부터 내가 사는 지역의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진로, 진학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으로 해당 학교에 방문해 내가 재학 중인 대학과 학과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나의 입시 과정 및 현재 입시 정보를 알려주면서 학생들이 가진 진로 고민이나 학업 고민에 대해 질의응답을 받고 돌아오는 활동이다.
얼마 전에 모교 고등학교와 근처 고등학교 두 곳을 방문해 멘토링을 진행하고 왔다. 소개를 마치고 질의응답을 받겠다고 하니 학생 한 명이 손을 들었다.
“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없앤다고 하는데, 수능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질문에 주변 학생들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정부에서는 역대급으로 치솟은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며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내놓았다. 사교육의 주범으로 수능 시험의 킬러 문항을 지목했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출제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당장 킬러 문항이 빠지는 평가는 오는 9월 6일로 예정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모의고사이다. 9월 모의고사를 치르고 난 뒤 곧바로 수능이 있다. 자신이 모의고사에서 중상위권 성적을 받는다고 밝힌 고등학교 3학년 A양은 “현재 논술 전형도 함께 준비하고 있는데, 수능이 기존에 비해 쉬워져서 고득점자가 많이 나온다면 우수한 등급을 받기 어려워질 것 같아 최저가 걱정된다”라고 밝혔다.
반면 공교육에서 다룬 내용으로만 출제되는 수능 소식을 반갑게 여기는 학생도 있었다. 국어 비문학 지문이 어려워 국어를 아예 포기했었다던 고등학교 2학년 C양은 “교과서를 기반으로 수능 문제가 출제된다면 나도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수능이 이제 넉 달 정도 남은 시점이라 약간의 혼란은 어쩔 수 없이 동반되는 것 같다. 급박한 면이 적잖이 있지만, 공교육 중심의 수능과 사교육 경감대책은 필요했다고 본다. 2022년 기준 초, 중, 고 사교육비는 역대 최고치인 26조 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학생 수는 해가 지날수록 줄어드는데 사교육 총액은 그 전년도 대비 10.8%나 늘었다고 한다. 사교육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교육부에서는 사교육 카르텔 근절을 위해 카르텔, 부조리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교육부 사교육 카르텔 부조리 신고센터(http://clean-hakwon.moe.go.kr/)에 접속해 부조리 신고 버튼을 눌러 신고 사항과 신고 내용을 구체적으로 입력할 수 있다.
EBS 활용 방안과 함께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요인을 점검하고 대입 정보 제공을 확대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EBS 고등 사이트에 들어가니, 수능특강과 수능완성 PDF 파일을 다시 무료로 제공하고, 역대 기출문제를 기반으로 나만의 시험지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편된 게 눈에 띄었다.
학교에 직접 다녀오니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점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남은 평가원 출제 모의고사는 수시 접수 이후에 치러지는 9월 모의고사 한 번뿐이니 수능 성적을 예측하기도 불안하고, 수시 지원을 하는 것도 고민이 많을 것 같다.
멘토링 때 학생들에게 해줬던 말을 여기서도 한 번 더 덧붙이고자 한다. 수능 출제 경향이 아무리 바뀐다고 해도, 시험에서 활용되는 기본적인 개념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시험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잘 해왔던 대로 흔들리지 말기를 바란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져왔던 교과 개념들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법을 충분히 익힌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이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한지민 hanrosa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