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워킹맘입니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다니고 나서는 방학이 매번 걱정거리였습니다. 작년 여름방학 때는 반차와 연차를 번갈아 쓰며 아이 돌보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회사에 왔음에도 집 걱정을 하고, 집에 가서는 다음 날 회사 걱정을 하며 방학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올해 여름방학은 달랐습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공동육아나눔터를 보내고 나서 가정도 일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온전히 회사 일에 집중할 수 있었고, 집에서도 살림과 육아에 힘을 쏟을 수 있었습니다.
여성가족부에서 운영하는 ‘공동육아나눔터’는 부모 등 양육자들이 모여 양육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자녀를 함께 돌보는 활동을 통해 가족 기능을 강화해 나갈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고 제공하는 사업으로,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가족 품앗이 활동 및 이웃과의 소통을 통해 육아 부담을 덜 수 있는 지역사회 열린 공동체 공간입니다.
각 시도에 있는 가족센터를 통해 신청할 수 있는데요. 저는 7월 27일 방학을 앞두고 5월 초부터 제가 사는 곳에서 제일 가까운 공동육아나눔터에 문의를 드렸습니다. 여름방학 프로그램 예약자 명단에 제 아이의 이름을 올릴 수 있었고, 총 4주 간의 방학 동안 이용해 봤습니다.
사실 이곳에 보내기도 전에 이미 공지된 프로그램이 마음에 무척 들었습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간대 별로 프로그램이 알차게 짜여 있었습니다. 아이가 등교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아침 독서활동이었습니다. 집에서 잘 읽지 않는 책을 시간을 정해서 읽으니 부모의 만족도가 매우 올라갔습니다. 특히 이곳 공동육아나눔터가 지역 도서관 1층에 자리하고 있어 공간 조건으로는 최상이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독서퀴즈대회에 참가한 아이는 1등을 했다며 부상으로 과자를 받아오기도 했습니다. 독서기록표 및 독후활동까지 여름방학 내내 책과 가까이 지내 흡족했습니다.
학습적인 부분을 채우기 위해 EBS 연계활동으로 초등 콘텐츠을 보고 교구를 활용한 창의활동도 했습니다. 엊그제 아이는 달에 대해 배웠다며, 계절 별로 모양이 변하는 달의 크기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집에서 푸는 문제집을 가져가 정해진 분량을 풀고, 해당 선생님이 꼼꼼히 채점과 보충교육도 해주셨습니다. 사실 제 아이 가르치는 부분이 가장 힘든데, 기관 선생님이 채워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토탈공예와 하모니 합주시간도 있습니다. 만들기를 유독 좋아하는 아이는 매일 무언가를 만들어 선물이라며 주었습니다. 합죽선, 비즈 썬캡, LED실팽이&패턴팽이 등 색다른 체험이 아이를 즐겁게 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동요와 율동을 하며 반짝반짝 웃기도 했습니다.
특히 공동육아나눔터 여름방학 프로그램에서 놀란 건, 드론과 코딩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소 생소한 코딩에 처음엔 낯설어했지만, 회차가 더해 갈수록 아이의 흥미는 올라갔습니다. 코딩 또한 초소형 컴퓨터인 마이크로비트를 활용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함께 작동하는 원리를 배우며 초소형 로봇을 작동시켜 봤습니다.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드론과 코딩에 대해 아이의 호기심을 끌어올렸다는 것만으로도 만족도 만점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의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우선 공동육아나눔터 가는 날을 기다렸습니다. 지루하거나 심심하면 수시로 전화하는 아인데, 이곳에 있는 9시간 동안 전화하는 일이 극히 드물었습니다. 하굣길 아이는 나눔터에서 있었던 일을 종알종알 말했습니다.
“엄마, 엄마! 나 드론 수업에서 1등했다. 드론으로 택배 옮기는 게임을 했는데, 처음에는 한 개도 못 옮겼는데, 어제 처음으로 5개 모두 옮겼어. 선생님이 너무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어. 너무 재밌어.”
학교에서 미처 받지 못했던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가르쳐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방학 동안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도서관을 이용하며 책과도 가까워졌습니다. 수업료 내지는 이용료 부담도 전혀 없었습니다. 작년 여름방학과 비교하면 이번 여름방학은 정말 천국이었습니다. 공동육아나눔터를 보내고 나서 워킹맘으로 온전히 설 수 있었습니다. 친정엄마에게는 죄송하지만, 공동육아나눔터는 저에게 친정보다 더 편했습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영미 pym111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