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외교학을 전공한 나는 외교로 이룰 수 있는 세계 평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와 포럼에 참석해왔다. 지난주,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과 미국의 관계 발전과 복잡한 국제 정세에서 대한민국이 어떤 방향을 취해야 할지에 관한 포럼이 서울에서 열렸다.
지난 17일, 서울에 있는 국립외교원에서 ‘서울외교포럼(Seoul Diplomacy Forum) 2023’이 열렸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한미동맹 70주년, 비전과 과제(ROK-U.S. Alliance : Beyond 70)’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지 7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함과 동시에 한국전쟁부터 세계사에 큰 변화를 준 이슈들을 함께한 양국의 더 큰 발전을 이야기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국립외교원은 소개 글에서 70년 전 군사안보동맹으로 시작한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공동의 가치를 기반으로 경제동맹으로 발전했고, 이제는 산업, 과학기술, 문화, 정부 분야까지 총망라하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확대되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오늘날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이 되고 복합 위기에 함께 대응하는 ‘행동하는 동맹’을 구현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도약으로 양국이 더 큰 발전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의 개회사와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의 기조연설로 포럼이 시작됐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한미동맹이 이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했다는 부분이었다. 특히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미일 3국의 협력 강화를 강조하며 역내 주변국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잠깐의 휴식을 가진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메인 세션의 첫 번째 주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동맹과 협력 네트워크’로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의 사회 아래 필립 세스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대사 그리고 던 베넷 주한 뉴질랜드대사의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됐다.
세션에 참여한 연사들은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강한 연대와 대한민국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가감없이 이야기했다. 특히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는 “한미동맹이 안보 분야를 넘어서 경제, 환경 등의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하며 글로벌 현대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솔직하게 전하기도 했다.
이후 이어진 세션 2에서는 한미동맹, 한반도 및 지역 안보라는 주제로, 세션 3에서는 경제기술안보 영역에서의 한미일 협력이라는 주제로 각각 대화가 이어졌다.
서울 지역 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한 대학생은 이번 포럼을 두고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고,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들의 연속이었다. 너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평가하며 정부의 기조나 주변 국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대한민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냉정한 이야기를 던져준 연사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나 역시 이번 포럼을 통해 국내외 학계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특히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고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및 한미일 협력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
서울외교포럼 2023은 학계의 전문가들과 주한외교사절단, 그리고 국민이 함께 한국의 외교 전략을 논의하고 다양한 정책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의 장이 되었다. 내년에 개최될 서울외교포럼에선 어떤 내용이 담길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