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다산생태공원을 산책하며 팔당호의 반짝이는 윤슬을 보았습니다. 맑은 물을 보며 자연과 하나 되는 아름답고 쾌적한 곳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팔당호는 수도권 최대 상수원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물은, 늘 곁에 있어서 소중함을 잊게 되곤 합니다.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입니다. 점차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 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1992년 제 47차 UN총회에서 제정하여 선포한 날입니다.

아이들에게 3월 22일이 ‘세계 물의 날’이란 걸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물을 절약하는 방법을 함께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첫째, 수도꼭지를 잘 잠급니다. 레버를 완전히 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꼭 필요한 물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항상 주의가 필요합니다. 둘째, 양치컵을 사용합니다. 평소에 양치컵을 사용하는 습관을 칭찬해 주었습니다. 

칫솔질 후 30초 동안 양치질한다고 가정했을 때 흘려보내는 물의 양은 6L 정도이며, 컵에 물을 받아 양치하면 보다 깨끗하게 헹구면서도 약 0.6L의 물만 사용하니 최소 5L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셋째, 빨랫감을 한 번에 모아서 세탁합니다. 세탁할 때 적은 양을 자주 하는 것보다 물과 전기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었습니다. 그 대신 얼룩이나 찌든 때는 애벌빨래를 해주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주방에서 물을 절약하는 방법도 공유합니다. 첫째, 설거지를 할 때 설거지통을 사용합니다. 물을 틀어 놓고 흘려보내면서 하는 것보다 절약됩니다. 둘째, 싱크대 주방수전의 분사 모드를 효율적으로 활용합니다. 샤워수 형태로 사용하면 그릇이나 채소에 닿는 접촉면이 넓어져 더 빨리 씻을 수 있어 물 사용량이 줄어듭니다. 셋째, 식기세척기를 사용하면 손 설거지보다 물을 더 절약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 이사하면서 식세기 이모님(식기세척기)을 모셨는데요. 설거지 물이 절약되면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 만족스럽습니다. 

아이와 일상생활에서 물을 오염시키는 원인을 찾아보는 간단한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냉장고에서 꺼낸 우유로 말입니다. 컵에 우유를 약간 붓고 투명한 수돗물을 한 컵(200ml) 넘게 따라봤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하얀색이라 아이가 놀라워했습니다. 

우유는 단백질이 함유된 음식물입니다. 우유 한 컵을 통상 하수 처리를 통해 내보내는 맑은 물의 BOD(생화학적 산소 요구량) 수준인 10∼20으로 낮추기 위해 맑은 물이 4000L(2만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 실험을 통해 물을 오염시키지 않으려면 마실 만큼만 우유를 구매해 책임있는 소비를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수질오염을 일으키지만, 주방세제처럼 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친환경’ 주방세제를 사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초등학생인 아이에게 물어보니 친환경 마크는 알고 있었지만, 주방세제에 친환경 마크가 있는 건 처음 보았다고 합니다. 이왕이면 친환경 인증을 받은 주방세제를 구입하길 추천합니다. 

아이에게 ‘물발자국(Water footprint)’의 개념을 알려주었습니다. 물발자국은 단위 제품 및 단위 서비스 생산 전과정(Life cycle) 동안 직간접적으로 사용되는 물의 총량을 뜻하는 것으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을 생산, 소비하는데 얼마나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한지 나타내 주는 지표입니다.

물발자국 네트워크(Water Footprint Network)에 따르면 햄버거 1개의 물발자국은 무려 2500L입니다. 다음에 아이에게 햄버거를 사줄 때는 물발자국을 떠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윗사람이 먼저 바르게 행동해야 아랫사람도 본받아 잘한다는 뜻입니다. 엄마이자 어른으로서 물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기억하며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리라 다짐했습니다. 

UN은 올해 ‘세계 물의 날’ 주제를 ‘평화를 위한 물 활용(Leveraging Water for Peace)’으로 정했습니다. 물이 세계의 안정과 번영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합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한지혜 soulofaqu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