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인에게 들뜬 목소리로 연락이 왔다. 본인이 의용소방대가 되었단다. ‘의용소방대? 소방관이면 소방관이지, 의용소방대는 또 뭐지?’ 어디선가 들어는 봤지만 정확하게 몰랐던 나는 바로 의용소방대를 검색해봤다.

의용소방대는 화재 진압, 구조, 구급 등의 소방 업무를 수행하거나 보조하는 관할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민간 봉사단체다. 경찰로 치면 자율방범대와 체계와 역할이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의 연혁에 따르면, 의용소방대가 1899년 ‘소방조’부터 시작했다고 하니 생각보다 역사가 굉장히 길다. 또 2018년 기준, 전국에 10만 명 가까운 의용소방대가 우리 지역 사회 곳곳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활동 중이라고 한다. 대단히 많은 의용소방대원이 국민의 안전을 위해 애쓰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저 평범한 주부인 지인은 어떻게 의용소방대가 되었을까. 사실 그녀의 주변엔 의용소방대가 몇 있다. 그래서 관심을 갖게 됐고 몇 년 전부터 계속해서 의용소방대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해왔다고 한다. 한번은 캠핑장에서 이웃 캠퍼들의 부주의로 화재가 날 뻔했던 것을 늘 차에 가지고 다니는 소화기로 진화한 적도 있고, 동네 산을 오를 때도 물병이나 음료수 캔 등을 스스로 치우고, 아이들이 자주 다니는 통로에 보도블록이 파여 테두리를 둘러 못 다니도록 한 뒤 구청에 신고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의용소방대 지인들을 통해 들은 활동들을 의용소방대원이 되기도 전에 솔선수범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요즘 혹여나 해코지를 당할까 남의 일에 관심을 두지 않을 뿐더러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일은 봐도 못 본 척 넘어가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동네 안전을 위해 두 팔 걷고 나서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의 생활은 얼마나 편안해질 것인가!

그렇다면 의용소방대는 투철한 희생정신만 있다면 누구나 될 수 있는 것일까? 의용소방대 구인공고를 살펴보니 의용소방대는 아무래도 적극적인 신체활동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대체로 만 65세 미만을 자격요건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관할 지역에 거주하거나 사업장이 있어야 한다. 또 소방기술 관련 경력이나 의료 관련 자격증 등이 있다면 더 수월하게 의용소방대원이 될 자격이 주어진다.
때로는 위험할 수도 있는 의용소방대원에겐 과연 어떤 혜택이 있을까? 만약 의용소방대원으로 임용되면 소정의 소집 수당과 장학금 및 피복이 지급되고 3년 이상 활동한다면 소방안전관리자(2급) 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한다고 한다. 또 우수한 의용소방대원에게는 매년 3월 19일 의용소방대의 날에 각종 표창 등의 혜택도 가능하다.

최근 의용소방대원이 된 지인을 보면 얼굴에 화색이 돈다. 아마도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 때문일 것이다. 최근엔 심폐소생술 등 교육을 받고 부쩍 건조해진 날씨에 산불 감시 등의 임무를 부여받아 동료들과 함께 순찰을 다녀오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저시급보다 조금 많은 수당이지만 누군가의 생명을 돕는 일부터 자연을 보호하고 살리는 일 등 역할은 그 어떤 일보다 대단하다. 이제 의용소방대원으로 첫 발을 뗀 지인이 부디 스스로의 안전도 지켜가며 우리 사회 곳곳을 돌보는 의용소방대원이 되길 바라본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명진 nanan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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