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부산에서 2024 조선통신사 축제가 열렸다. 조선통신사 축제는 실제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총 12회에 걸쳐 조선과 일본 사이를 오간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현하는 축제다. 행사는 조선통신사의 선린우호 정신을 계승하고 한일 양국의 우호를 증진하기 위해 2002년부터 열리기 시작했다.

이번 축제는 2019년 이후 약 5년 만에 개최됐다. 특히, 조선통신사 관련 작품 전시나, 조선통신사선 뱃길 탐방(승선 체험)과 부산 중구 광복로 일원에서 열린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지난해, 일본어를 배우기 위해 약 한 달 간 일본에 단기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이어 학교에서 진행하는 한일 대학생 교류 프로그램 등을 하면서 한일 양국의 문화 교류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다, 부산에서 5년 만에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에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 참가자 모집에 지원했다.
떨리는 마음을 안고 행사가 열리는 용두산공원으로 향했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행렬 재현에 필요한 복장을 받았다. 나는 가마꾼이었다. 내가 끄는 가마는 통신사의 우두머리인 정사(正使)가 타는 가마였다. 그 당시 복식으로 환복 후 필요한 분장과 식전 행사를 위한 교육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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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식 진행 전부터 미리 도열해 본 행렬을 기다렸다. 날씨는 더웠지만, 조선통신사 축제를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거리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실제,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은 조선통신사 축제에서 가장 규모가 큰 행사이다. 행렬 규모만 500명이다.
행렬은 용두산공원에서 의식 행사와 타종식을 시작으로 광복로 일대를 거쳤다. 한일 우호의 상징만큼 이번 행사에는 일본 조선통신사 연고 지역에서 온 100명의 한일 문화예술단도 참가했다.
본 행렬이 선두를 빠져나갔다. 내가 끄는 가마가 이를 뒤따랐다. 행렬의 각 구간에서는 북, 꽹과리 등으로 구성된 사물놀이도 열려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행사 다음 날엔 부산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조선통신사선에 직접 승선해볼 수 있는 조선통신사선 뱃길 탐방이 열렸다. 총 1시간 동안 배를 타고 부산항대교와 영도 인근을 돌아볼 수 있었다. 실제, 총 300~500명 정도의 사절단을 태우고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통신사선은 조선과 일본을 연결하는 가교였다. 통신사 선단은 정사기선과 복선(화물선)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 내가 탄 정사기선은 일반 선박보다 규모가 크다. 외관도 품격에 걸맞게 화려한 궁궐 단청으로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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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의 주제는 ‘통(通), 하는 우리’이다. 통신사가 일본을 왕래하던 기간에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 통신사는 양국의 교류에 불을 지폈다. 나아가, 평화적 우호 관계가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했다. 그러다 보니, 선린외교의 모범으로도 불린다.
‘통’하다는 것은 ‘무언가가 서로 잘 이어진다’라는 뜻이다. 이번 조선통신사 축제에 참여하면서, 양국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바라보는 것처럼 한일 양국이 끈끈한 신뢰와 끊임없는 소통을 기반으로, 서로 ‘통’하는 미래지향적 우호 관계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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