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학교 축제가 끝난 후 친구들과 밥을 먹으러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 앞에서 한 분이 쓰러지셨다. 발작을 할만큼 의식이 없는 상태라 곧바로 119에 신고를 했다.
길거리 편의점 앞에 사람이 쓰러졌다고 이야기하니 어느 지점인지 정확히 알려 달라고 했는데, 간판에는 지점명이 따로 쓰여있지 않은 데다 그 주변에 하필 해당 브랜드 편의점이 여러 곳 있던 상황이었다. 이에 따로 검색을 통해 정확한 위치를 알려드리긴 했지만 시간이 오래 걸려 참 답답했던 경험이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사물에도 주소가 있고 이 사물주소를 활용하면 훨씬 더 쉽게 위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물주소는 기존 건물에만 사용하던 도로명주소를 사물과, 공간에도 적용해서 각종 구조물이나 건물이 없는 정류장, 공원, 광장, 인명구조함 등에 부여한 주소이다.
사물주소는 도로명+기초번호+사물의 유형을 합해 만들어진다. 버스승강장, 공원, 주차장, 전기차 충전소 등 사람들이 쉽고 빠르고 안전하게 위치를 알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사물주소를 알게된 뒤로 길을 가면서 사물주소를 찾곤 했는데, 내가 자주 가던 버스정류장에도 사물주소가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 전에는 전혀 보이지 않던 사물주소가 한눈에 들어왔다.
‘112, 119 신고시 내 위치는 은평구 진흥로 173번 버스정류장입니다’라는 문구가 써있어서 재난이나 안전사고 때 누구나 쉽고 빠르게 위치 정보를 알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기차충전소, 주차장, 공원, 광장 등 생활편의시설에도 정확한 위치 정보가 제공된다고 한다. 시설물 주변에 건물이 없을 경우엔 내비게이션이나 인터넷 등을 이용해도 위치를 찾기 어려웠는데, 사물주소를 활용하면 건물이 없어도 주소 찾기가 수월해 더욱 편리할 것 같았다.
이렇게 안전과 편의를 제공하는 사물주소에 대해 나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주변에 물어보니 다들 잘 모르고 있었다. 위기상황 등에 대비해 내 생활반경 속 사물주소가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관찰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세아 new2207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