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집에서 함께 지내고 있던 반려견이 갑자기 아파 응급상황으로 밤에 동물병원에 방문했다. 그날 동물병원에 함께 동행한 자녀는 반려동물 이름을 부르며 “아프지마. 주사 맞으면 안 아파질거야”라며 위로했다.
검사와 치료과정을 끝까지 지켜본 아이는 “내가 소아과 간 것처럼 강아지 병원도 똑같구나. 이렇게 안 아프게 주사를 주네”하며 수의사가 하는 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의료행위에 대해 질문을 하기도 했다.

지난 5일 잠실 키자니아에 반려동물 케어센터가 개관했다. 아이가 요즘 관심갖고 있는 동물의사 업무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직접 체험 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보기 위해 센터를 방문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날 현장에서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 임영조 과장과 인터뷰를 진행해 보도자료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유익한 정책들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아이는 반려동물 케어센터에서 의사 가운을 입고, 위 종양을 제거하는 동물병원 의사가 되어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이 끝난 후 소독을 해주며 입원실에 있는 강아지를 돌봐주고, 재활치료를 맡아 관리 해주는 역할까지 배웠다. 체험을 마치고 나온 아이는 “내가 강아지 치료했어! 수술도 잘했고 산책도 시켰어! 이제 건강해”하며 보람찬 표정으로 체험장을 나왔다. 센터에서 만난 다른 자녀의 부모님께도 체험 소감을 여쭈어 보았다. 이들은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며 돌봐줘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아이의 체험이 끝난 후, 체험 현장을 함께 지켜본 농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 임영조 과장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Q. 키자니아에 반려동물 케어센터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A. 최근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반려동물을 잘 기르고, 돌보고 함께 살아가는데 있어 안전하게 기르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그래서 아프거나 다쳤을 때, 제대로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회복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미래세대인 어린이들이 동물을 직접 치료해주고 돌봐주는 체험을 해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Q. 이용자들이 반려동물 케어센터에서 활동 후 어떤 점을 느끼고, 배우기를 바라나요?
A. 아이들이 활동 후 생명체에 대한 존중을 알게 되고 또 이들을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인식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마치 물건을 사듯 반려동물을 돈으로 주고 사고, 파양하거나 유기하는 일부 사람들에게 문제점이 보이고 있는데, 이곳 센터에서 동물을 단순히 흥미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체로서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로 생각하는 점을 배우기를 바랍니다.
임영조 과장은 현재 농식품부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동물사랑 배움 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교육부와 협업해 전국 교과 과정 중 동물복지를 배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가족 구성원으로서 반려동물이 건강한 문화로 정착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이어서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와 관련된 정부 정책, 그리고 지난 8월 7일 시행을 발표한 개식용종식법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Q.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A. 반려동물 문화라고 하면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사람에 대한 배려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반려동물과 산책 시 목줄 하는 것, 배변을 깨끗하게 치우기 등 올바른 에티켓을 지켜야 함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Q. 건강한 반려동물 문화를 위해 농식품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불가피하게도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안전관리 문화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공격성을 가지고 있거나 기질이 사나운 반려견이 있다면, 전문가들과 함께 기질 평가를 진행해 시·도지사가 허가해서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관리 받으며 반려동물과 살아갈 수 있는 제도가 있으니 적극적으로 신청하길 바랍니다.
Q. 요즘 동물의료기관(동물병원)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종사자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농식품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예전에는 수의사라고 불리던 직업이 요즘은 동물의사라고 불립니다. 그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농식품부는 개, 고양이 뿐만 아니라 소, 돼지, 닭, 등 다양한 동물의 특성을 배우고 의료행위를 실습할 수 있는 실기 교육을 강화했습니다. 그리고 ‘동물보건사’를 국가 자격증으로 시행함으로써 그들이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동물병원에 갔을 때 믿고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Q. 대한민국에서 반려동물과 보호자들이 어떤 환경 속에서 지내기를 바라나요?
A. ‘동물과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자’는 목표에 따라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 기르지 않는 사람 등 편견 없이 함께 공존하는 문화를 하루 빨리 만들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반려동물을 기르는데 있어 행복하고 편안하게, 안전하게 잘 기르고, 보살피는 사회적 인프라가 많이 필요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기를 때 반려동물도 교육 및 필요한 훈련을 받으며 보호자 또한 교육 받기, 1인 가구와 직장인들이 출퇴근 하면서 반려동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곳 확대하기, 유기되거나 본의 아니게 유실되는 반려동물이 있는데 유기동물보호센터의 시설 수용능력을 늘리고 운영자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등 인식개선·문화·사회적 인프라 등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이를 농식품부가 적극적으로 앞장서겠습니다.

Q. 현재 개식용종식법이 유예기간을 거치고 있습니다. 법 시행 후 동물복지 가치 실현에 어떤 영향으로 작용될까요?
A. 최근에 시행된 개식용종식법에 관해 개를 식용하는 것은 동물복지 차원에서 오랫동안 사회적 논란이 있었지만, 동물복지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조기에 해결해야 할 과제였습니다. 이번 특별법을 통해 동물복지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고,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역사적인 이정표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동물의료센터를 가든 산책을 나가든 애완동물이라는 말 보다 반려동물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몸소 느낀다. 단어 하나 차이지만 동물이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서 존중받으며 가족과 함께 사회구성원으로 속해 있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견주, 동물주인 이라는 표현보다 보호자라는 표현을 더 많이 듣는데, 이 또한 반려동물을 단순히 사육하는 사람이 아닌 함께 공존하는 구성원으로 인식되는 단어로 느껴지고 있다.
‘건강하고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라는 말이 아직은 우리 사회에 완전히 뿌리 내리고 있지는 않는 것 같지만, 앞으로 더 다양하고 친근한 정책들을 접하다 보면 분명 미래세대에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 안 기르는 사람 구분할 것 없이 편견을 보이지 않고 공존하는 사회가 당연히 여겨질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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