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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손으로 만들고 지키는 K-한옥, 외신도 주목하다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한옥 건축전문가 양성교육’ 외신 프레스 투어 취재기

2024.09.13 정책기자단 박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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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가 지났지만 한낮의 햇볕은 아직 따갑게 내리쬐는 9월 4일 수요일. 일본, 미국,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에서 K-한옥에 관심을 가지고 모인 외신 기자분들과 함께 아침 일찍 약속장소인 광화문으로 모였다. 국토교통부 김현숙 외신대변인의 안내에 따라 버스에 탑승, 전라북도 고창을 향해 달렸다.

전북대학교 고창캠퍼스에 도착하고, 기자들을 환영하는 현수막 사진
전북대학교 고창캠퍼스에 도착하니 기자들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볼 수 있었다.

몇 시간 정도가 흘렀을까. 중간 지점인 정안휴게소에서 서로 인사를 하며 명함을 주고받고,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가 오가는 버스 속에서 취재를 향한 기대감과 한국 문화에 관한 관심을 나누었다. 오늘 행사는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하는 한옥 건축전문가 양성 교육 현장을 외신기자들과 함께 프레스 투어로 진행하는 자리로 나 역시, 대한민국 정책기자단의 자격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한옥 건축전문가 양성 교육의 현장인 전북대학교 고창 캠퍼스는 대한민국 전통 건축양식인 한옥의 보존과 지속가능성에 대하여 국제사회에 홍보하고 있다. 이곳은 바로 오늘의 교육 현장이기도 했다.

전북대학교 한옥건축학과의 신병욱 교수님(좌), 남해경 학과장님(우).
전북대학교 한옥건축학과의 신병욱 교수님(좌), 남해경 학과장님(우).

일행은 강의실에서 한옥 시공관리자 과정과 우리나라 문화유산인 한옥, 그리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옥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전통과 멋의 도시, 전북 특별자치도에 있는 전북대학교에서는 가장 한국적인 면모를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전주시에 있는 전북대학교 내부에 강의실, 휴식공간 등 교내 시설들은 한옥으로 지어져, 전통적인 면모를 뽐내고 있어, 일반 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열린 장소이다. 

전북대학교 고창 캠퍼스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옥 교육시설로서, 한옥교육과 건축을 공부하는 건물들로 구성되어있다. 이곳에서는 ‘한옥 학과’라는 전공이 있는데 2023년 글로컬 대학사업에 선정되어 5년 간 2,000억 원의 지원을 받으며 한국의 다양함을 알리는 K- Culture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며, 한류의 중심인 대학이 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직업, 취미, 정규과정. 이렇게 세 가지 과정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전북대학교 한옥 건축전문가 양성 교육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한 힘찬 발걸음으로 향하고 있다.

먼저 한옥 전문인력 양성사업으로 한옥 설계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과정으로 한옥 설계과정과 한옥 공정관리, 물량산출 등 현장 전반을 관리할 역량 강화교육으로 한옥 시공관리자 과정이 있으며 이 과정은 이론강의, 치목(목재를 가공하는 모든 작업을 의미한다) 실습, 현장답사 등으로 이뤄지는 교육이 진행되며 전북대학교 고창 캠퍼스에서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국토교통부의 지원을 통하여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는데, 청소년 진로 박람회 및 청소년 2박 3일 한옥 체험을 통하여 흥미 유발을 일으키는 활동과 홍보를 병행하며 유네스코 세계 학술대회, 외신기자 협력 취재, 국내외 봉사활동(하계 : 지역 독거노인 및 소외계층 집수리, 동계 : 해외 건축 봉사활동 실습 활동 )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우리의 한옥 기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하여 한옥을 수출하는 과정 및 협약과 홍보도 활발하게 이어져 우리나라를 넘어서 세계적인 한옥 교육 기관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내용을 듣고, 우리는 수업이 이뤄지는 현장으로 향했다.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는 안내문이 붙여진 공간도 떳떳하게 들어갈 수 있는 점이 취재의 묘미(?)랄까. 학교 측에서 제공해주는 안전모를 착용하고 목재를 가공할 때 필요한 무시무시해 보이는 장비들과 수강생분들이 작업한 목재들을 구경했을 때, 펜으로 표시한 부분들, 그들의 땀과 노력을 간접적으로 알아볼 수 있었다.

"통제구역" 목재 가공 및 한옥을 건축할 때 쓰이는 각종 장비들을 모아놓은 장소 입구를 찍어보았다.
목재 가공 및 한옥을 건축할 때 쓰이는 각종 장비들을 모아 놓은 장소 입구를 찍어보았다.
장비 보관실 내부 사진
장비 보관실 내부 사진.
수강생분들의 작업품으로 추측된다. 정교한 솜씨가 돋보인다
정교한 솜씨가 돋보인다.

그리고 밖으로 나서자, 뜨거운 햇빛 속에서 각종 소리와 함께 땀을 흘리며 작업하고 수업이 진행 중인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우리는 현장을 살펴보기도 하고, 관계자와 인터뷰도 하고, 촬영도 하면서 한옥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김현숙 국토부 외신대변인은 현장의 생생함을 외신기자분들께 영어로 통역을 하고, 단장님께서는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며 무더운 날씨보다 더 뜨거운 취재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국토교통부 건축문화경관과 김보민 사무관도 현장 담당자로서 자리에 함께하며 부지런히 참여자들에게 안내를 하고 있었다. 김보민 사무관의 안내를 받아 현장에 함께 해주신 한옥 건축학과 신병욱 교수님과 이번 행사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외부 현장으로 이동할 때는 안전모를 착용하고 이동해야했다. 사진은 외부 실습장소로 이동하기 전 안전모를 나열해놓은 모습
외부 현장으로 이동할 때는 안전모를 착용하고 이동해야 했다. 사진은 외부 실습장소로 이동하기 전 안전모를 나열해 놓은 모습.
뜨거운 햇빛보다 더 뜨거운 열정이 담긴 실습현장
뜨거운 햇빛보다 더 뜨거운 열정이 담긴 실습현장.

한옥의 기본 재료인 목재는 습도와 온도에 굉장히 예민한 소재인데, 한옥 수출에 앞서 제작 과정에서 목재가 손상되지 않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목재(나무)는 수분을 머금고 있는 소재이기에 건조하는 과정을 필수로 거쳐야 하는데, 목재는 간혹 뒤틀림 현상이 생깁니다. 목재에 수분을 많이 머금을 때 이런 현상이 생기는데, 목재의 변형을 예방하기 위하여, 목재를 건조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때, 너무 강한 건조는 변형을 더 크게 일으키기도 합니다. 

목재도 수분을 잃으면 부서지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거나 적은 수분을 머금지 않도록 적당한 수분을 머금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재를 건조하는 방법은 인위적으로 건조하는 방법과 자연적으로 건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인위적인 방식으로는 찜통에 넣어서 쪄내는 방식인데, 예를 들어 도자기를 만들 때 가마에 넣어 굽는 과정처럼, 찜통에서 쪄낸 이후 문을 열었을 때 수증기가 밖으로 나가면서 목재 속의 수분이 증발하는 방법이고, 건조과정은 보통 3일 정도 시간이 소요되고, 자연적으로 건조하는 방법이 있다면,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다가 자연적으로 놔두는 방식인데, 이 과정은 거의 2년에서 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실 자연건조를 시키는 방식이 가장 좋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시간이 오래 걸린 만큼 제작비가 많이 발생하기에 이러한 한계로 인하여 생기는 아쉬움이 있다면, 제대로 된 목재를 자연적인 방법과 오랜 시간을 투자하게 되면 변형 없이 예쁜 한옥들을 많이 만들 수 있는데, 가성비를 중시하고 빠르게 진행되어야 하는 상황들 때문에 목재건조와 재료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 한옥에 문제가 생기면, 한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한옥에 대한 편견이 생기고 인식이 안 좋아지는 부분이 생겨 아쉽습니다. 

이 답변을 듣고 느림의 미학이라고 상징하는 전통 기술과 빠름을 상징하는 현대기술의 융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교수님을 비롯하여 한옥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기자와 비슷한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 라고 감히 짐작해본다. 장소를 옮기는 발걸음 속에서도 대화는 계속되었다. 

일반적으로 건축을 할 때, 건축 재료들을 접착하기 위하여 시멘트 등 접착재료를 사용하는데, 한옥은 어떤 방식으로 접착을 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한옥을 건축할 때는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나무를 짜 맞추는 방식인 결구법을 사용합니다. 목재와 목재 사이를 베를 짜듯이 홈을 파서 껴놓아 짜 맞추는 방식으로 건축합니다. 또, 황토를 이용하여 비 샘을 방지하고,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수업 현장을 바라본 기자의 시선이 담긴 사진
수업 현장을 바라본 기자의 시선이 담긴 사진.

교수님과의 답변을 통하여 또 다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날씨에 따라 한옥의 구조가 다르다는 것!

제주도와 육지의 한옥을 비교해보면, 제주도 같은 경우에는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층 높이가 낮고 육지는 상대적으로 덜 해서 층 높이가 높다. 예를 들어, 비바람이 많이 불 때 거리에서 우산을 높이 들면 비바람을 그대로 맞기 때문에 그것을 피하려고 우산을 몸에 가까이 붙여서 쓰는 것처럼,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에는 바람을 막아주는 담장을 높게 하고, 집의 층 높이를 낮게 건축을 하며 지역별로 기후에 맞추어 따라 한옥의 구조가 조금씩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우리 한옥이 가진 특별한 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한옥은 전통을 넘어서, 세심하고 정교함의 매력을 한층 더 깊이 있게 알아갈 수 있어 흥미로웠다. 

생각보다 아담했던 한옥전시 및 박물관. 그 많던 한옥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생각보다 아담했던 한옥전시 및 박물관. 그 많던 한옥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대화가 진행될수록, 사전 조사했던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들을 알게 되었는데, 실습 현장에서 캠퍼스 내부에 있는 자그마한 한옥박물관도 구경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전통이 담긴 한옥인데도 생각보다 작은 박물관의 규모에 의아함을 가졌지만, 곧바로 그 의아함은 해결되었다. 보관하는 장소가 협소해서 모든 재료 및 작품들을 다 수용을 못 한다. 과거의 흔적들이 사라지고 있다. 과거의 손기술을 통하여 그 기술에 맞추어 보강하는 등 여러 대책을 연구할 수 있을 텐 데 보관할 공간이 없다고 태워버리게 되는 아쉬운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과거의 손기술이 남은 한옥에 사용되었던 일부 목재를 담아보았다.
과거의 손기술이 남은 한옥에 사용되었던 일부 목재를 담아보았다.

과거의 손기술은 현재와 다르다. 하지만, 과거의 흔적을 통하여 보강할 수 있는 부분은 현대에서 사용하는 기술과 융합하여 더 좋은 건축물을 제작할 수 있고, 우리나라의 전통을 더 오래 지킬 수 있다. 

대한민국 전체가 지역별로 고유의 전통을 지니고 있다. 수많은 문화유산들이 본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한옥 역시, 전통의 가치, 그리고 전통적 입지를 다기지 위한 노력이 조금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의 수많은 건축물 속에 한옥의 흔적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 전북대학교, 그리고 고창 캠퍼스의 한옥 전문인력 양성사업은 우리 한옥이 가진 고유의 전통을 지키고 알리기 위한 노력을 오늘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박물관 내부에는 한옥을 구성하는 부분들을 소개하는 설명들이 있었다. 사진은 "계자난간"소개사진
박물관 내부에는 한옥을 구성하는 부분들을 소개하는 설명들이 있었다. 사진은 계자난간 소개 문구.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돌아가는 발걸음. 너무나 열심히 진행된 취재였을까. 해가 떴을 무렵 광화문에 모인 우리는, 해가 질 무렵 다시 광화문에서 취재 소감을 나누며 헤어졌다. 그리고 특별히, 현장에 함께 해주신 일본 NNA의 시미즈 타케시 기자께서 서면 인터뷰를 통해 한옥 전문인력 양성현장에 참여한 소감을 전해주었다.

전북대학교 고창캠퍼스 입구사진. 그리고 한 외신기자님의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전북대학교 고창캠퍼스 입구사진. 그리고 한 외신기자님의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 NNA 시미즈 타케시 기자 참여 소감 ]

NNA는 일본 기업의 경영자, 각국 주재원을 대상으로 경제 뉴스를 취급하고 있습니다. 한국 지국은 일본 사람이 관심이 있는 한국 경제 뉴스를 취급하고 있고, 관광 분야의 주요 콘텐츠인 한옥에 평소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북촌 한옥마을을 비롯해 서울에선 은평 한옥마을, 전주의 한옥마을 등은 널리 알려져 있죠. 그런데 국토부에서 외신 대상으로 한옥을 만드는 과정, 교육 현장을 볼 수 있는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고 소개를 받아서 ‘이런 기회는 자주 없을 것 같다’라고 생각해서 이번 프레스 투어에 참가했습니다.

프레스 투어에서 실제로 한옥을 만들거나 지키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던 것이 아주 큰 성과였다고 생각합니다. 한옥을 새로 만드는 그것뿐만 아니라, 유지 및 보수 등에 필요한 기술들을 배우려는 사람이 많았고 젊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던 것도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느꼈던 것은 ‘한옥은 지켜야 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일본과 한국의 목조 건축에 대한 비교를 물어보셨는데, 일본 같은 경우는 목조 건축이 일상생활에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일본의 오래된 목조 건축물, 문화재를 보수 재건하는 데도 기본적인 건축 기술의 베이스는 비슷하지요. 문화재 건축물의 보수를 다루는 회사도 많고 교육 기관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생활 방식이 아파트 중심으로 바뀐 한국 사회 속에서 한옥을 어떻게 유지하고 보수하고 또한 재건해서 후손에게 이어 갈 것인지에 대한 과제가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의 하나로 관광 콘텐츠화도 있고 수출도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 전북대뿐 아니라 많은 학교에서 한옥 교육 과정이 생겼으면 합니다. 

또한, 현대건축을 전공했다가, 한옥 건축에 관심이 있어서 기초부터 다지기 위하여 현재 수강생으로 전북대학교 고창 캠퍼스에서 공부 중인 엄기성(49) 수강생도 향후 이곳에서 배운 기술로 유지와 보수가 중요한 문화재를 지키는 일을 하고 싶다는 소감을 인터뷰로 전해주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두 분께 특별한 감사를 전해드린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우리의 전통 건축양식인 한옥 건축 기술. 현장에서는 오늘도, 전통을 지키기 위하여 배우고 있는 이들의 구슬땀이 전북대학교 고창 캠퍼스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파란 하늘과 푸른 나무가 반겼던 전북대학교 고창캠퍼스. 입구 사진 뜨거운 취재열기 속 많은 것을 알아가는 의미있는 시간이였다
파란 하늘과 푸른 나무가 반겼던 전북대학교 고창캠퍼스. 뜨거운 취재열기 속 많은 것을 알아가는 의미있는 시간이였다.
박윤서
정책기자단|박윤서
solcp0811@naver.com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예술과 함께 성장하는 사람, 박윤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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