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그래프는 통계청 자료에 따른 2024년 기준 대한민국의 인구피라미드 모양이다. 위쪽이 좀 더 불룩한 항아리 모양의 그래프 구조는 이상적인 피라미드를 벗어난 지 오래되었음을 보여주며, 경제활동인구는 계속해서 줄어들 것이고 고령 인구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국가 전체의 인구 구조를 보여주는 해당 그래프를 통해 일자리 및 사회 인프라가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방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을 수 있음을 예상해볼 수 있다.
지역의 공동 성장이 필요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를 상기시키기 위한 날로 ‘지방자치 및 균형발전의 날’이 10월 29일에 제정되어 있다. 해당 기념일 즈음에는 지방자치의 성과를 공유하거나 자방자치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다양한 기념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지방시대 엑스포’를 들 수 있다. 지방시대 엑스포는 지방시대 위원회와 정부 기관, 지자체 등이 공동 주최하는 대규모 박람회로 올해는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렸다. 지방시대 엑스포는 지방자치분권과 균형발전 정책을 논의하고 지역발전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국내 최대 지역박람회로 지방자치박람회와 균형발전박람회로 구분되어 개최되다 2022년부터 통합 개최하고 있다. 지방소멸이란 주제에 관심이 많은 한 명의 고향을 떠난 사람으로서, 앞으로의 지방발전 및 미래에 대한 정부, 지자체 차원의 대응 방식이 어떠한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개막 첫 날의 행사장에 방문했다.
2024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의 슬로건은 ‘함께 여는 지방시대, 활짝 웃는 대한민국’이다. 부산(2022), 대전(2023)에 이어 춘천에서 올해 3회째를 맞는 지방시대 엑스포는 지방시대의 현주소와 미래를 만나볼 수 있는 국내 최대의 지역 박람회다.
올해 지방시대 엑스포는 지방시대 조직(중앙·지방) 및 제도 정비 완료 후 개최되는 만큼 이전 박람회들과 형식과 내용면에서 달라졌음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조달청, 통계청, 산림청 등 정부 부처의 참여가 대폭 확대되었으며, 시도교육청 전시관을 조성하여 지방시대에 필요한 미래교육의 비전을 제시했다. 또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과 흥미를 제고하기 위한 춘천 커피페스타, 강원 바이오 엑스포 & 춘천 창업 엑스포, 시군의 날 행사, 개막일 음악공연 등 기존에 없던 프로그램을 마련해 더욱 확장되고 연결된 지방시대 정책 박람회 현장을 제공했다.
전시관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공간은 올해 지방시대 엑스포의 슬로건(‘함께 여는 지방시대 활짝 웃는 대한민국’)과 함께 하고 있었다. 양측에는 지방분권, 교육 개혁, 혁신성장, 특화발전, 생활복지라는 지방시대의 5대 전략과 지방 발전을 위한 주요 정책 및 추진 성과 영상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입구와 가장 가까이 있는 전시관은 이번 엑스포의 개최지인 강원, 춘천의 공간이었다. 개최지관에 속한 강원특별자치도 및 춘천시는 엑스포의 춘천시 유치 근거로서 환경 규제 속에서 희생을 감내했다는 점과, 남북 군사 대치 접경지역권인 춘천시가 균형발전을 위한 상징 도시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국가 신성장 동력을 선도하는 ‘미래산업글로벌도시’로서 선도하는 미래산업과 관광산업을 전시했다. 첨단산업과 청정환경이 융합하는 미래산업을 선도하며,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 사업 등을 통해 살고 싶은 쾌적 도시로서의 지역적 특색을 살렸다. 그 외에도 작년 6월 11일 공식 출범한 강원특별자치도는 올해 6월 8일 강원특별법 전부개정 법률 시행으로 달라지는 점을 홍보했다. 산림을 활용한 산악관광 시행, 지역 설정에 맞는 환경과 개발 결정, 반도체, 바이오산업 등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발전시킬 기반 마련 등을 포함해 총 6개로 정리된 변화점은 강원특별자치도의 환경 보호와 경제 발전을 사이의 균형을 찾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는 듯 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시도 전시관’ 구역에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세종, 경기도, 충청북도, 충청남도, 전북특별자치도, 전라남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제주특별자치도로 구성된 16개의 전시관이 있었다. 각 지역의 전시관들은 지역의 특색을 드러낼 수 있는 테마를 설정하여 지역 정책의 홍보와 시민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4대 특구 추진 계획과 균형발전 핵심 정책을 다양한 문화 예술 콘텐츠를 향유하며 즐길 수 있도록 아트 갤러리 형태로 연출하여 지방시대 시행계획을 시민들이 보다 쉽게 이해하고 체감할 수 있도록 조성했음을 사전에 알리기도 했다.
광주 전시관에서는 ‘첨단기술과 문화의 미래도시 광주’라는 주제로 2024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 작가의 도서 전시와 첨단기술에 해당하는 광주 AI집적단지 및 미래차 산업 등을 선보였다.
경상남도 전시관에서는 ‘남해안의 푸른바다와 우주항공의 중심, 경상남도’를 주제로 남해안 관광벨트 조성 사업과 2045년 우주강국 실현을 위한 우주항공산업의 육성, 원전산업 활성을 중점적으로 홍보했다. 또 경남의 상징물을 소재로 한 룰렛 게임을 진행하고, 경남의 메인슬로건을 캘리그라피로 꾸미는 DIY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었다.
대구광역시와 경북은 2026년 7월 예정인 ‘대구경북특별시’를 주요 소재로 한 ‘대구경북특별시,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희망!!’이라는 주제를 삼아 대구와 경북 통합의 기대효과와 반도체, 로봇 등의 산업혁신 기술들을 소개했다. 경북에서는 2025년 경주에서 진행되는 APEC 개최 및 경상북도에서 추진하는 3가지 주요 정책인 K-보듬, K-농업, K-U시티를 소개하고 시각화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참여부처 확대로 인해 올해 새롭게 참여한 정부부처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정부부처관 구역 내 위치한 통계청은 ‘통계로 보는 지방시대’라는 부제를 가지고 전시관을 구성했다. 국민을 위한 정책 수립에 있어 가장 기초가 되는 통계 처리에 사용되는 개념과, 개념이 적용된 결과를 시각화했다. 생활 인구의 정의와 산정 과정 및 결과, 수도권과 비수도권 내 청년인구 비율 조사, 지방소멸위험지수 등을 통해 인구 조사에 사용되는 통계 자료의 도출 과정과 그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민참여관은 주민참여 및 지역 중소기업의 우수사례 및 성과를 전시하는 공간으로, 주민참여관과 혁신도시관으로 나누어져 구성되었다. 행정안전부에서는 주민참여제도로서 주민투표제도, 주민소환제도, 주민조례발안, 주민e직접플랫폼에 대한 설명과 절차 및 사례를 소개했다. 또한 우수적극조례로 선정된 서울 성동구, 충청북도, 충남 예산군, 경상북도, 제주특별자치도의 사례를 소개하여 해당 조례를 추진하게 된 배경과 주요 내용 및 기대효과를 소개했다.
혁신도시관에서는 전국에 10곳이 있는 혁신도시들을 소개했다. 혁신도시란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산, 학, 연, 관이 협력하여 만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미래형 도시를 의미하는데, 해당 엑스포에서는 ‘기업하기 좋은 미래가 있는 혁신도시’를 주제로 삼아 각 혁신도시들의 사례와 결과를 소개했다.
시도교육청관에서는 교육발전특구 추진 계획과 비전, 16개 시도 각 교육청별 특성화 사업을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조성해두었다. 그 중 ‘과학으로 빛나는 대전, 미래의 빛이 되는 대전교육’을 주제로 한 대전교육청은 과학을 테마로 하여 우주 상징물을 전시했으며, 과학을 기반으로 성장해 갈 대전의 미래 모습과 교육을 바탕으로 한 도시의 정주 매력도를 제고하는 방안 등을 소개했다.
이번 엑스포의 마지막으로 지역균형발전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된 지역을 전시하는 공간을 방문했다. 농업기계임대사업소의 자동세척장 설계를 통해 기계의 효율성과 수명 향상 및 농촌진흥기관 사업 참여 방문자 수 증가 등의 긍정적인 결과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강원특별자치도의 사례와, 자체적인 친환경 농산물 전용 인프라를 구축해 친환경 농산물 재배면적 1위 성과와 친환경 농업 구축사업이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결과를 낳은 전라남도의 사례, 그리고 균형발전사업의 우수사례로 소개된 지역의 내용을 담은 책자를 살펴보면서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이 다시 떠올랐다.
각 지역이 지역의 특색과 지역만의 고유한 문화를 지키고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발전시키는 것은, 단순한 지역의 생존을 넘어, 지역의 정체성 확립과 국가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결국 세계가 함께 공유하는 다양성의 기반을 구축하는 단계이기도 하지 않을까. 이번 엑스포를 방문한 결과, 지역별로 각자의 강점을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과 오히려 홍보 및 관심 부족으로 인해 잘 인지하지 못했던 좋은 정책들이 있었다는 것을 체감했다. 이처럼 지역의 가치는 거시적 존재의 성장 원동력이 될 수 있으며, 앞으로도 국가 내에서 지역의 움직임이 더 크게 진동하길 기대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나연 kimnayeon1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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