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녀와 관련해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고 나서부터 핸드폰 사용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입니다. 나름 잔소리를 너무 많이 하지 않도록 조절한다고 하지만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때마침 이와 관련해 학교에서 가정통신문이 배부됐습니다. ‘학부모님께 드리는 정보통신윤리 교육자료’였습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 저는 학교(교육부)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굉장히 신뢰하고 집중해서 보는 학부모 중 한 사람입니다.
가정통신문에는 디지털기기의 과도한 사용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가정에서의 세심한 지도의 필요성을 알렸습니다. 곧 있으면 장기간 겨울방학을 맞이하는데 이 시기에 너무도 중요한 내용이라 주의 깊게 살펴봤습니다.
교육자료에는 우선 초등학생(4~6학년) 미디어 이용실태가 나왔습니다. 스마트폰 보유율은 84.9%로 매우 높은 수치를 보여줬고, 스마트폰의 1순위 기능은 다름 아닌 유튜브(34.7%)와 게임(30.2%)이 1,2위를 차지했습니다. 스마트폰 이용시간도 4시간 이상 22.2%, 3~4시간 18.2%, 2~3시간 19.3%, 1~2시간 21.5%로 나타났습니다. 유튜브를 보면서 이용시간이 늘었다는 것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유해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안 좋을까요. 교육자료에서는 청소년의 경우 전두엽 기능 저하로 충동 조절 능력과 주의력 저하가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습니다. 또한 팝콘 브레인 현상이라고 현실의 느린 자극에는 무감각해지는 상태도 주의를 전했습니다. 사회성 및 정서 발달 저해, 언어발달 지연 등의 문제도 알렸습니다.
가장 중요한 가정에서 지켜야 할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 가이드를 살펴봤습니다. 먼저, 부모도 자녀 앞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라죠. 일한다는 핑계로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지 않았나 반성했습니다. 또한 자녀와 함께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정하고 지킬 수 있도록 대화해야 한다는 점, 지나친 과의존 상태라면 단호하고 일관된 태도로 지도하고, 대안 활동 제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론 자녀의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하다면 전문 상담가와 의료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점도 알려줬습니다.
교육자료 하단에는 스마트폰 사용 습관 점검 사이트가 있었는데요. 바로 한국정보화진흥원 스마트쉼센터(https://www.iapc.or.kr)입니다. 학부모로서 이러한 사이트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는데요. 인터넷,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스마트쉼센터에서는 ‘스마트폰 과의존 척도 검사’를 쉽고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었는데요. 자녀에게 직접 앉아 테스트해보자고 했습니다. 짐짓 놀란 자녀는 신중하게 읽어보고 체크를 했습니다. 스마트폰 이용시간을 줄이려 할 때마다 실패하는지, 스마트폰 이용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어려운지 등 10가지 문항에 답하고 나니, 결과보기가 바로 이어졌습니다. 결과는 ‘잠재적위험 사용자군’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의 과의존 위험을 깨닫고 스스로 조절하며 계획적으로 사용하기를 권고했습니다. 이 내용을 직접 읽어본 자녀는 급격히 말수가 줄었습니다. 사실 아무리 잔소리해도 자녀 스스로 깨닫지 않는 한 어렵기에 살짝 충격요법을 택하기도 했습니다. 자녀는 즉각 정해진 시간에만 스마트폰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스마트쉼센터 누리집 구석구석을 살펴보니 메타버스 전문상담도 실시되고 있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일상생활 및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아바타를 이용해 전문 심리상담이 이뤄지는 것입니다. 비대면으로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초등학년 4학년 이상부터 성인까지 참여 가능합니다. 또한 전국 18곳의 스마트쉼센터에서 전문적인 심리상담(1599-0075, 전국 공통)이 유선 또는 대면으로 가능합니다.
참고 자료도 제시해 줬습니다. tvN미래수업에서 방영된 ‘아이들의 디지털기기 사용을 제한해야 하는 이유(노규식 전문의)’라는 영상을 추천해 줬고, 조너선 하이트의 『불안 세대』라는 책도 추천했습니다. 추천 영상을 보면서 자녀가 유달리 말은 잘하는데, 다른 사람의 말(부모, 교사, 친구 등)을 잘 듣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명쾌한 답도 알게 됐습니다. 쌍방향 소통보다는 일방적 시청에 많이 노출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디지털기기 사용을 왜 제한해야 하는지가 집약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곧 겨울방학이 시작됩니다. 스마트폰의 노출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절대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교육부에서 나눠준 교육자료와 가이드, 그리고 스마트쉼센터 등의 전문적인 자료를 충분히 활용해 가정에서부터 변화의 물꼬를 터야겠습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영미 pym11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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