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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부활한 추억의 교외선!

청춘의 상징 교외선, 다시대곡~의정부를 달리다

2025.01.23 정책기자단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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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나의 출근 루틴은 다음과 같았다.

대곡역까지 차를 타고 가서 주차를 한 뒤, 지하철을 탄다.

그동안 지하철에서만 보던 풍경과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던 풍경은 확연히 달랐다.

주차장을 가려면 철로를 건너야 했고, 내비게이션에 찍힌 주차장 근처에는 '대곡역 폐역'이 있었다.

철도 사정을 몰랐던 나는 경의중앙선으로 사용하던 옛 역이라고 추측했다. 건널목의 차단기도 작동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대곡역 폐역에서 새벽부터 공사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38개월 동안 시설 개량을 진행해 운행을 재개한 교외선(일영역)
38개월 동안 시설 개량을 진행해 운행을 재개한 교외선(일영역)

중간중간 비었던 퍼즐 조각이 맞춰진 것처럼 그 모든 비밀은 최근 들어서야 풀리게 되었다.

'교외선의 부활'. 그렇다. 대곡역 폐역과 차를 타고 수시로 지나다녔던 철로는 교외선이 사용하던 것이었다.

1961년 개통해 40여 년 동안 경기 북부 대표 교통수단이었던 교외선은 수도권 광역전철 도입 및 노선 확대, 도로교통 발달 등으로 2004년 4월 운행이 중지되었다.

그러면서 교외선 역은 자연스럽게 폐역이 되었고 철로 역시 더 이상 사용을 멈췄다.

뉴스탤지어 콘셉트의 교외선 열차 외부 모습
뉴스탤지어 콘셉트의 교외선 열차 외부 모습

그 교외선이 2025년 1월 11일, 20년 만에 부활했다.

운영 재개에 대한 지역의 염원 덕분이었다.

교외선이 지나는 고양시, 양주시, 의정부시 등 지자체와 한국철도공사, 국가철도공단이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38개월 동안 시설 개량을 진행했다.

무궁화호를 자주 이용하던 기성세대에는 추억(노스탤지어)을, 무궁화호가 낯선 MZ 세대에는 과거에 대한 새로운 해석(뉴트로)을 주기 위해 '뉴스탤지어'라는 디자인 콘셉트로 차량도 단장했다.

평소 멈춰있던 철로에도 열차가 지나다니기 시작했다
평소 멈춰있던 철로에도 열차가 지나다니기 시작했다
교외선 개통 첫 날, 대곡역의 풍경
교외선 개통 첫 날, 대곡역의 풍경

마침 교외선 개통 첫날, 오후 열차가 출발하는 시간에 대곡역을 지나갔다.

대곡역을 출발하는 기차는 오전 2회, 오후 2회로 개통 첫날 첫 번째 오후 열차의 출발 시간에 역을 지나가는 것은 우연히 맞추기도 힘든 일정이라 역사적인 시간을 눈에 담아보았다.

교외선에 대한 추억이 있는 어른들, 교외선이 폐지된 지 한참 후에 태어난 어린이 철도 마니아들, 기념비적인 첫날을 기록하려는 유튜버 등이 모여 대곡역이 북적였다.

그동안 운영하지 않았던 철로도 부활해 건널목에는 차들이 쭉 대기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20년 만의 교외선 운행 재개!
20년 만의 교외선 운행 재개!

개통하고 며칠이 지난 다음 나도 교외선을 타보았다.

대곡역에서 출발해 레트로 감성의 박물관으로 새롭게 리모델링 하고 추억의 열차 간식도 판매할 예정인 일영역까지 가보기로 했다.

일영역은 BTS 뮤직비디오 촬영지이기도 해서 교외선을 타고 해외 팬들이 많이 방문할 케이 팝(K-Pop) 성지 중 한 곳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철도공사는 교외선 이용을 적극 장려하기 위해 1월 31일까지 전 구간 운임 1000원 행사(기본요금은 2600원)를 진행하고 있다. 

무궁화호의 추억이 가득한 교외선 열차 내부
무궁화호의 추억이 가득한 교외선 열차 내부

대부분 승객들은 교외선 자체를 타기 위해 탑승한 것 같았다.

TV에서만 보던 옛날 교복을 입은 중년 단체 손님이 기차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지금처럼 교통이 발달하기 전에는 서울 도심지에서 송추계곡, 장흥 수목원 등 주요 인근 관광지를 연결하는 핵심적인 노선이 바로 이 교외선이었다고 한다.

돌아오는 열차에서 이 단체 손님들을 다시 만날 수가 있었다. 

BTS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일영역
BTS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일영역
과거 사용하던 폐색상황판
과거 사용하던 폐색 상황판
옛 역사의 느낌이 물씬 나는, 리모델링한 일영역 내부
옛 역사의 느낌이 물씬 나는, 리모델링한 일영역 내부

오후 6시 19분에 대곡역을 출발한 열차는 원릉역을 지나 41분에 일영역에 도착했다.

나를 포함해 역을 구경하려는 몇몇 승객이 일영역에서 함께 하차했다.

박물관 개관은 아직 준비 중이었지만 옛날 건물 구조가 그대로 보이는 천장과 옛 기차역 표지판, 폐색 상황판 등이 정겨웠다.

아쉬운 점은 운행 열차가 많지 않아서 다시 대곡역으로 가기 위해 1시간을 기다려야 했다는 것이다.

향후 안정화 단계를 거쳐 단계적으로 운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하니 더 많은 열차가 운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려 5개 노선이 지나는 경기 서북부 교통 요충지 대곡역
무려 5개 노선이 지나는 경기 서북부 교통 요충지 대곡역

허허벌판이던 대곡역은 5개선이 지나는 교통 요충지로 변신했다.

말 그대로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공교롭게도 이 대곡역에 수도권 광역전철의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와 수도권 광역전철 도입 및 노선 확대로 중지된 교외선이 2주 차이로 개통했다.

두 노선을 통해 경기 북부(의정부, 양주시) 주민들의 서울권 접근 편의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편의와 추억을, 여기에 미래의 관광 콘텐츠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은 교외선의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정수민 amantedepari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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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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