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하늘을 뒤덮을 만큼 눈이 잔뜩 흩날리더니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비록 출퇴근 시간이 확 늘어났고, 외부 일정을 잡기 어려워졌지만, 이런 풍경이야말로 겨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눈이 유독 많이 오는 날이면 작년 강원도에서 열린 2024 제4회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대회가 생각나곤 한다.
처음 관람했던 동계 스포츠 경기, 눈앞에서 빠르게 질주하던 태극 전사들의 모습과 긴장감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기회가 된다면 동계 스포츠를 꼭 다시 현장에서 관람하고 싶다고 생각해왔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나의 소소한 버킷리스트를 달성할 기회가 찾아왔다.
올 겨울, 우리에게도 익숙한 도시인 중국 '하얼빈'에서 제9회 동계 아시안게임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기에 일정을 조율해 현장에서 태극 전사를 응원하고자 중국으로 떠나기로 했다.
◆ 설레는 출국길, 하얼빈으로 가자
대한민국에서 비행기로 약 2시간 30분 거리, 1시간의 시차를 가지고 있는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의 겨울은 평균 영하 20도 안팎의 강추위와 눈, 얼음으로 유명한 곳이다.
중국인을 비롯한 세계 관광객들은 이맘때 대표적인 겨울 축제인 빙등제(氷燈祭)를 위해 하얼빈으로 떠나곤 하는데, 올해는 동계 아시안게임까지 겹쳐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모였다고 한다.
평소 핫팩을 잘 사용하지 않는 나도 핫팩과 모자, 두꺼운 양말 등을 챙겨 하얼빈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늦은 시간 비행기에 탑승했지만, 다양한 축제가 열리는 하얼빈을 찾는 사람들로 비행기는 만석에 가까웠다.
짧은 비행시간이 지나 비행기 밖으로 나오니 이곳이 겨울 축제가 열리는 곳이라는 것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빙등제 홍보물로 가득한 공항 내 버스들, 동계 아시안게임 관련 홍보물과 선수단 편의를 위해 조성된 별도의 출입구들, 그리고 곳곳에 배치된 자원봉사자들이 이곳이 겨울 축제의 현장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번 제9회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은 8년 만에 개최되는 아시아의 겨울 축제이자 역대 최다 국가가 참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게임이 열리지 않았고, 이번 하얼빈 대회 역시 개최 희망 도시가 뒤늦게 결정되어 열리지 못할 뻔했으나 극적으로 대회가 확정되었다고 한다.
◆ 태극전사들을 향한 열띤 응원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힘내자!"
이튿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로 가장 인기 있는 경기 중 하나인 쇼트트랙 경기의 현장 티켓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경우 유독 티켓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알려졌는데, 경기장 규모 자체도 그렇게 크지 않고, 하얼빈을 방문한 중국 내국인도 많은 상태여서 특히 예약이 쉽지 않았다.
경기에 참여한 선수들의 지인에게 배포되는 초대권도 제한적인 수준이라는 것을 보면 일반 예약 자체가 얼마나 힘든지 체감할 수 있다.
이른 아침부터 빙상훈련센터에 방문했지만, 결과적으로 쇼트트랙 경기 티켓을 구하지는 못했다.
이미 내 앞에 수십 명의 현지인이 현장티켓 구매를 위해 줄을 서 있었는데, 온라인 취소 표를 확인해서 예약하는 것이 낫다는 안내만 반복됐다.
현장에서 안내를 담당하던 한 관계자는 "쇼트트랙은 중국에서도 인기가 많고, 다수의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데다, 개막 후 첫 주말에 열리는 경기라 현장 발권도 쉽지 않다"라고 이야기를 전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겨우 예매에 성공한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하얼빈 체육대학 학생 빙상장으로 향했다.
경기 당일이었던 9일까지, 대한민국 남녀 아이스하키대표팀은 각각 3연승을 질주하며 목표인 메달 획득을 위해 청신호가 켜져있었기에 더욱 기대가 큰 상황이었다.
현장에 도착해 예약한 티켓과 신분증을 확인하고 정말 철저하게 진행된 보안 검사까지 마친 후에야 경기장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미리 입장한 이유는 선수들이 몸 푸는 모습까지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약 20분가량이 지나니 오늘 경기의 주인공이자 태극 마크를 단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모습을 드러냈다.
선수들은 빠르게 질주하며 몸을 풀기 시작했고, 퍽(Puck, 아이스하키 경기에 사용되는 공)을 날리기도 했다.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을 보고 있으니 나도 서서히 긴장되기 시작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전광판을 통해 경기 시작 10초 카운트 다운이 시작됐고, 심판의 휘슬로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네 번째 예선 경기가 시작됐다.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경기는 박진감 넘치게 진행되었다.
빠른 속도와 거친 바디체킹에 관중석 곳곳에선 탄성이 터져 나왔다.
여유 있는 점수 차로 편안한 관람을 하고 싶던 것은 그저 내 바람이었을까?
경기는 생각보다 팽팽하게 흘러갔다.
20분씩 세 번의 피어리드 총 60분 동안 두 팀은 결정적인 기회를 주고받으며 0-0의 점수를 유지했고, 그렇게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골리를 제외하고 한 팀당 다섯 명씩 경기하는 정규시간과 다르게 한 팀당 세 명씩 5분의 시간 동안 경기를 진행하는 연장전은 골든골제도로 먼저 득점한 팀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연장 초반 1:1 기회를 마주하기도 했던 우리나라는, 2분 30초가량을 남겨두고 카자흐스탄 선수에게 돌파를 허용하며 아쉽게 0-1로 졌다.
현장 곳곳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하던 우리 국민과 함께 순간 얼어버렸던 나, 한국에서 생중계를 통해 응원하던 국민 모두 아쉬운 마음이 크겠지만, 직접 경기를 뛴 선수들이야 말로 정말 아쉬웠을 것이다.
이번 경기는 무엇보다 모든 피어리드마다 상대의 마이너 페널티(2분간 퇴장)를 유도했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우리나라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대회 초반 3연승을 기록하며 결선 진출을 확정했는데, 대표팀은 이번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획득을 목표로 남은 경기를 치르겠다는 각오를 전한 상황이다.
이날 내 주변에서 함께 경기를 관람한 권윤희(30대, 천안거주)씨는 경기 시작 전까지 정말 추웠는데, 경기 보는 내내 긴장감 때문에 처음으로 더웠던 것 같다며 "비록 오늘 경기를 아쉽게 졌지만, 우리 대표팀은 항상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권씨는 다음 경기도 이미 예매를 해뒀다며 우리 대표팀의 승리를 위해 현지에서 응원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나는 대표팀이 경기장을 찾아준 관중들에게 모두 인사를 전하고 시야에서 사라지는 순간까지 박수로 응원한 후에야 경기장을 나올 수 있었다.
비록 이날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는 아쉽게 졌지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메달 레이스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경기 초반 진행된 쇼트트랙에서 낭보가 잇따랐는데, 9개의 금메달 중 6개를 휩쓸며 역대 최대 성적을 확정 지었고,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금메달 소식이 뒤따랐다.
금빛 레이스가 펼쳐진 빙상에 이어 약 3시간 30분 거리 야부리 리조트에서 진행되는 설상종목에서도 메달 소식이 전해지며 종합 2위를 목표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대하고 있는 대한민국호는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점심기준 우리나라는 금메달 11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9개 종합 30개의 메달로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남은 기간에도 메달 사냥에 나서는데, 12~13일로 예정된 피겨스케이팅과 14일 아이스하키에서 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가 높고, 남은 기간 매일 진행되는 설상종목에서도 좋은 소식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 안전하게 즐기는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대한민국 정부가 함께 한다!
한편, 이번 하얼빈 여행을 준비하며 관련 부처의 누리집을 확인하던 중 대한민국 정책브리핑(korea.kr)과 외교부 누리집 등 대한민국 정부의 다양한 채널로부터 아시안게임기간 하얼빈 방문 시 안전에 유의해달라는 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번 동계 아시안 게임 기간 중국 하얼빈을 방문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안전에 각별한 유의를 당부하며 무엇보다 여권 분실 등 소지품 분실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겨울 축제가 열려 하얼빈을 찾는 관광객이 많은 만큼 불미스러운 마찰이나 분실이 발생하기 쉬우니 여행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외교부와 소방청은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폐막식 다음 날인 15일까지 현지 신속대응팀을 운영한다고 밝히며 하얼빈 체류 중 위급상황 발생 시 언제든 신속대응팀(연락처 : +86-159-0403-9755)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카카오톡 메신저 소방청 응급의료 상담 서비스 친구추가를 해두면 언제나 긴급한 의료상담을 받을 수 있으니 하얼빈을 방문하는 국민은 물론 올겨울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우리 국민이 미리 알아두면 좋겠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제9회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도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다.
태극 전사들의 소식에 조금은 웃을 수 있던 지난 주말, 하얼빈 현지에서 느꼈던 울림은 아직도 너무 생생하다.
짧은 일정을 마치고 다시 귀국했지만, 이번 동계 아시안게임이 끝나는 순간까지 현장의 기억을 되살려 대한민국 대표팀을 응원할 계획이다.
승패를 떠나 최선을 다하는 우리 선수들을 한마음으로 끝까지 응원하자.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정혁 jhlee43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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