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재료로도 훌륭한 작품으로 탄생하는 공예.
내가 공예를 좋아하는 이유다.

공예주간이 돌아왔다.
올해 8년차를 맞은 공예주간은 국민 모두에게 공예의 아름다움 및 가치를 전하기 위해 전시, 체험, 판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전국 최대 규모의 공예행사다.
특히 올해 공예주간은 5월 16일부터 25일까지 전국의 공방과 갤러리 등 112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공생공락(共生工樂)'이라는 주제로 일상에서 공예의 문화적 의미를 발견하고 함께 즐거움을 나누게 된다.
특히 올해 공예주간은 지역을 거점으로 풍성함을 더했다.
고성에서는 공존하는 생태의 가치를 탐색하고, 부안에서는 고려청자의 아름다운 전통과 현재를 아우르며, 전주에서는 한옥 마을을 배경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지는 깊이 있는 공예 문화를 펼친다.

난 이번 공예주간에 전시와 체험을 즐길 계획을 세우며 설렘이 마음속 가득했다.
공예주간 첫날인 5월 16일, 개막식과 전시를 보기 위해 빗속을 뚫고 KCDF 갤러리를 방문했다.
◆ 첫째 날. 개막식과 기획 프로그램 '미래전시'
"공예는 아름다운 오브제를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공동체와 이웃을 연결하는 강력한 문화의 힘을 가졌습니다. 올해 열흘 동안 전국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공예주간을 통해 지역 공예의 자생 기반을 마련하고 더 많은 사람이 공예문화를 즐기길 기대합니다."

첫날 개막식은 서울 종로구 KCDF 갤러리를 비롯해 거점 도시인 고성, 부안, 전주에서 열렸다.
서울 KCDF(한국 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는 장동광 원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각 관계자가 공예주간의 문을 열었다.
개막식이 끝나자, 도슨트 투어가 이어져 전시 공간으로 이동했다.

공예주간 기획 전시인 '미래공예'는 유무형 연구소에서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동시대의 공예가 직면한 의미와 미래의 가능성을 탐구하게 된다.
전시는 이곳 KCDF 갤러리에서, 연계한 영상과 학술 행사는 문화역서울284(RTO)에서 5월 25일까지 진행된다.
"저희는 과거만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같이 바라본다는 점에서 '미래공예'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이정은 큐레이터가 전시를 소개하며 일일이 설명했다.
전시품은 참 흥미로웠지만 특히 커피 찌꺼기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도자기는 참신했다.
전시를 관람하며 음향과 텍스트를 읽고 찬찬히 보면 좋을 듯싶었다.

"우리는 보통 몸의 중심에서 주변으로 옷을 입는데요. 이미 발에 옷의 일부가 고정돼 있다면 우리 몸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오프닝 퍼포먼스였다.
'신은 채로 입기'라는 특이한 제목처럼 기대를 주기 충분했다.
'양말을 신는 행위'와 '옷을 입는 행위'가 충돌할 때 생기는 물리적 긴장 속에서 제한된 상황에 맞춰 주어진 재료로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함과 반응 등이 하나의 퍼포먼스로 탄생했다.
타원형 테이블에 선 참여자들은 앞에 놓인 양말이 부착된 셔츠 조각 2개와 이들을 연결한 니트 조각을 안전핀으로 고정해 입기 시작했다.
참여자들이 소리 없이 핀으로 옷을 만들어 입자 관객들은 모두 숨죽여 바라봤다.
이 퍼포먼스 핵심은 완성된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는 말이 깊이 와닿았다.
그렇지만 완성된 옷도 허투루 넘기지 않았다.
완성된 작업물은 공예주간 이곳 전시 스태프들이 앞치마처럼 착용하게 된다.
큐레이터는 마지막으로 옷 입는 행위를 각자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마무리를 지었다.
◆ 둘째 날. 공예 체험, 소만의 일들 '다회', 전시 '틈, 빛, 실'

둘째 날은 용산구 TWL(티더블유엘)에서 펼쳐지는 공예주간 기획 프로그램 '소만의 일들'을 찾았다.
소만은 24절기 중 여덟 번째 절기에 해당하며 본격적인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시기다.
올해는 5월 21일로 만물이 생장해 가득 찬다는 뜻을 내포한다.
소만에 어떤 일들이 있을까 싶은 호기심이 생긴다.
TWL에서는 3가지 전시와 5가지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중 제주 지역 차와 공예 문화를 전하는 호월(제주 티하우스)에서 준비한 '다회'에 참여했다.
제주에서 손으로 딴 옥로, 우전 등 4가지의 봄의 햇차를 차례차례 마셨다.
이전 어느 다회에서 봄의 기운이 담긴 봄 차를 꼭 마셔보라는 기억이 났다.
더욱이 옥로는 녹차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해 꼭 마셔보고 싶었다.

다회가 열리는 장소로 들어서서 원하는 작은 다기를 하나씩 들고 환영의 의미로 주는 차를 마셨다.
오래 우려내 깊은 맛을 담은 차가운 차를 마시자 벌써 맑아진 느낌이다.
이곳 호월과 협력하는 농장에서는 가능한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콘셉트로 운영되고 있단다.
예전에는 유기농만을 생각했다면 이제는 그다음 단계로 사람이 가장 개입하지 않는 농장이란다.
"올해 봄이 좀 추웠잖아요. 전반적으로 녹차 순들이 늦게 올라왔죠. 그런 기온들이 차 맛이나 향 등에 영향을 주거든요."
다회를 지도하는 호월의 선성원 대표가 말했다.
찻잎에 관한 설명을 듣고 돌아가며 찻잎을 관찰하며 우려낸 차를 각자 앞에 놓인 조그만 다기에 조금씩 따라 마셨다.
중간중간 다식도 함께 곁들여 차의 맛을 끌어 올렸다.
찻잎으로 만든 한입 크기의 주먹밥이나 보리 콩 (완두콩)수프 등을 먹으며 구움차(호지차)까지 4가지의 차를 마셨다.
완두콩 수프를 먹을 때 선 대표는 "얼마 전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인기였잖아요. 거기서 아이유가 딸에게 보리콩 노래를 불러주는데요. 그 콩이 완두콩인 거에요"라고 말했다.
보리콩 수프에는 보리콩을 맛보라고 수프 위에 보리콩을 몇 알 올려줬다.
제주도에서 자라서 그럴까, 좀 더 크고 고소하게 느껴졌다.

"보통 커피는 긴장되고 일어서는 느낌이라면 차는 사람을 앉힌다고 할까요? 나른하고 이완되는 느낌을 주죠. 잠은 깨지만 몸은 나른해지기 때문에 주로 주말에 드시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모두 수고 많으셨어요."
다회를 마치고 참여한 사람들은 치유받은 표정으로 일어섰다.
◆ 참여자의 이야기
김나현(33), 유수호(39) 커플도 이날 함께 참여했다.
김 씨는 이곳 TWL을 잘 알고 있었다.
이전 다른 곳에서 하는 다회에도 참여해 봤지만 유 씨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오늘 예약도 김 씨가 인스타를 통해 했단다.
그는 공예주간에 재밌는 행사가 많다는 걸 알고 있어 오늘을 잔뜩 벼르고 있었다고 했다.
반면 다회에 처음 참여한 유 씨는 가장 입에 맞은 차를 녹차라고 꼽았다.
생각보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 또 기회가 된다면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 진행자의 이야기
이어 다회를 즐겁게 이끌어준 호월의 선성원 대표에게 궁금했던 점을 물었다.

Q. 초보들이 차를 마시려면 어떤 것부터 마시면 좋을까요?
A. 개인적으로 대만 우롱차가 부담 없다고 생각해요. 쓴맛이 없고 단맛이 많거든요. 대만은 정부에서 품종 개량을 많이 하고 투자를 해 굉장히 차가 부드럽고 비교적 가격도 중국 차에 비해서도 저렴한 편이라 입문하시기 좋아요.
Q. 봄 햇차를 마시면 기운이 난다고 하는데요. 왜 그런 걸까요?
A. 봄순은 가을 끝나고 달리거든요. 그 상태로 겨울을 나고 싹이 트면 굉장히 오래 달려있잖아요. 제 생각에는 그동안 영양을 취하고 추위를 견뎌 맛이 좀 진해진 게 아닐까 싶고요. 실제 시음해도 특유의 맛이 감칠맛이 있고 좋은 성분도 많이 가지고 있어요.
Q.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차의 매력이 궁금합니다.
A. 차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다는 거지요. 제가 항상 손님들한테도 오늘 드신 차가 수만 가지 차 중에 서너 가지 드신 거라고 말씀드리거든요. 예로 오늘도 네 가지 맛이었잖아요. 만약 네 가지 다 너무 맛이 없었다고 해도 아직 수만 가지 차가 남아 있거든요. 이런 식으로 다양하게 자신의 취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다른 느낌, 다른 결의 차가 정말 정말 무궁무진하거든요. 제 경우도 계절마다 좋아하는 차가 있어서 오래오래 계속 마셔 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Q. 올해 공예주간 기획 프로그램에 참여하시게 된 기분이 어떠신가요?
A. 저도 공예와 관련이 있는 만큼 관심도 많아 늘 공예주간에 소비자 입장으로 즐겼었어요. 이번에 참여할 기회가 생겨 참 기뻤죠. 매번 저희 다회에서는 소수 인원인데 오늘 많기도 했고 낯선 장소인 만큼 긴장도 됐는데 참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피드백도 많은 분에게 받게 돼 좋고요.
◆ 기획자의 이야기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민희 매니저는 TWL에 관해 간단히 소개하고 '소만의 일들' 프로그램의 취지를 들려줬다.
TWL은 2011년 생긴 공예 및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워크숍과 전시 등도 간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올해는 공예주간에 한 번 참여해 보고 싶어 연초부터 기획했단다.
특히 '소만의 일들'을 제목으로 여러 프로그램을 정한 점이 궁금해 묻자, 그는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걸 우선 생각했다고 했다.
또 2022년 공예주간을 떠올려보니 햇빛이 참 상큼했던 기억이 났더란다.
그 계절을 좀 상징하면 좋을 것 같아 찾아본 절기에서 소만을 구상했다고.
그는 공예품이 같은 맥락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며 특정한 것이라기보다는 나눌 수 있는 경험을 함께 해볼 수 있으면 싶어 '소만의 일들'로 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공예주간을 위해 테이블 매트 등은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마친 후 전시도 관람했다.
층마다 작은 전시였지만 아기자기해 좋았다.
특히 4층에 있는 파이브 콤마의 틈, 빛, 실이라는 섬유 공예가 가장 규모도 크고 흥미로웠다.
안내자는 섬유를 자세히 보라고 말했다.
같은 섬유가 아니라 한지를 엮거나 린넨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한지로 엮었기 때문에 자세히 보면 조금씩 굵기가 달랐다.
또 태양의 각도에 따라 그림자가 주는 모양이 다르게 보인다는 점도 알려줬다.
어떻게 벽에 거느냐에 따라 전시품이 달라지는 모습이 경이로웠다.
공예주간을 맞아 섬유공예에 관해 처음 알게 됐다.

공예주간은 25일까지 이어진다.
물론 공예주간이 끝나도 공생공락(共生工樂)은 다르지 않다.
전국 각지에서 공예를 통해 지속가능한 삶과 환경과의 공존을 모색하고 내 자신은 물론 이웃과 공동체와 함께 공예가 주는 풍요로움을 누려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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