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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읽는 조선의 과학 '측우기 국보 승격 5주년 특별전'

세계 최초의 강우량 계측기 '측우기' 특별전, 국립기상박물관에서 열려(~12.7)
실용성과 제도화 능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조선 과학문명의 정수로 국가유산 관리

2025.06.02 정책기자단 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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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과학, 하늘을 담다 - 세계 최초 강우량 측정기 '측우기'

서울 종로구 송월길 52에 자리한 국립기상박물관.

이곳은 박물관이자, 과학과 정치, 기록과 철학이 교차했던 조선의 유산을 품은 공간이다.

특히 2025년, 이 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측우기: 왕도정치의 표상은 조선이 창안한 세계 최초의 강우량 측정기 '측우기'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과학 문명의 정수와 그 시대적 의의를 되새기는 전시로 기획되었다.

국보 공주 충청감영 측우기는 현존하는 유일한 측우기이다.
국보 공주 충청감영 측우기는 현존하는 유일한 측우기이다.

◆ 세계 최초의 강우량 계측기, 조선에서 태어나다

1442년(세종 24년), 조선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강우량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국가 제도를 시행했다.

이는 기후를 파악하려는 시도뿐 아니라, 자연을 정복의 대상이 아닌 이해와 조화의 대상으로 본 조선의 자연 철학에 기초한 발명이었다.

세종 재위 시기, 세자(훗날 문종)는 반복되는 가뭄과 홍수 속에서 지역마다 다른 우량 측정 기준의 불합리함을 해결하고자 청동 재질의 표준 측정기 '측우기'를 고안했다.

이 기기는 단숨에 한양 청계천을 중심으로 전국 14개 감영, 334개 부·군·현에까지 보급되며, 조선 전역의 기후 관측 체계를 정립하는 기틀이 되었다.

당시의 기상 기록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었다.

'세종실록', '승정원일기' 등의 정사에 꾸준히 수록되었고, 1770년(영조 46년) 6월 2일에는 1차 수심 26mm, 2차 수심 44mm라는 구체적인 수치가 등장한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기후 기록으로, 조선이 기상 데이터를 국정 운영의 중요한 척도로 활용했음을 방증한다.

조선시대 승정원일기에 기록된 기상 상태
조선시대 승정원일기에 기록된 기상 상태

◆ 과학과 정치, 철학이 만난 측우기의 의미

조선의 측우기는 단지 과학 기구가 아니었다.

하늘의 이치를 관찰하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실현하려는 왕도 정치의 도구이자, 유교적 정치 철학과 실용 기술이 결합된 대표적 상징물이었다.

조선의 정치 이념은 '천명(天命)'을 근간으로 한다.

하늘의 뜻을 읽어 민생을 다스리는 것이 임금의 책무였고, 이를 위해 자연 현상의 정량화는 필수적이었다.

이러한 철학은 2025년 국립기상박물관 특별전 '측우기: 왕도정치의 표상'을 통해 세 부분으로 재조명된다.

1부는 '조선시대 자연관과 통치 질서'로, 유불선이 융합된 조선의 자연 인식과 왕권 정당화 논리를 소개한다.

2부는 '자연과 과학에 대한 이해, 측우기'로, 실물 유물과 미디어아트를 통해 과학 기기로서의 측우기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3부는 '왕도 정치의 실현'으로, 전국 감영에 설치된 측우망이 실제로 어떻게 농정과 재해 대응에 기여했는지를 다룬다.

이 전시를 통해 측우기는 단순한 계측기가 아닌, 조선이 구축한 기상 주권의 상징이자 고대 동아시아 과학 문명의 정점으로 해석된다.

대구 경상감영 측우대와 관상감 측우대
대구 경상감영 측우대와 관상감 측우대

◆ 실물이 전하는 진실 - 공주 충청감영 측우기와 측우대

오늘날까지 실물로 전해지는 유일한 측우기는 1837년 제작된 '공주 충청감영 측우기'로, 국보로 지정되어 국립기상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높이 32.1cm, 지름 14.9cm의 이 기기는 '세종실록'의 기록과 완전히 일치하며, 측면에는 제작 연도, 중량, 목적이 새겨져 있어 당시 과학과 행정의 정교한 접점을 실증한다.

이와 함께 전시되는 측우대는 총 5점이 전해지며, 1770년 제작의 '대구 경상감영 측우대'(국보), 1441년 제작 추정의 '관상감 측우대'(보물)가 대표적이다.

이 받침석들은 단순한 부속물 의미보다는, 기상 기구를 권위 있게 설치하기 위한 건축적 장치로서 과학 기술의 위엄을 표현한 것이다.

측우기와 측우대의 조합은 당시 기술이 추구한 '표준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측우기는 하늘의 뜻을 받들고 민생을 살펴 애민의 덕을 구현하는 지표로서 기능했다.
측우기는 하늘의 뜻을 받들고 민생을 살펴 애민의 덕을 구현하는 지표로서 기능했다.

◆ 공간 자체가 유산 - 국립기상박물관과 100년 관측소

국립기상박물관의 본관 건물은 1932년 건립된 근대 기상 관측소인 경성측후소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이다.

이 공간은 2017년 세계기상기구(WMO)로부터 '100년 관측소'로 공식 지정되었으며, '서울 기상관측소'라는 이름으로 국가등록문화유산에 등록되기도 했다.

곡선형 현관, 반원창, 원통형 돔 구조 등 당시 건축 양식을 보존하고 있으며, 20세기 전반의 기상 과학과 관측 기술의 실증적 유산으로 평가받는다.

상설 전시실은 1층부터 4층, 그리고 별관까지 구성되어 있다.

1전시실은 고대 천문기기와 삼국~조선의 기상 기구를, 2전시실은 조선의 측우기 제도와 전국 우량 관측망을, 3전시실은 개항기 이후 근대 기상 관측기와 자료들을, 4전시실은 현대 기상 기기 및 자동 관측 시스템을, 5전시실은 경성측후소 지하 유구인 지진계실을 복원 전시하고 있다.

특히 5전시실의 '오모리식 간단미동계', '비헤르트 지진계'는 일제강점기 당시의 지진 관측 기술과 장비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어 근대 과학 기술사 측면에서도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세종 24년 대동여지도에 표기된 왕실과 전국 도감영 14개소, 부·군·현 334개소에 우량 관측망 구축
세종 24년 대동여지도에 표기된 왕실과 전국 도감영 14개소, 부·군·현 334개소에 우량 관측망 구축

◆ 디지털로 계승되는 기후 유산 - 정보무늬(QR)와 가상현실(VR)의 결합

이번 전시와 박물관 운영에서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시도는 디지털 기술과의 결합이다.

국립기상박물관은 'VR 박물관 둘러보기' 시스템과 QR코드를 통해 전시 유물과 고문헌, 지도, 3D 모델 등을 온라인으로도 제공하고 있다.

'세종실록' 원문, 대동여지도 속 측우소 분포, '승정원일기' 원문 등은 디지털 공간에서 자유롭게 탐색 가능하며, 이는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 과학 문화 유산의 접근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공공 기술로서 의미가 크다.

이는 '기후를 기록한 문명' 조선이 남긴 유산을 21세기 국민이 새로운 방식으로 계승하는 통로이자,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기후 문화 플랫폼으로서 박물관의 진화된 역할을 보여준다.

측우기의 발명은 농본사회 통치 근간의 위상을 지녔다.
측우기의 발명은 농본사회 통치 근간의 위상을 지녔다.

◆ 관람 정보 및 전시 개요

• 전시명: 2025 특별전『측우기: 왕도정치의 표상』

• 전시 기간: 2025년 5월 16일 ~ 12월 7일

• 장소: 국립기상박물관 기획전시실 (서울 종로구 송월길 52)

• 운영 시간: 10:00 ~ 18:00 (17:00 입장 마감)

• 휴관일: 매주 월요일, 추석 당일

• 전시 해설: 사전 예약제 / 하루 5회 운영 (10시, 11시, 14시, 15시, 16시)

• 문의: 070-7850-8493

☞ 디지털 관람 바로 가기

국립기상박물관 입구
국립기상박물관 입구

조선의 측우기는 세계 최초의 강우량 측정기이자, 과학이 국정을 움직인 가장 이른 사례이다.

미국 기상학자 하워드 블루스타인의 '종관기상학'은 중위도 지역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기상현상(예: 저기압, 전선, 기압골 등)에 대한 종관기상학적 접근을 다룬 대표적인 기상학 교재로, 조선의 측우기 발명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

블루스타인은 기상관측 기구의 역사와 발전을 다루는 도입부에서 조선의 측우기를 세계 최초의 강우량 계측기로 언급하며, 15세기 동아시아에서 이미 정량적 기후관측 체계가 정립되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1440년대의 조선이 강우량을 공식적으로 기록한 유일한 국가였다는 사실은 서양 중심의 기상과학사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며, 조선 과학문명이 가진 실용성과 제도화 능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단순한 기상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와 철학, 기술과 기록이 결합된 동아시아 문명사의 상징물이다.

국립기상박물관은 그 유산을 오늘에 되살리며, 우리가 기후를 기록하고 해석하는 방식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 땅의 측우기가 남긴 하늘의 기억은 이제 디지털을 통해 다시금 살아나고 있다.

 (보도자료) 측우기 발명의 시대적 배경과 역사적 맥락을 되짚어 본다

정재영
정책기자단|정재영
cndu3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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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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